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가 "당번약국 의무화는 무리수"
약국마다 입지·상황 달라…'자율에 맡겨야' 대세
임채규 기자 darkangel@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9-04-29 13:21   수정 2009.04.30 08:44

당번약국 운영을 의무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개국가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

가뜩이나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약국 운영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당번의원제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자율적으로 운영중인 당번약국 운영이 의무화되면 당장 효율이 나오지 않는다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약국마다 입지나 주변상황이 다른데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도입은 무리라는 것.

서울 강북의 대형병원 앞 B약국 ㄱ약사는 "휴일에 약국문을 여는 것은 효율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ㄱ약사는 "의무화를 추진하는 정부 관계자 입장에서 약국 현장의 상황을 들어보기라도 했는지 의문"이라면서 "봉사 차원에서 휴일에 약국문을 열게 하려면 적어도 입장이라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ㄱ약사는 "주변에서는 지금도 몇개 약국이 나름대로 협의해서 휴일에 교대로 약국을 열고 있다"면서 "비싼 임대료를 고려해 자율적으로 휴일 운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규제를 할 필요가 있냐"고 덧붙였다.

강남 테헤란로 한복판에 있는 S약국의 경우는 휴일에 약국문을 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평일에 약국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넥타이나 정장 차림의 회사원이 대부분이다. 대형빌딩이 집중돼 있는 오피스 상권이라 당연히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주고객층이다. 때문에 주말이나 휴일에는 약국이 입지한 빌딩이나 주변이 거의 공동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S약국 ㅇ약사는 "일요일에 문을 연 경험에 따르면 평균 2~3명 정도가 약국을 찾은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당번약국은 자율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이지 새로운 규제로 작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파트상가에 위치한 성북구 H약국은 최근 윗층에 24시간 의원이 들어오면서 이미 휴일에도 약국을 열고 있다. 평일에는 근무약사를 따로 두고 약국을 운영하고, 휴일에는 개국약사가 직접 많지 않은 처방전을 수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반국민이 보기에 만족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휴일에도 자율적으로 약국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획일적인 도입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대다수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방에서 약국을 운영중인 J약사는 "당번약국 의무 운영은 수가부분도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면서 "법률상 당번약국을 명문화하는 작업과 동시에 수가도 반영된다면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J약사는 "휴일에는 생각보다 훨씬 방문하는 환자가 적고, 관리약사나 직원도 출근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의무규정 때문에 효율이 보장되지 않는 휴일에, 약국에서 무엇을 하라는 얘기냐"고 강조했다.

서울 논현동 24시간 약국의 한 약사는 "지금도 이곳 24시간 약국을 비롯해 일부 약국이 휴일에도 문을 열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의무화가 필요한지 모르겠다"면서 "만약 의무화 되더라도 24시간 약국의 경우 심야시간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휴일에 주변약국이 문을 열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한약사회 역시 입장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적인 입장은 전달하지 않지만 원론적으로 당번약국은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또, 당번약국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당번의원제도 동시에 도입돼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7월 국회 안상수 의원이 발의한 당번약국 의무화 관련 '약사법 일부개정 법률안'은 시군구 관할 구역 내 일정지역에서 공휴일이나 평일 야간 시간에 의약품을 판매하는 당번약국을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만약 지정된 약국이 운영을 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내용이 주요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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