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말, 대한약사회 약국위원회에는 비상이 걸렸다.
임신진단시약을 포함하는 체외진단시약을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관리를 일원화하기 위한 간담회가 진행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약사회는 급하게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적절한 논리와 방안 마련이 필요했다. 하지만 내부를 둘러봐도 제대로 가공된 내용이 없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지난 시기 집행부에서 혈당측정기와 관련한 논의에서 임신진단시약이 함께 언급되기도 했지만 자료로 남겨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말이 나왔다.
결국 회의에 참석한 임원은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갖추지 못하고 간담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정보량이 많지 않고, 회의 목적이나 방향 등의 사전정보도 부족했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들의 말이다. 특히 의료계가 간담회에서 의료기기로의 일원화 방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데 대해서는 적지않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사회 내부 조직에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대로 된 내부 정보 전달체계를 갖추는 일이 급하다는 말이다. 또, 회의자료나 수집된 정보를 담아 두면서 내부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이른바 기업체에서 'ERP'라 불리는 '관리시스템'과 유사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제기되는 이같은 주장은 약사회 내부적으로 정보가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약사회 내부조직은 자료 가공과 백업을 1차원적으로 해왔다. 담당자가 문서를 작성하고, 직접 저장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대로 정보가 수집되는 공간이 없다보니 집행부가 바뀌거나 담당자가 바뀔 경우 서류상이나 데이터로 보관되는 정보가 거의 없다. 새로 집행부에 참여하는 임원은 과거부터 진행돼 온 회무 흐름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십수년만에 집행부가 바뀐 약사회의 현재 상황이 유사하다. 과거 집행부에서 논의된 방향이나 결정을 일일이 수소문하는 답답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말이다. 자료로 남은게 거의 없다는 반증이다.
회무를 뒷받침하는 사무처 조직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업무가 바뀔 경우 일정 툴이 없어 전임자로부터 해당 서류를 전달받거나 직접 묻고 들어서 처리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약 특정 임원이나 담당자에게 수년간 특정 업무가 집중되다가 다른 임원이나 담당자에게 새로 부여된 경우 업무 파악은 요원하다. 제공되는 틀이나 참고할만한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십수년만에 바뀐 약사회 집행부가 출범한지 6개월여가 지나면서 이번 기회에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정보 부재와 공백을 계속해서 반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내부적으로 정보 가공과 저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시스템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 약사회 관계자는 "회무 흐름과 사업 진행에 대한 의사전달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라면서 "특히 선거를 통해 십수년만에 집행부가 바뀌면서 제대로 가공된 정보나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약사회 역사가 짧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정보관리나 체계적인 시스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빅 데이터 시대라고 하는데 이슈나 정책과 관련해 제공되는 정보가 없다"면서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 현안에 대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이 과연 가능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폐쇄적인 정보전달 체계와 데이터관리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부 시스템 도입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규모가 있는 ERP 개념이 아니더라도 간단하게 가공된 문서를 저장하고 권한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기능이라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수년전 자료를 찾아보려고 해도 제대로 된 내용이 파악이 되지 않는다"면서 "과거 회의 결과나 논의의 방향을 알지 못하는데 현안에 대한 발빠른 대응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또, "집행부가 바뀐 현재 시점에서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내부 전자결재시스템을 포함한 관리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정보 관리나 전달에 무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약사회 조직은 시급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자료를 수집해 살펴보고, 현재 수준에 맞춰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당장은 기본적인 상황조차 파악이 안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자료 저장과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약사회 조직이 3년마다 선거를 거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스템 도입은 절실하다. 연속적인 회무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수단이라는 말이다. 특히 십수년만에 집행부가 바뀌면서 회무 인수·인계가 진행된 현재 시점이 시스템 도입에 적절한 시기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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