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과일의 황제’ 두리안 역겨운 냄새 안녕!
바나나 수준으로 제거된 새 품종 개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4-27 10:56   수정 2007.04.27 18:00
열대과일의 황제! 그러나 저주받은 냄새...

동남아시아 원산의 과일 두리안(durian)을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두리안은 각종 영양성분들의 보고(寶庫)일 뿐 아니라 스태미너 향상에도 매우 효과적인 과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 두리안은 몸에 좋다고 하면 심지어 바퀴벌레라도 잡아먹을 것이라고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조차 웬만해선 입에 대기를 꺼리는 과일로 왕따시키고 있는 형편이다. 흔히 쓰레기 더미나 더러운 세탁물, 죽은 고양이, 썪은 양파 등에 비견되고 있는 특유의 고약한 냄새 때문.

이에 따라 많은 호텔들이 두리안을 금지과일로 분류하고 있으며, 상당수 항공사들도 기내에서 두리안 제공을 삼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 두리안의 세계 최대 생산국가이자 주요 소비국으로 손꼽히는 태국의 한 농업학자이 10여년에 걸친 오랜 연구 끝에 냄새없는 두리안 품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화제다. 태국 농무부 산하 원예학연구소의 송폴 솜스리 박사가 장본인.

그는 총 90여종에 달하는 다양한 두리안 품종을 이종교배하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냄새가 바나나와 엇비슷한 수준에 불과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음을 이달 중순들어 공개했다.

솜스리 박사의 고향마을 이름을 사용해 ‘찬타두비 넘버원’(Chantadubi Number One)으로 명명된 이 새로운 품종의 두리안은 가까운 시일 내에 농무부로부터 본격적인 재배를 허가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리안이 좀 더 세계화한 과일로 각광받을 수 있게 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인 셈.

지난해의 경우 태국은 5,000만개 안팎에 달하는 두리안을 해외에 수출해 9,000만 달러 상당의 수익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기존의 두리안 애호가들은 냄새를 제거한 새로운 품종의 개발이 두리안 특유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내보이거나 달갑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냄새가 독할수록 맛좋은 두리안”이라는 주장. 또 처음에는 역겹지만, 일단 적응하고 나면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그 동안 아시아시장에서 두리안은 냄새가 강렬할수록 높은 가격을 보장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솜스리 박사는 “후속연구를 계속 진행해 두리안 특유의 거칠고 뾰족뾰족한 껍질이 배제된 품종을 개발하고, 장차 DNA 지도를 작성해 역한 냄새의 원인을 제공하는 유전자를 찾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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