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ISD'조항 제약산업에 일방적,제약계는?

미국계 제약사만 소송, FTA 적극 대응 목소리 부상

한미FTA 중 투자자 제소를 규정한 ISD조항이 FTA 관련 핫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제약계 내에서도 FTA 대책 강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제약계는 한미FTA가 국회비준을 통과한 이후 제약협회에서 국내 제약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입장을 밝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ISD 조항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는 것.

실제 제약계에서는 ISD는 다른 산업 분야보다 제약산업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은 다른 국가에는 수출과 진출이 활발하지만 미국에는 거의 없다. 결국은 국내 제약사들이 미국에서 소송할 건수는 거의 없고 미국 제약사들이 국내에서 소송할 건수만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소송이 제기됐을 때 결과 여부를 떠나, 국내 제약사들이 유리한 상황은  없고 피해만 있다는 것. 제약산업은 타 산업보다도 일방적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실제 제약계 일각에서는 현 상태로 진행되면 다국적제약사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무엇으로 소송을 걸고 제소할 지는 모르지만, 걸어놓으면  국내 제약사들은 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에 더 예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어떠한 장치가 갖춰지지 않고 소송이 남발하는 상황이 오면 국내 제약사들은 불리하게 전개될 상황을 당하지 않기 위해 다국적제약사들과 코마케팅 코프로모션에 더 의존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예속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약계의 요청을 한 쪽으로 흘리며 추진하는 약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투자한 외국기업이 손해를 보면 안된다는 것인데, 국내법도 있지만  FTA가 우선이다. 약가제도만 해도 한국에 투자한 이유는 한국에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것인데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면 소송할 수 있다."며 "중재기관에서 부당하다 판정을 내리면 약가는 그 쪽에는 적용할 수 없게 된다. 지금 정부가 약가인하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밥에 도토리 신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 업계에서는 제약산업에 일방적 규정으로 판단됨에도 제약계가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일괄약가인하를 꼽고 있다.

FTA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일괄약가인하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문제가 풀려야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제약계가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인사는 "FTA와 관련 규정 조항들이 당장 현실은 아니고 약가가 현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가마솥에 들어가 있는 단계로,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 끓는다. 지금부터 대비를 해야 한다"며 "대책기구를 만들어 스터디를 하고 연구하며 피해산출을 해서 정부 정책에 밀어 넣어야 하는데 이러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로 정부 지원책도 들고 있다.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제약산업 지원 대책은 일괄약가인하로 인한 제약산업 피해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FTA는 아니라는 것.

FTA와 관련해 정부는 2007년에 피해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졌기 때문에 정부도 말이 아닌 실천에 나서야 하고, 제약계도 피해를 최소화하며 정부 지원책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