항암제, 너 마저! 카피약(위조약) 난무 “암담”
‘허셉틴’ ‘아바스틴’ 등 위ㆍ변조품 각국서 암암리 유통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6-05-20 14:01   수정 2016.05.20 14:02

항암제, 너 마저..

FDA는 지난 14일 항암제 ‘비아이씨엔유’(BiCNU: 카무스틴 주사제) 100mg 제형을 위조한(counterfeit) 제품이 일부 국가에서 발견되었다면서 의료전문인들에게 주의를 요망하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서한에서 FDA는 ‘비아이씨엔유’의 위조의약품이 아직까지 미국시장에서 유통되었음을 방증할 만한 증거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해 적어도 미국 의료계의 입장에서 보면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흔히 위조약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무조건 반사’에 가깝게 발기부전 치료제를 떠올리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로 손꼽히는 ‘비아그라’(실데나필)의 경우 온라인 판매가 범람하면서 위조약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숙여야 하는 최대의 피해자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이다.

심지어 지난 2014년 11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Interpol)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했던 의약품 범죄 컨퍼런스에서는 밀가루로 만든 피임정제가 온라인에서 판매되었다가 적발된 사례가 공개되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뒤따르게 했다.

인터폴은 그 해 5월 111개국에서 지상 최대의 위조약 색출작전에 나서 총 2,540만 유로 상당의 불법약물 960만정 이상을 압수했을 뿐 아니라 1만2,000여 사이트를 폐쇄하면서 434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어느덧 위조약은 촌각을 다투면서 사용되어야 할 정도로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약물인 항암제 분야에까지 깊숙하게 침투한 것이 암담한 현실이어서 탄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5월 로슈/제넨테크社의 항암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 주사제)의 위조약이 유럽시장에 흘러들었다가 적발되었던 것은 한 예.

미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USDA) 의대의 팀 K. 맥케이 박시 등이 과학저널 ‘네이처’誌의 자매지인 ‘네이처 리뷰 클리니컬 온콜로지’誌 온라인판에 지난해 3월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허셉틴’의 위조약이 미국에서 지난 2012년 처음 발견된 이래 무수한 단속과 안전성 서한 배포 등이 이어졌지만, 정보부족과 대책마련의 어려움으로 인해 유통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겉포장 상자에 영어가 쓰여져 있는 진품과 달리 불어로 표기되어 있고 로트번호도 다른 위조품이 여전히 암암리에 밀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바스틴’이 2011년 미국시장에서만 2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음을 상기하고 보면 이 제품이 위조품 제조‧유통의 표적이 된 사유를 짐작케 한다.
   
로슈社는 같은 해 이탈리아에서 도난된 진품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의 불법 변조품이 루마니아를 비롯한 유럽 일부시장에서 유통되었음이 밝혀졌는가 하면 9월 들어 독일에서도 빅-셀러 항암제 ‘맙테라’(리툭시맙)의 위조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터키의 한 제약업자가 ‘아바스틴’의 자국발매 제품명 ‘알투잔’(Altuzan)이 부착된 위‧변조품이 스위스, 덴마크, 영국 및 캐나다를 거쳐 미국 미주리州로 불법으로 반입되는 과정에 가담했다가 쇠고랑을 차고 27개월형을 선고받은 것도 같은 해 발생한 일이었다.

그는 ‘아바스틴’ 뿐 아니라 ‘젬자’(젬시타빈)과 ‘탁소텔’(도세탁셀), ‘엘록사틴’(옥살리플라틴) 및 ‘조메타’(졸레드론산) 등의 항암제 위조품도 대량으로 미국에 유통시키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국 법무부(DoJ)는 ‘아바스틴’ 위조품 가운데 일부의 경우 약효물질이 함량미달도 아니고 전혀 함유되어 있지 않았다고 발표해 충격을 더했다.

이처럼 항암제 시장에서도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가 판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반사이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도 나타나고 있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비전게인社는 지난달 26일 공개한 ‘2016~2026년 위조의약품 방지기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오는 2020년에 이르면 시장이 65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씁쓸함이 앞서게 했다.

2014~2020년 기간 동안 연평균 13.6%에 달하는 탄력실린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보고서는 2015년의 경우 위조의약품 방지기술 시장에서 바코드 부문이 전자태그(RFID) 부문보다 높은 마켓셰어를 점유했지만, 오는 2017년에는 판세가 역전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고들 하는데, 심지어 다른 약도 아니고 항암제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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