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오해와 진실'…복지부 홍보에 적극
7월 시행 앞두고 의료계 반대 거세, 국민 혼란 우려
최재경 기자 cjk0304@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2-05-29 06:30   수정 2012.05.29 07:20

오는 7월부터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가 전국 모든 병원과 의원으로 확대될 방침이나 의료계의 반대가 거세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지난 24일 열린 건정심에서 회의 포괄수가제 당연적용을 반대하며 '탈퇴'를 선언, 복지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에 복지부는 국민 혼란을 우려하며 25일부로 '포괄수가제, 오해와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포괄수가제에 대한 안내문을 각 관련 기관에 배포했다.

이 안내문에는 2002년부터 포괄수가제가 시행돼 왔지만 병원들은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 중 편한 것을 선택해 적용해 왔다며 제도를 보완해 포괄수가제의 당연적용이 필요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미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포괄수가제에 대한 10가지 주요 쟁점을 질의응답으로 정리, 의료계의 정책 반대 사유에 대한 답변과 제도 시행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주요 질의응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포괄수가제란 무엇이고, 왜 도입하려는 건가?
포괄수가제(DRG : Diagnosis Related Group Payment System)는 치료과정이 비슷한 입원 환자들을 분류하여 일련의 치료행위를 모두 묶어서 하나의 가격을 매기는 의료비지불방식입니다. 일종의 '입원비 정찰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정액 진료비 전체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입원환자는 진료비의 20%만 본인이 부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행위별수가제’(Fee for Service)를 적용하고 있으며, 1977년 의료보험제도 도입 이후부터 계속 해 오고 있는 제도입니다. 이는 환자가 진찰을 받으면 진찰료, 검사는 검사료, 처치는 처치료, 입원은 입원료, 약은 약값대로 이렇게 따로 따로 가격을 매겨놓고 거기에 횟수 등을 곱하여 최종 병원비가 계산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별수가제는 의사가 환자에게 진료행위량을 늘리면 늘릴수록 의사의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꼭 필요한 만큼의 진료 행위량을 넘어서 과잉진료가 이루어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불필요한 진료행위만큼 건강보험재정이 낭비되고, 환자나 가족의 호주머니로부터 돈이 더 많이 지출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방사선을 많이 쬔다거나 항생제를 너무 많이 복용해서 환자의 건강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 포괄수가제를 하면 국민에게 무슨 이득이 생기나요?
포괄수가제는 환자나 병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입니다. 우선, 환자 입장에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듭니다. 그동안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로 인해 환자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지불해왔습니다.

이외에도 막상 병원에 가면 보험이 적용 되지 않는 항목이 많았던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기존 행위별수가제에서는 이러한 의료서비스 행태에 대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반면, ‘포괄수가제’는 이러한 문제점을 상당 부분 해소 할 수 있습니다. 오는 7월부터 확대 적용되는 포괄수가제는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던 진료항목(비급여) 중 일부 항목들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과잉검사나 항생제 남용 등을 줄여 국민건강권이 더욱 보호될 것입니다.

셋째로,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 미리 예측하기가 수월해집니다. 포괄수가제는 묶음으로 진료비를 지불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예측이 쉽습니다. 진료비가 얼마일지 미리 알고 가계 사정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지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병원이나 의원에도 경영효율화의 기초를 제공하므로 긍정적 영향을 주게 됩니다. 정해진 비용 내에서 꼭 필요한 진료만 하게 되고, 가격에 비해 효과가 좋은 서비스나 제품을 선택해 사용하면, 그 나머지 부분은 병원의 이익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 그동안 선택적으로 행위별수가병원·포괄수가병원으로 시행했다는데 각각의 병원에서 환자가 느낀 만족도는 어땠나요?

의료진의 진료과정, 검사의 신속성 등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포괄수가제
병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가 전체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 더 높은 만족을 느낀 것으로
나왔습니다.

- 대한의사협회에서는 포괄수가제를 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검사를 많이 하고, 비싼 약을 먹고, 항생제를 많이 투여하면 보다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일까요? 의료서비스 제공량을 늘리고 비용을 많이 투자한다고 해서 의료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의 포괄수가제 대상 7개 질병군 진료자료를 분석한 결과, 행위별수가제 병원과 포괄수가제 병원의 재입원율 차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연도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포괄수가제에서도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결과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선 의료 현장에 계신 우리나라 의사 선생님들 대부분은 진료비 지불방식과 상관없이 최선의 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7개 입원환자에 대한 수술건수나 진료수준이 높은 ‘전문병원’ 대부분이 현재 포괄수가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포괄수가제와 의료서비스의 질저하가 무관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에 하나 의료의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포괄수가 적용환자의 의료서비스 수준에 대한 질 평가를 7.1일 포괄수가제 시행과 동시에 시작하고, 임상진료지침 및 병원 내 임상경로 등의 개발과 교육, 보급, 확대 등 의료계가 자발적으로 질 향상노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과감한 지원을 펼쳐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의료계와 함께 7개 질병군 입원환자에 꼭 필요한 수술 전 검사, 수술 전 항생제 사용률, 입원 중 감염률 및 합병증 발생률, 퇴원 후 재입원율, 응급실 이용률 등 총18개 지표를 합의해 7월 1일부터 평가하기로 하였습니다.

질 수준에 대한 평가결과를 진료비 가감지급방식으로 보상하거나, 다음번 수가 계약 시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포괄수가제 기반의 성과지불제도 발전방안에 대해서는 해외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완성도 높은 제도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신의료기술의 발전이 저해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의료계에서는 ‘포괄수가를 적용하는 질병군 치료에 신의료기술 도입이 필요한데도 이것을 수가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괄수가제에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인정하는 기전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조정기전을 거쳐 반영할 것입니다.

첫째, 정부는 이미 2002년부터 고시를 통해 질병별 포괄수가 외에 별도로 비급여를 받을 수 있는 신의료기술 항목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포괄수가로 인정하는 것 외에 비용효과는 떨어지나 의료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별도의 보상체계를 두어 환자 진료에 의료진이 최선의 판단과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고도의료 기술의 경우, 일정한 시설, 인력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하여 별도 급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둘째, 건강보험 급여범위로 새롭게 들어오는 신의료기술은 포괄수가에 반영하여 보상할 계획입니다. 신의료기술을 포괄수가에서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상할 것인 지는 수가조정을 통하여 결정할 예정입니다.

셋째, 최근 전문가 발표에 따르면 'DRG에 의해서 국민의 건강에 필수적인 신의료기술 발전이 저해되는 일은 없을 것' 이며 오히려 '비용대비 성과가 높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는 주장도 있습니다.

- 총액계약제로 가려는 전 단계라는 지적은?
포괄수가제가 총액계약제로 가기 위한 전 단계라는 최근 의료계의 의혹 제기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보건의료미래위원회에서 의료계는 물론 각 분야 전문가들은 ‘현 지불제도는 일시에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아니므로 우리 현실에 적합한 제도를 설계’해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포괄수가제의 단계적 확대였습니다.

민간병상이 90%가 넘는 의료자원의 특성과 건강보험 보장성이 충분하지 않다는점 등 한국의 의료제도 특성을 고려할 때, 총액계약제 도입은 그 논의조차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었으며, ‘거시적 의료비 관리체계 도입방안’을 중장기 과제로 연구하여 한국형 모형에 대해서 학계와의 논의를 시작해 보자는 정도의 권고가 있었습니다.

지불제도에는 각기 지향하는 특성이 있으며, 포괄수가제와 총액계약제는 제도운영상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음을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의료시장의 총량을 통제하기 위함이 아니라, 미래 의료비용을 합리화하기 위해 포괄수가제를 확대하는 것 입니다.

-포괄수가제를 강행하고 전문가인 의료계를 배제한다?
포괄수가제는 오는 7월 새로 시작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현재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는 시범사업 기간을 포함하여 시행된 지 15년이 경과하였으며, 그간의 경험과 평가가 축적된 상태입니다.

7개 질병군에 대한 처치는 비교적 단순한 외과수술로 이미 병의원의 80% 정도가 참여하고 있는 만큼 제도 확대를 위한 준비는 충분 하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종합병원 이상급의 당연적용은 진료내역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중증 환자에 대한 보상체계, 특수한 환자에 대한 포괄수가 적용 제외 요건 구체화 등을 검토한 이후 내년 7월부터 실시할 예정입니다.

- 중증환자의 기피현상이 생기거나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해진다는 문제는?
포괄수가제 때문에 “작은 병원들이 정해진 진료비 안에서 복잡한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수익이 줄어들까봐 큰 병원으로 환자를 보내 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7개 질병군으로 입원하려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이 심해져 오히려 국민의료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7개 질병군 입원환자의 지난 8년 간의 전체 입원 이용 현황을 보면 포괄수가냐 행위별수가냐를 불문하고 대형병원으로 이용이 증가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포괄수가제가 당연적용된 이후에도 이러한 현상들이 실제 일어 나는지에 대해서 꼼꼼히 모니터링할 것입니다.

또한, 복잡하고 어려운 환자에 대해서는 포괄수가제 안에서 추가로 병원에 비용이 지급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마련하고, 필요하면 행위별수가제가 적용될 수 있도록 예외사항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습니다.

- 포괄수가제 환자분류체계에 대해 의료계에서 우려가 있던데요?
(환자분류체계: 환자를 자원소모나 임상적 유사성 측면에서 유사한 그룹으로 분류하는 체계)

7개 질병군 환자분류체계는 4개 진료과(안과, 이비인후과, 외과, 산부인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 및 반영하여 올해 7월부터는 현행 61개에서 78개로 더 세분화됩니다.
예를 들어 외과의 탈장수술은 복강경 시술 유무에 따라서 분류체계를 세분화하고, 제왕절개분만은 태아수(단태아, 다태아)에 따라서 세분화합니다.

향후 환자분류체계의 전면 개선, 보완은 포괄수가제 발전에 기반이 되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의료계의 책임 있는 참여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정부는 환자 분류체계 전문위원회를 별도로 두고 개정원칙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여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법적 근거(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를 신설할 예정이고, 곧 세부적인 규정(환자분류체계 개발, 관리를 위한 기준 고시)도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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