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 담배회사..흡입제 전문 제약사 인수 왜?
필립 모리스 ‘니코틴 탈피전략’ 英 벡투라 12억弗 매입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7-13 06:08   수정 2021.07.13 06:08

 


 

‘말보로’ 담배를 발매하고 있는 미국의 글로벌 담배기업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社(Philip Morris International)가 영국의 흡입형 제제‧디바이스 전문 제약기업 벡투라社를 8억5,200만 파운드(약 12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9일 공표해 얼핏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게 하고 있다.

인수조건에 따라 벡투라 측 주주들은 보유한 주식 한 주당 150펜스를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한 주당 150펜스라면 지난 5월 25일 당시 벡투라 주식의 배당락일 마감가격이었던 한 주당 103펜스에 46%의 프리미엄을 보장해 준 금액이다.

필립 모리스 인터내셔널社의 야첵 올자크 회장은 “필립 모리스가 지난 2월 공표했던 ‘니코틴 탈피전략’(Beyond Nicotine strategy)이 우리가 흡입(inhalation) 및 분무주입(aerosolization) 분야에서 보유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흡입형 약물전달이나 셀프케어 웰빙 등과 같은 인접분야들에 적용해 오는 2025년까지 최소한 10억 달러의 매출액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명확한 야심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뒤이어 “영국 브리스톨대학에서 분리된 퍼틴 파마社(Fertin Pharma)를 인수키로 합의했음을 최근 공표한 데 이어 벡투라社 인수에 합의함에 따라 장기적인 성장‧수익향상을 위해 혁신적인 흡입제 및 경구용 제제 분야에서 우리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여정에 한층 더 가속도가 붙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자크 회장은 또 “흡입형 치료제 시장이 규모가 큰 데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더욱 확대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필립 모리스가 학술적인 측면이나 자금력 등에서 벡투라 측이 보유한 기술적으로 숙련된 조직에 힘을 실어주면서 야심찬 장기적 비전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필립 모리스와 벡투라 양사가 힘을 합쳐 글로벌 흡입형 제제 부문을 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 소비자, 공공보건 및 사회 전체에 유익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벡투라는 혁신적인 흡입형 약물전달 솔루션을 보유한 전문 제약사여서 제휴기업들이 자사제품들을 환자들에게 공급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 왔다.

현재 13개의 핵심적인 흡입형 제제들과 11개의 흡입형 제제 이외 치료제들을 세계 각국의 주요시장에서 발매하고 있으며, 제휴관계를 맺고 임상개발을 진행 중인 다양한 약물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벡투라는 1억9,100만 파운드(약 2억4,500만 달러)의 순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번에 필립 모리스 측과 합의한 금액은 지난해 영업이익(EBITDA)과 비교하면 14배 수준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벡투라 인수를 통해 필립 모리스 측은 복잡한 각종 흡입형 치료제들과 관련해 다양한 특허기술과 신약개발 전문기술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고도로 보완적인 인적자본, 기술, 고품질 인프라, 심도깊은 흡입형 제제 관련 노하우 및 디바이스 설계 개발 및 분석, 약물/디바이스 결합제품 및 의약품 관리공정‧시스템 등을 수혈할 수 있게 됐다.

필립 모리스 측은 이를 통해 자사가 현재 생명공학, 제품 혁신 및 임상 노하우 등의 분야에서 보유한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제제화, 다비아스 약물흡입, 규제 및 임상제조 등의 분야에서 200여 전문인력이 지원하는 숙련된 조직의 고용을 승계해 필립 모리스의 헬스케어‧웰빙 관련 개발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서 인수한 퍼틴 파마社에 더해 혁신적인 흡입제 및 경구용 제제 분야에서 포괄적인 개발역량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면서 자사의 ‘니코틴 탈피’ 야심을 실행에 옮기는 데 힘을 실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날 필립 모리스 측은 처방용 의약품에서부터 OTC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파이프라인을 창출하면서 벡투라 측이 보유한 위탁개발‧제조(CDMO) 사업 및 서비스 부문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드러냈다.

아울러 ‘니코틴 탈피’ 분무흡입 기술과 개발 파이프라인이 벤투라의 미래에 예측가능성, 안정성 및 보장성을 추가로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필립 모리스는 오는 2025년까지 무연(smoke-free) 제품들로부터 총 매출액의 50% 이상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2월 공표한 바 있다.

당시 필립 모리스 측은 오는 2025년이면 ‘니코틴 탈피’ 제품들의 순매출액이 최소한 10억 달러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 또한 공개했었다.

필립 모리스社의 호르헤 인수아스티 최고 생명공학 책임자(CLSO)는 “벡투라가 필립 모리스 그룹의 일원으로 동승하면서 자율권을 보장받는 사업부문으로 ‘니코틴 탈피’ 흡입형 치료제 사업부문의 주축(backbone)을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번 인수가 우리의 개발 노력을 크게 가속화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벡투라가 흡입형 치료제 분야에서 보유한 전문적인 노하우를 추가하게 됨에 따라 필립 모리스 및 벡투라가 힘을 합쳐 혁신적인 흡입형 약물/디바이스 결합제품들을 개발하고 발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립 모리스 측은 인수자금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예정이어서 합의에 따른 후속절차들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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