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다시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몇 년간 약가 인하와 관련된 논란의 중심이었던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의 방침이 변화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보건복지부는 건강정책심의위원회에서 기등재의약품에 대한 약가를 일괄적으로 20% 수준으로 인하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즉 동일성분 내 최고가의 80%를 기준으로 비싼 품목들을 기준선까지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단, 일단 본평가 대상인 46개 약효군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를 진행한 뒤 유용성이 없는 성분을 목록에서 삭제하는 정비작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아직 결정된 것은 전혀 없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업의 기본 방침을 바꾸려 한 것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는 이 사업에 대해 늦어지기는 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부터 정부는 고혈압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를 시작으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가 일괄 인하 카드 '예견된 일'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이미 예견됐었다.
복지부는 지난 2월 '의약품 거래 및 약가제도 투명화 방안'을 공개하면서 기등재의약품에 대한 약가를 일괄 인하하는 방안을 이미 꺼내들었다.
이때 복지부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날약과 제네릭약의 가격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이나 2007년 이전에 등재된 의약품의 약가를 일괄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에 의한 약가인하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시행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지난 5월 김상희 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에 대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김 과장은 의협이 주최한 '고혈압치료제의 임상 효과에 대한 학술 심포지엄'에 참가해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의 취지가 약가인하에 있는 만큼 당초 취지를 살리면서도 제약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고민해 정책 결정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의 목적을 약가인하라고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과장의 발언은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구체적인 계획은 앞으로 논의의 대상이 되겠지만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의 방향 선회에 대해서는 이미 준비가 되고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특히 고혈압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구체화 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시민단체 반응 엇갈려
정부가 제안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 안에 대한 각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먼저 가장 직접적인 피혜가 예상되는 제약업계의 경우 일괄 약가인하의 부담은 있지만 무조건 적인 반대입장은 아니다.
최고가의 80%를 기준으로 약가인하를 단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제약업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충분한 분위기다.
이미 제네릭 등재로 20%가 인하된 품목들과 특허로 단독 등재되어 있는 의약품이 제외된다는 부분은 오리지널 의약품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최근 고혈압치료제의 연구결과에서 대다수의 의약품이 약가인하 조치를 면치 못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약업계가 반발을 해왔다는 점만 보더라도 더이상 나빠질 것은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정부가 약가인하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예측가능성을 갖고 간다는 점은 매력적인 카드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긴급제안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들은 19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나섰고 일부 시민단체들은 반박 성명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촉구하며 이번 사업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혀왔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결정이 기등재약 목록정비의 포기선언이라고 단정하고 약제비 정상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라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더라도 약효군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를 진행한 뒤 유용성이 없는 성분을 목록에서 삭제하는 정비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혈압치료제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 평가 과정에서 효능에 대해 의료계의 반발이 연이어 나온 바 있는 것처럼 앞으로 진행되는 약효군에 대해서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사업 이후 어렵게 진행되고 있는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아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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