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팍스로비드 반품 불가, 약국에 고가약 손실 전가" 비판
정부 공급 종료 앞둔 팍스로비드...화이자 '반품 불가' 방침에 약국계 반발
"감염병 대응 의약품, 사입·반품까지 정부 주도 관리체계 마련해야"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7 06:00   수정 2025.05.27 09:41
대한약사회 노수진 총무이사.

정부 공급이 종료되는 팍스로비드가 시중 유통체계로 전환되면서, 제약사의 ‘반품 불가’ 방침에 대한 약국계 반발이 거세다.

고가의 감염병 치료제를 약국이 사입한 뒤 판매되지 않아도 손실을 전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는 공공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는 것이며, 감염병 대응의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 노수진 총무이사는 26일 서울 서초구 약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팍스로비드 공급체계 전환과 관련해 화이자의 반품 제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 개입을 촉구했다.

노 총무이사는 “약사회가 파악한 바로는 화이자가 반품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며, 복지부에 확인한 결과도 유효기간이 2025년 12월 31일, 2026년 6월 30일인 제품에 한해서만 반품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며 “화이자와는 이번 주 내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달 1일부터 팍스로비드의 정부 공급이 종료되면서 약국 등 요양기관은 도매상을 통해 직접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개당 94만 1,940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감염병 상황과 재고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약국이 선구매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다.

노 총무이사는 “판매가 안 될 경우 100% 손실을 약국이 감당해야 한다. 이 약은 고위험군에 투약해야 하는 데다 복약지도와 약물상호작용 관리가 까다롭고, 복약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실제로 약국이 늘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약이지만, 지금 구조에서는 감히 취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제료가 줄어 실질적 수익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기존 정부 공급 물량의 경우 5일치 기준으로 7,550원이던 조제료는, 현재 팩 단위(1일분) 기준 5,960원으로 줄었다. 동일한 조제행위에 대한 수익이 감소한 것이다. 게다가 카드수수료 지원도 사라져 약국 실수입은 5,000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약국 매출에는 팍스로비드 약값 전액이 잡혀, 세무 부담까지 커지는 구조다. 노 총무이사는 “정부나 제약사가 아닌 약국만이 손실을 떠안는 불합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이윤표 홍보이사도 “이같은 구조에서는 약국이 실질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 팍스로비드 취급이 어렵다”며 “판매 가능 여부도 불투명한 고가약을 사입하고 손실까지 부담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총무이사는 “그간 약국은 정부와 질병청의 방역에 적극 협조해왔고, 팍스로비드는 실제로 고위험군의 입원과 사망을 줄인 의미 있는 치료제”라며 “감염병은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사입·유통·반품까지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약국은 협력 주체로서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재유행 경고가 계속되고 있고, 백신접종률은 저조하다. 팍스로비드는 늦게 먹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약국이 상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의약품은 인허가부터 유통, 사용까지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관리하면서, 유독 반품만 자율에 맡기고 있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고가 감염병 치료제의 경우 반품 체계 마련은 필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노 총무이사는 “이런 반품 부담으로 인해 약국이 팍스로비드를 구비하지 않게 되면, 정작 약이 필요한 국민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이는 감염병 방역체계에 심각한 공백을 초래하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체댓글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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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md   2025.05.27 09:16
    1) 제약회사 근무 약사로서, 도매업체나 의약품 제조업체에서 출고된 팍스로비드가 약국으로 도착 이후 어떤 온도,습도 조건에 보관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반품되어도 무조건 폐기이므로 화이자는 반품 불가라고 못박는 것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제약회사가 반품약을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고요,

    2) 노수진 총무이사님은 동네 마실 나왔나요? 어디서 면티 한장 입은 채 대약을 대표하는 발표 자리에 선단 말입니까! 최소한 재킷은 입고 공식 사진에 노출되는 게 상식이지요. 너무 창피하고 어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