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美 유전자 치료제 제약기업 43억弗 인수

망막 형성장애 신약 ‘룩스터나’ 개발 스파크 테라퓨틱스

로슈社가 미국 펜실베이니아州 필라델피아에 소재한 유전자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스파크 테라퓨틱스社(Spark Therapeutics)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25일 공표했다.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이 발행한 보통주 100%를 한 주당 114.50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로슈가 인수한다는 데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 한 주당 114.50달러라면 총 43억 달러 상당에 달하는 금액이다.

스파크 테라퓨틱스라면 3번째 유전자 치료제이자 안과질환 분야의 첫 번째 유전자 치료제인 유전성 망막 형성장애(또는 망막 이영양증) 치료제 ‘룩스터나’(Luxturna: 보레티진 네파보벡)를 개발한 제약사여서 낯설지 않은 곳이다.

인수조건을 보면 스파크 테라퓨틱스 주식의 2월 22일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약 122%의 프리미엄을 보장한 금액이다. 아울러 스파크 테라퓨틱스 주식의 최근 52주간 상종가였던 지난해 7월 9일 마감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약 19%의 프리미엄을 얹어준 것이다.

로슈 및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의 합의내용은 양사의 이사회가 전원일치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로슈 측은 스파크 테라퓨틱스 보통주 100%를 인수하기 위한 공개매수 절차에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도 자사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공개매수에 응할 것을 요청하는 권고문을 내놓기로 했다.

공개매수 절차는 2차 시기까지 포함하더라도 오는 2/4분기 중으로 종결지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파크 테라퓨틱스는 각종 유전성 질환을 겨냥한 유전자 치료제들을 개발하는 데 전력투구해 왔던 제약기업이다. 그 동안 개발을 진행한 유전성 질환들을 보면 시력상실, 혈우병, 리소좀 축적질환 및 각종 신경 퇴행성 질환들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스파크 테라퓨틱스가 보유한 선도 임상자산은 ‘SPK-8011’이다. ‘SPK-8011’은 A형 혈우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로 올해 안에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SPK-8016’의 경우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임상 1상 및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7년 12월 FDA의 허가를 취득한 데 이어 이듬해 11월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았던 ‘룩스터나’는 이대립인자성 RPE65 유전자에 나타난 변이 관련 망막 형성장애 치료제이다. 현재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이 미국시장 발매를 맡고 있다.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이 보유한 또 다른 임상자산들인 ‘SPK-9001’은 B형 혈우병 치료제로 임상 3상 단계에 돌입해 있고, ‘SPK-7001’은 맥락막 결손 치료제로 임상 1상 및 2상이 현재진행형이다.

‘SPK-3006’은 폼페병, ‘SPK-1001’은 바텐병의 일종인 CLN2 질환 치료제로 연내 임상시험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헌팅턴병과 시력상실을 유발하는 스타가르트병 치료제들의 경우에는 전임상 단계의 개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로슈社의 제베린 슈반 회장은 “유전자 치료제 가치사슬에서 검증된 역량을 보유한 스파크 테라퓨틱스가 중증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로슈에 중요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특히 스파크 테라퓨틱스 측이 보유한 A형 혈우병 프로그램이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슈반 회장은 이 제약사의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필라델피아를 로슈의 주력 연구소 소재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스파크 테라퓨틱스가 변함없이 필라델피아에서 로슈의 그룹 내 독자기업으로 경영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의미이다.

스파크 테라퓨틱스社의 제프리 D. 마라조 회장은 “미국에서 한 유전성 질환을 겨냥한 유전자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발매한 유일한 생명공학기업이라 할 수 있는 스파크 테라퓨틱스야말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데 견줄 수 없는 역량을 보유한 곳이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뒤이어 “유전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및 환자가족들의 니즈는 시급하고도 큰 만큼 로슈가 보다 많은 질환들과 보다 많은 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더 많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전성 질환으로 인해 삶을 제한받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스파크 테라퓨틱스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로슈가 견인차 역할을 해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