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社는 무려 10개 치료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조기에 접기로 결정했음을 30일 발표해 귀를 의심케 했다.
심부전, 비만, 빈혈, 고지혈증, 골다공증, 위장관계 제 질환, 골관절염, 간 섬유증, 근육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하나같이 제약기업들의 달러박스 치료제들이 그 대상!
대신 이날 화이자측은 암과 알쯔하이머, 통증, 당뇨병, 정신분열증, 염증 및 면역질환 등 6개 치료제 분야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전개해 나갈 방침임을 공개해 ‘R&D 파트의 재구성’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한 끝에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해 있는 항응고제 신약후보물질 아픽사반(apixaban)의 경우 이번 발표와 무관하다고 화이자측은 덧붙였다.
마치 머크&컴퍼니社가 지난 2005년 말 R&D 생선성 향상을 위해 알쯔하이머, 죽상경화증,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비만, 암, 통증 및 수면장애, 백신 등 9개 치료제 분야에 전력투구하겠다는 플랜을 제시했던 것을 새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메이저 제약기업들의 구조조정 타깃이 R&D 파트로 옮겨가는 추세가 최근 역력히 눈에 띄고 있다.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금액이 신약개발에 물쓰듯 투자되고 있음에도 불구, 새로운 블록버스터 기대주를 시장에 내놓는 성과로 귀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R&D 부문에 대한 인력감원과 아웃소싱, 외부위탁 사례들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는 것.
지금까지 메이저 제약기업들은 생산성과 경영의 효율성 향상을 도모한다는 전략에 따라 영업‧마케팅‧제조 분야에 1순위로 메스를 들이대던 분위기였다.
당장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가 화이자측의 발표가 나온 같은 날 전체 R&D 인력의 6%에 달하는 850여명을 감원할 방침임을 경쟁하듯 공개했다. 지난 6월 전체 R&D 인력 1만7,000여명의 2%에 해당하는 350명을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에서 줄이겠다는 플랜을 발표한 후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추가로 인력 구조조정案을 내놓은 것.
이에 앞서 일라이 릴리社는 제휴기간 10년‧계약규모 16억 달러에 달하는 R&D 파트 구조조정 플랜을 지난 8월 초 공개한 바 있다. 제휴 파트너는 미국 뉴저지州에 소재한 세계 굴지의 CRO업체 코반스社(Covance).
아스트라제네카社의 경우 지난 2월 민간투자회사 노무라 페이즈4 벤처스社의 재정적 뒷받침을 등에 업고 위장관계 치료제 R&D 파트를 분사시켜 스웨덴에 바이오제약사 알비레오社(Albireo)를 설립했다.
로슈社가 스위스 바이오제약사 바질레아 파마슈티카社(Basilea)에 다수의 항생제를 넘긴 것이나 사노피-아벤티스社가 골 건강 치료제 R&D 부문을 영국의 프로스트라칸社(ProStrakan)에 건넨 것도 아스트라제네카社와 유사한 방식을 택했던 케이스들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한목소리로 한정된 R&D 자원과 역량의 재배치를 통해 효율을 높이고 최대의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다른 상당수 제약기업들도 유사한 계획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또 이번에 화이자측이 내놓은 R&D 구조조정 플랜에 상당히 비상한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전통적으로 제약기업들의 R&D 플랜에서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부위로 손꼽혀 왔던 심혈관계 치료제 부문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라는 것.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화이자측이 심혈관계 치료제가 전체 R&D 부문에서도 개발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데다 기존의 약물들보다 비교우위를 확보한 신약을 내놓기도 어렵다는 ‘아킬레스 건’이 내재되어 있는 파트임을 감안한 결과라 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D 부문이 제약기업들에게 (힌두교에서 말하는) 성우(聖牛; the sacred cow)와 동급으로 인식되었던 ‘화려한 시절’에 마침표를 찍을 펜에 잉크가 흠뻑 묻혀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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