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압박 직면 제약사 앞다퉈 미국 내 제조 확대
공급탄력 개선 기대 불구 생산비용‧약가 동반상승 우려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4-04 06:00   수정 2025.04.04 06:01


 

일라이 릴리社, 화이자社 및 머크&컴퍼니社를 비롯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제조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서서히 표면화하고 있는 무역관세에 대처하고, 미국 내 세금감면 혜택에 올라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업체 글로벌데이터社는 1일 공개한 ‘이머징 마켓 아웃소싱’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 같은 전략적 전환이 오히려 의약품 생산비용과 약가의 동반상승이라는 독이 되어 되돌아오면서 접근성과 관련한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머징 마켓들이 규제개혁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과 생물학적 제제들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데이터社의 애덤 브래드버리 제약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는 “일라이 릴리社가 지난 2월 원료의약품과 주사제 부문을 중심으로 미국 내 제조시설 4곳에 최소한 27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일라이 릴리社의 최고경영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 1기 집권 당시 통과시켰던 세금감면案이 이 같은 미국 내 투자를 촉진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브래드버리 애널리스트는 또 “머크&컴퍼니社가 지난달 초 노스 캐롤라이나州 중부지역의 대도시 더럼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자사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가다실’ 제조공장이 문을 열었다”고 상기시켰다.

글로벌데이터의 ‘이머징 마켓 아웃소싱’ 보고서는 이 같은 미국 내 제조확대 밀어붙이기(push)가 생산비용의 상승과 함께 약가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의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다수의 미국민들이 이미 소비자 물가 상승과 실업에 직면해 가위눌려 있는 가운데 추가적인 약가인상까지 가중될 경우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브릭스(BRICS) 국가들이 가성비 높은 의약품들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과 생물학적 제제들에 대한 장벽없는(barrier-free)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삼스럽지만 ‘브릭스’는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이머징 마켓 국가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브릭스 국가들의 장벽없는 규제 추진은 미국의 관세부과로 인해 촉발될 도전요인들에 대응해 균형을 도모하고, 건전한 경쟁을 촉진시키면서 생산비용의 감축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글로벌데이터社의 레일라 하산자데 보건경제학‧시장접근성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바이오시밀러와 생물학적 제제 분야의 규제 조화(regulatory harmonization)가 진전됨에 따라 브릭스 국가들이 미국의 통상정책으로 인해 촉발된 압력을 상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처럼 장벽없는 규제로의 전환이 글로벌 의약품 제조 부문에서 브릭스 국가들을 키 플레이어로 부각시키는 성과로 귀결될 잠재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들이 높은 가성비와 품질을 동시에 갖춘 의약품을 글로벌 마켓에 선보이면서 공급망의 탄력을 끌어올리고 경쟁상의 균형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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