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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잃은 화장품 유통단체 ‘친목단체화’…협동조합, 유일 대안 ‘주목’
김도현 기자 youthtour@beautynury.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3-08-26 16:09   
10여 년에 걸친 전문점 유통의 거듭된 축소는 변화에 둔감했던 일부 화장품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혔다. 희생양은 이 뿐이 아니다. 이 못지않게 급격히 세를 잃은 곳이 있으니 바로 화장품 유통단체들이다.

화장품 유통단체들은 대체로 전문점을 기반으로 자생·운영돼왔다. 화장품전문점협회, 대한화장품도매협회, 코사코리아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한때는 화장품 유통 흐름을 주도했던 이들이지만 ‘텃밭’을 잃어버린 지금은 존재감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 됐다.


뭉칠 여건 안 돼 ‘각자 제 갈 길'

국내 화장품 유통에서 ‘도매’는 공식화된 경로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화장품회사 직거래나 대리점 공급만으로는 제품 구색에 한계와 공백을 느꼈던 전문점에게 도매업체는 없어서는 안 될 사업 파트너였다.

전문점 유통의 구석구석을 파고든 도매업체들의 구심점으로서 대한화장품도매협회는 그동안 법적 지위 확보, 전용브랜드 개발·공급을 비롯해 도매 유통의 양성화와 이익 대변을 위한 사업을 펼쳐왔고 나름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새 전문점 모델 제안, 체육대회, 봉사활동 등 다양한 부대사업을 전개하며 세를 키웠고 회장을 비롯한 신임 임원진이 꾸려질 때면 새로운 사업방향에 대해 유통가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점의 쇠락과 더불어 차츰 동력을 잃어갔다. 일부 도매업체들은 온라인 혹은 특판 유통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 시장에 화장품기업들이 직접 진출하자 이내 힘을 잃었다. 해외 수출 역시 마찬가지로 몇몇을 제외하곤 금방 경쟁력을 상실했다.

이처럼 개별업체들마다 제대로 사업이 안 되니 협회 활동에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고 언젠가부터 임원진을 구성하는 것도 버거워질 정도로 조직력이 약화됐다는 것.

서울 양천구의 모 도매업체 경영주는 “다른 활로를 찾아보려 해도 결국은 전문점 시장이 도매 유통의 텃밭임을 절감하고 있다”며 “남은 업체들이나마 아직까지 정기적인 모임은 갖고 있지만 명맥만 유지할 뿐 협회라는 명칭에 걸맞은 사업을 논의하는 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점 경영주들의 모임인 코사코리아(대한화장품판매자협의회)는 아예 공식 결의를 통해 친목단체로 탈바꿈한 경우다.

코사코리아는 비공식 단체인데다 그리 규모가 큰 것도 아니었지만 강한 결속력과 추진력을 앞세워 전문점 유통을 대표하는 조직으로 성장한 바 있다. 특히 유통 다각화의 파고 속에 소르띠에를 비롯한 전용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아 소기의 성과를 거둔 점은 전문점 경쟁력 강화에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비록 널리 확산되지는 못했지만 코사코리아 체인화 사업도 의미 있는 시도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전문점 경영주였던 회원들이 시장 흐름에 따라 브랜드숍으로 속속 갈아타면서 모임의 정체성은 애매해졌다. 결국 코사코리아는 2010년 말 회원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별도 판매법인을 출범시켰고 모임 자체는 원래 이름인 ‘화장품 유통을 생각하는 모임(화유모)’으로 돌아가 순수 친목단체로 거듭났다.

화유모의 한 관계자는 “각자 하는 사업이 달라지다보니 이견도 많아지고 함께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게 돼 자연스레 단체의 성격이 바뀌게 된 것이다”며 “현재는 두 달에 한번 정도 모임을 갖고 안부나 주고받는 정도다”고 밝혔다.

최후의 희망 ‘협업화 사업’

이들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도 있다. 화장품 유통단체로는 유일하게 ‘사단법인’이라는 법적 지위를 갖고 있는 화장품전문점협회가 그 주인공이다.

전문점협회 또한 대내외적인 환경 탓에 오랜 기간 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해 말 협동조합기본법 시행과 함께 지역별로 협동조합이 설립되면서 수 년 간 공들여 온 ‘협업화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된 것이다.

현재 전문점협회 주도로 설립된 화장품협동조합은 서울, 부산, 대구, 경남, 용인 등 총 5곳이며 이들은 영리법인인 협동조합연합회를 구성, 비영리법인인 전문점협회와는 또 다른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즉 중소기업청의 협업화사업을 통해 정부지원을 받아 △미래형 모델숍 개발 △공동 브랜드 개발 △온·오프라인 병행몰 및 홈페이지 개설 △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 △전문점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 사업 등을 펼치겠다는 것.

특히 연관성이 깊은 사업인 미래형 모델숍 개발과 공동 브랜드 개발은 제법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왔다는 소식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공동 브랜드의 이름을 ‘더블-오’로 확정하고 상표권 등록을 마쳤음은 물론 화장품 뿐 아니라 간단한 식음료와 이너뷰티 제품 등으로 구색을 확대한 ‘뷰티 편의점’ 컨셉의 모델숍을 논의하고 있다”며 “화장품전문점이 협업화사업 지원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확정적인 단계로 연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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