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사례 4. 개국 현장의 진정한 리더들
독창적 리더십 발휘, 자신만의 성공모델 개척
김지호 기자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8-03-26 05:41   수정 2008.03.26 14:02

여러 장의 지면을 소모해 가며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쉴 새 없이 늘어놓았다. 하지만 아마 지금쯤 화난 표정으로 이렇게 묻는 독자들이 있을 런지도 모른다.
"도대체 그 리더십의 실체란 게 뭐란 말이요?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나 병원처럼 딴 나라 이야기만 하지 말고 약국에서 그 리더십이란 게 어떻게 드러나는 건지 보여 달란 말이오."
리더십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표현했기 때문에 좀 색달라 보이지만 사실 이번 특집에서 소개된 개념이나 현상들은 그 동안 없었던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이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환자와 지역민들에게 존경받으며 성공적인 약국경영을 하고 있는 그 선후배, 동료 약사들이 피나는 노력과 시행착오 속에서 깨닫고 체현해 온 노하우들의 아이디얼 타입만을 쏙쏙 빼서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일반적인 개념들을 빌려 설명했을 뿐이다. 지금부터 한 사람 한 사람 그 리더들을 만나보자.

서번트 리더십, 육일약국 김성호 약사

이제는 식상하리만치 유명인이 되어버린 육일약국 김성호 약사. 그의 성공 스토리는 단순히 한 두 가지 포인트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꼽으라면 고객에 대한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한 대표주자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 시절에 자동문을 설치하고, 어린아이들까지 마다하지 않고 친절히 대함은 물론 일일이 고객의 이름을 기억하고 친절을 넘어 정성을 다하는 서비스를 펼친 김 약사. 길을 묻는 손님을 위해 약국 문을 닫아두면서까지 안내해주는 그의 고객 중심 경영은 서비스를 넘어 섬김의 수준에 이른다고 할만 하다.

셀프 리더십, 유명약국 정자화 약사

강릉에 자리를 잡으면서부터 자신의 강점을 찾아 소아 전문 약국이라는 특화된 영역을 구축함으로써 환자들의 신뢰와 존경 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한 과정이나 의약분업이라는 큰 시대의 파도에도 자신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과감히 분업 예외지역으로 나와 약국을 열고 멀리 동해, 삼척, 인제의 환자들에게까지 입소문이 난 정자화 약사의 스토리를 떠올리면 스스로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환경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는 셀프 리더로서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코칭 리더십, 건민약국 문윤자 약사

주변에 병원도 없지만 17년 간 한 자리를 지키며 상담을 통한 OTC, 한약 중심 경영을 하고 있는 문윤자 약사. 손님과의 대화를 최고 경영 노하우로 삼으며 한 환자와의 상담에 30분 정도를 할애하는 것이 기본이며 이를 통해 음식, 운동, 생활 습관 등을 듣고 체질에 맞는 한방 과립제를 제공하는 경영 기법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하고 그의 발전을 위해 적절한 코칭을 제공하는 코칭 리더십의 약사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성 강화를 위한 끊임없는 학습과 한약에 전문성을 가진 약국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특화 전략에서는 뛰어난 셀프리더로서의 자질도 엿보인다.

펀 리더십, 십자약국 정일영 약사

- 환자: 이 약 효과 좋아요?
- 나: 예
- 환자: 효과가 좋은지 어떻게 아세요? 먹어보셨어요?
- 나: 불고기가 맛있는지를 꼭 먹어봐야 아나요? ^^
환자의 황당한 질문에도 위트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도 살리면서 적절한 답도 주는 노하우. 약국을 경영하며 겪은 황당 에피소드들을 약사통신에 올리며 큰 인기를 끌기도 한 '농담 잘 하는 약사'.

이쯤 되면 두말 할 것도 없이 펀 리더십을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과묵하고 무뚝뚝하던 그에게 20년 전 약국 실습때 환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며 우스갯소리도 주고 받는 약사상을 가르쳐 준 대표약사 선배의 영향으로 각종 유머 게시판을 보며 기록하고 연습하면서 유머 실력을 키워 자신의 특기로 만들고 이제 책까지 낸 그는 분명한 펀 리더십의 선구자가 아닐까?

이들 뿐인가?

그 동안 약업신문이 만났던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로 경쟁력 있는 약국을 만들어 온 수 많은 약사들은 모두 자신만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리더들이다.

"사례를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 그럼 그냥 그 동안 이런 약사들에 대한 소개를 한걸로 됐지 뭐 별난 거 있다고 거창하게 특집까지 했는데?"

읔! 핵심을 찔렸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한 사람 한사람이 이런 리더십을 발휘하기까지는 오랜 세월과 숱한 실패의 경험들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리더들의 사례를 아무리 읽어 본들 정작 이들의 노하우를 내가 적용해 보려 하면 십 중 팔구는 실패한다. 근본적인 철학과 노력하고자 하는 열정의 차이 때문이다.

때문에 이번 특집은 선구적인 리더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한 철학과 열정이 왜 중요한지, 그 실체는 무엇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또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체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함께 알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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