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0원' 세금폭탄 어떻게 해결했나?
광양 백제약국, 약국세무 프로그램 통해 대응 "계산서 분류만 해도 큰 도움"
임채규 기자 lim82@naver.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4-10-31 12:51   수정 2014.11.04 10:05
올해 9월부터 약국가에 세금 비상이 걸렸다. 2년전 대구·경북 지역 약국에서 매출 누락에 따른 소명 통지서가 계기가 돼 주의보가 내려진데 이어, 이번에는 광주·전남 지역 약국에 비슷한 우편물이 배달됐다.

지난 9월부터 광주·전남 지역 약국에는 세무당국의 매출누락 관련 소명 통지서가 날아 들었다. 세무당국이 확보하고 있는 자료와 약국에서 신고한 자료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적절하게 소명하라는 것이 내용이다.

적절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지 않은 약국에서는 잘못된 매출신고로 '세금폭탄'을 피하기 힘들다는 얘기도 들린다. 해당 지역 한 약국의 사례를 통해 약국의 적절한 대응방법과 약국세무에 대해 살펴봤다.



◇ 수천만원의 '수입금액 누락혐의금액'

시외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 전남 광양시 백제약국. 같은 건물 2층에 내과 1곳, 100여미터 떨어진 곳에 또다른 의원이 있는 중소 도시의 평범한 약국이다.

운영 25년째인 백제약국에도 이달 중순 세무당국의 우편 통지서가 도착했다. 과세매출 신고내용을 검토한 결과 일부가 신고누락된 것으로 분석된다는 내용이다.

세무당국으로부터 수입금액이 누락됐다는 규모는 7,000만원 정도. 적지않은 금액이다. 주변 약국에도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비슷한 통지서가 도착했다는 설명이다.

만약 신고내용이 정당하다면 10일 안에 해명자료를 제출하고, 매출누락이나 수정신고 사유가 있는 경우 수정신고를 진행하라는 것이 세무당국 통지서의 내용이다.

'수입금액 누락혐의금액' 7,000만원.

백제약국 한훈섭 약사는 "매출이 그다지 많지 않은데 수천만원이 누락됐다는게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지금까지 양심적으로 세무신고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적지 않은 금액이라 통지서를 받은 첫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한 약사는 다음날 약국세무를 맡긴 팜택스 담당자와 통화한 다음에야 안심할 수 있었다. 세무서에서 착오로 해당 금액을 잘못 파악됐고,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게 담당자의 말이다.

◇ '7,000만원에서 → 0원으로'

어떻게 '수입금액 누락혐의금액 7,000만원'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을까?

백제약국 한훈섭 약사는 "보통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금액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않다"면서 "하지만 소명을 통해 착오가 있었고, 누락금액이 0원으로 결론난 것에 대해 주변에서 궁금해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제약국의 수입금액 누락혐의금액이 '0원'으로 가닥이 잡힌 것은 계산서 분류와 적절한 세무신고 덕분이다. 과세와 비과세 부분을 정확하게 분류해 자료에 오차가 없도록 했다.

또, 약국의 조제 관련 매출과 일반의약품 매출이 얼마로 신고되는지, 약값이 얼마로 신고되는지 부가가치세 신고를 할 때 꼼꼼히 살폈다. 종합소득세 신고 때는 약국의 재고 신고금액이 실제 재고와 차이가 있는지도 파악해 차이가 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백제약국의 세무를 담당하는 팜택스 임현수 회계사는 "과세와 비과세를 제대로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조제용 일반의약품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로 집계가 되기 때문에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해 신고하면 세금을 추가로 징수당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특히 세무당국이 사용하는 '평균매매이익률' 개념을 약사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무서에서는 보통 20% 중반인 '평균매매이익률'을 통해 해당 약국의 수입금액을 추정하고, 이 금액이 약국에서 신고한 금액과 차이가 많을 경우 이를 '누락혐의금액'으로 판단한다.

◇ 알아야 제대로 대응한다

"매입세금계산서 분류만 잘 해도 큰 도움이 된다."

세금폭탄을 피해간 백제약국 한훈섭 약사도 약국세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전에는 골치가 아팠다. 약국세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세금계산서를 비과세와 과세로 구분하는 일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적지 않은 일을 약사가 직접하게 되면 부담이 가지 않겠냐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은 어렵지 않았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매입계산서를 분류하는 정도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월 이용료는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프로그램을 통해 계산서 분류만 잠깐 하더라도 약국세무가 이런 것이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되든 안되든 해보자는 판단에서 팜택스로 전화를 한 것이 2012년이다. 적지 않은 부분에 도움을 받았고, 당장 세무서로부터 받은 '수익매출 누락혐의금액'에서 벗어나면서 신뢰는 더욱 커졌다.

결코 어렵지 않게 약국세무를 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지금은 주변에 '기회가 있다면 한번 경험해 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약국세무 문외한에서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한 약사의 말이다.

◇ 망설이다 선택, 지금은 '믿는 구석'

한훈섭 약사는 매체를 통해 약국세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하지만 사용은 몇번을 망설였다.

한 약사는 "처음에는 상담자 없이 프로그램만 이용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았다. 약사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사용을 망설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렵지 않게 약국세무가 이런 것이구나 이해하게 됐다"면서 "직원 급여 계산이나 다른 부분까지 사용범위를 넓히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약국세무 프로그램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사용을 망설인 것은 '의구심' 때문이다. 편하고 쉽다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그저 세무사에 맡기고, 세금이 얼마 정도라는 얘기를 듣는 피동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판단과 함께 약국세무를 팜택스로 넘긴 것이 2012년부터다. 지금은 약국 전체 매출규모를 알고 수익이나 지출, 구체적인 규모를 아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세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일상적인 약국지출 부분은 가능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주먹구구로 '매월 얼마'를 지급해 온 직원 급여 부분도 개선했다. 프로그램에 입력해서 연봉이 얼마이고, 보험료는 어느 정도 규모이며, 실제 지급액은 얼마인지 계산한다.

분류할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계산서가 조금 쌓여도 조바심은 없다. '믿는 구석이 생겼다'는게 한훈섭 약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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