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다케다社가 샤이어社를 620억 달러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를 도출한 것을 제외하면 규모 측면에서 볼 때 예년과 같은 빅딜급 M&A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해였다. 이와 함께 겸상 적혈구 빈혈 치료제에서부터 고칼륨혈증 치료제, 최초의 편두통 예방제, 첫 대마 성분 중증 뇌전증 치료제, 경구용 성인 파브리병 치료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약들이 허가관문을 통과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각종 희귀질환 치료제들이 앞다퉈 승인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것도 눈에 띄었다.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들이 2017년에 FDA의 허가를 속속 취득한 데 이어 올들어 EU 집행위원회 승인을 받아내 주목됐다. 20년만에 새로운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FDA의 허가관문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이 중국에서 제조된 항고혈압제 발사르탄 제제의 원료의약품에서 발암가능물질을 검출함에 따라 촉발된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편집자 주>
1. 다케다, 샤이어 인수 빅딜
다케다社와 샤이어社가 지난 5월 8일 총 6조8,000억엔(약 460억 파운드, 67조원) 규모의 빅딜에 합의했다.
다케다의 샤이어 인수는 일본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중 사상 최고액이자 다케다가 글로벌 매출 ‘톱 10’에 진입하는 메가파마 탄생으로 귀결될 2018년의 빅이슈로 손꼽혔다. 한 컨설팅업체가 통합 이후 오는 2024년이면 매출순위 9위에 랭크될 수 있으리라 전망했을 정도.
엘러간社, 화이자社 및 암젠社 등 한때 샤이어 인수전에 참가할 뜻을 밝힌 다른 제약사들이 한때 줄을 이었지만, 모두 의향을 철회했다. 다케다는 전임회장 체제 후반기부터 대형제품들의 잇단 특허만료가 이어지면서 실적이 하락하는 ‘특허절벽’에 직면한 상황이었다.
다만 다케다는 이번 빅딜로 인해 3조엔 이상의 새로운 부채가 발생함에 따라 재무적인 측면에서 위험을 떠안게 됐다.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인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제기됐지만, 12월 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석한 주주들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다케다의 샤이어 인수가 최종확정됐다.
2. 발사르탄 제제 안전성 국제적 이슈화
중국에서 제조된 후 유럽 각국에 공급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대해 회수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비록 당장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 제네릭에 대한 불신을 지구촌 전반으로 확산시키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은 중국 저장성(浙江省) 린하이(臨海)에 소재한 제약기업 저장 화하이(浙江花海: Zhejiang Huahai)에 의해 공급된 발사르탄(상품명‧디오반)에 대한 검정결과를 7월 5일 공표했다. EMA의 검정작업은 저장 하화이 측이 공급한 발사르탄 성분에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N-nitrosodimethylamine)이 검출됨에 따라 EU 집행위원회의 요청으로 착수되었던 것이다.
뒤이어 FDA도 일부 발사르탄 제제들을 대상으로 자진회수 조치가 단행되었음을 7월 13일 고지했다. 다만 이날 FDA는 발사르탄을 함유한 전체 의약품이 리콜 대상에 포함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발사르탄 리콜사태는 중국 뿐 아니라 인도에서 제조되는 제네릭 의약품들에 대해서까지 불신을 확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3. RNAi 기술 적용 신약개발 첫 결실 ‘온파트로’
이중나선 구조를 띈 RNA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RNA 간섭(RNAi) 기술은 2006년 노벨의학상 수상 후 신약개발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RNA 분자의 이중나선 구조를 변화시켜 각종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생산을 차단하는 것이 이 RNA 간섭 기술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RNA 간섭 기술을 적용한 신약개발이 2018년 마침내 첫 결실을 맺어 주목되게 했다. FDA가 미국 매사추세츠州 캠브리지에 소재한 RNA 간섭 기술 전문 제약기업 앨나이램 파마슈티컬스社(Alnylam)의 ‘온파트로’(Onpattro: 파티시란)를 8월 10일 승인한 것.
‘온파트로’는 성인환자들에게서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성 아밀로이드증(hATTR)에 의해 나타난 말초신경질환의 일종인 말초신경병증을 치료하는 주사제로 허가관문을 통과했다. EU 집행위원회도 뒤이어 같은 달 30일 ‘온파트로’의 발매를 승인했다. 유럽에서 RNA 간섭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가 허가를 취득한 것은 ‘온파트로’가 처음이었다.
4. EU도 유전자 치료제 시대 동승
지난해 앞다퉈 FDA의 허가를 취득했던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킴리아’(Kymriah: 티사젠렉류셀) 및 ‘예스카타’(Yescarta: 악시캅타진 실로류셀), 그리고 ‘룩스터나’(Luxturna: 보레티진 네파보벡)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음에 따라 유럽에서도 유전자 치료제 시대의 문이 활짝 열렸다.
2017년 8월 길리어드 사이언스社에 의해 인수되었던 미국 캘리포니아州 산타모니카 소재 제약기업 카이트 파마社(Kite Pharma)는 EU 집행위원회가 ‘예스카타’를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8월 27일 공표했다. 노바티스社는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및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킴리아’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승인받았다고 같은 날 공표했다. 유럽에서 두가지 별개의 B세포 악성종양을 치료하는 CAR-T 세포치료제가 승인된 것은 ‘킴리아’가 유일하다.
3번째 유전자 치료제이자 안과질환 첫 번째 유전자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유전성 망막 형성장애 치료제 또한 유럽에서 승인됐다. 노바티스社는 유전성 망막 형성장애 유전자 치료제 ‘룩스터나’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받았다고 11월 23일 공표했다.
5. 20년만에 새로운 인플루엔자 치료제 등장
지난 1999년 10월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가 허가를 취득한 후 20년만에 새로운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FDA의 승인관문을 뛰어넘었다. 로슈社는 FDA가 ‘조플루자’(Xofluza: 발록사비르 마복실)를 발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10월 24일 공표했다.
시오노기社에 의해 개발된 ‘조플루자’는 이에 앞서 2월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발매를 승인받았다. 로슈社의 경우 일본 및 타이완을 제외한 글로벌 마켓 마케팅권을 확보했다.
특히 ‘조플루자’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효소의 일종으로 알려진 중합효소 산성 엔도뉴클레아제(polymerase acidic endonuclease)를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동종계열 최초 약물인 데다 1회 경구복용하는 방법으로 사용된다는 장점이 눈에 띈다.
6. 아마존, 온라인 약국 ‘필팩’ 인수 합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이 미국 뉴햄프셔州 맨체스터에 소재한 온라인 약국업체 필팩(PillPack)을 인수키로 최종합의를 도출했다고 6월 28일 공표했다. 아마존 측은 합의를 도출한 대가로 현금 약 10억 달러를 지급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팩은 매일 여러 처방용 의약품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사전에 복용이 편리하도록 포장된 의약품(pre-sorted dose packaging)을 택배 방식으로 적기에 전달하고, 처방전 리필을 비롯한 각종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이다.
양사의 합의는 ‘월그린’이나 ‘CVS’ 같은 의약품 유통 공룡기업들에게 강력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전통적인 경쟁대상이 아닌 뜻밖의 새로운 얼굴이 M&A를 통해 제약 및 의약품 유통업계에 진출한 사례였기 때문. 아마존이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구축했다는 측면에서도 양사의 합의는 시선을 집중시켰다.
7. 바이엘, 재직자 1만2,000여명 감원
바이엘 그룹이 핵심 사업부문인 생명공학(life science)을 강화해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진행하는 데 목표를 둔 구조조정 플랜을 11월 29일 공표했다.
생산성 및 혁신성을 높이는 동시에 경쟁력을 크게 끌어올리기 위해 포트폴리오와 효율성을 개선하고 구조개선을 단행하겠다는 것.
이날 바이엘 측은 획기적인 비용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도 계획을 펼쳐보였다.
특히 이 같은 플랜에 따라 바이엘 측은 세계 각국에서 몸담고 있는 총 11만8,200여명의 재직자들 가운데 10%를 조금 웃도는 1만2,000여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감원은 독일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엘의 발표내용은 감원규모 측면에서 볼 때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게 했다.
8. 트럼프 대통령, 미국환자 우선 약가인하案 공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쟁을 촉진시키고, 규제를 낮춰 의약품이 신속하고 저렴하게 시장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들이 부담하는 약가를 낮추겠다는 요지의 ‘미국환자 우선’(American Patients First) 플랜을 5월 11일 공표했다.
이 플랜은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가 약가를 효과적으로 인하하면서도 제약업계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보고서를 2월 공개한 데 이어 나온 것이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년도에 사상 최대인 1,000개 이상의 제네릭 제품들을 승인해 90억 달러에 가까운 비용절감 효과를 가능케 했다며 FDA를 치하했다.
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접근성 문제와 관련한 최대 장애물의 하나로 제약업계의 로비활동을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업계가 지난해 총 2억8,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을 로비스트들에게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은 담배업계, 석유업계 및 방위산업계가 지출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OTC 심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더 많은 의약품이 처방전 없이 구입 가능토록 하겠다는 내용도 주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인하 정책은 제약업계의 약가인하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예로 암젠社는 10월 콜레스테롤 저하제 ‘레파타’(에볼로쿠맙)의 약가를 60% 인하했다.
9. 英, 11월부터 의료용 대마(大麻) 처방 허용
영국에서 11월 1일부터 전문의가 의료용 대마(大麻) 약제를 환자들에게 처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전문의가 환자들에게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동의할 경우 대마 기반 의약품을 합법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10월 11일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공표했다. 다만 대마 기반 의약품의 처방은 허가를 취득한 의약품들로는 충족될 수 없는 특수한 임상적 니즈가 존재하는 환자들에 한해 처방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자비드 내무장관은 또 이날 발표가 유흥 목적(recreational use)의 대마 사용 합법화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0. ‘다우지수’ 퇴출 GE 빈자리 꿰찬 ‘월그린’
제네럴 일렉트릭(GE)이 111년 만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JIA)에서 퇴출당했다는 소식은 최대 화젯거리의 하나로 떠올랐다.
GE는 지난 1896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의 원년멤버 가운데 한곳으로 동승한 데다 1907년 이래 현재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다우존슨 산업평균지수’는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上場)된 30개 최고 우량기업들의 주가를 평균해 산출하는 지수로 증시 동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이다.
지나친 금융업 의존과 과도한 사업다각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본업인 제조업 부문의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비롯된 경영위기에 직면한 끝에 GE가 6월 19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된 후 남겨진 빈자리는 어느 기업의 몫이 되었을까?
박힌 돌을 밀어낸 굴러온 돌이라 할 수 있을 주인공은 미국의 양대 드럭스토어 체인업체 ‘월그린’(Walgreens)과 영국의 메이저 뷰티&헬스 스토어 체인업체 ‘부츠’(Boots)의 지주회사인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社(Walgreens Boots Alliance)였다.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는 6월 26일부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산출할 때 GE가 빠진 자리를 당당하게 대신하고 있다.
01 | 네이처셀 "미국에서 생명의 빛을 밝히겠습니... |
02 | 미국 VS 중국 바이오 긴장 고조 속 양국 합... |
03 | 엘앤씨바이오,동종신경 ECM '메가너브프라임... |
04 | 퓨쳐켐, 전립선암치료제 'FC705' 유럽종양학... |
05 | 제조업소 1/3, 작년 건기식 생산 전무 |
06 | 대한약사회, 한약사 불법조제 고발…“정부, 3... |
07 | 문신사법, 한의사 배제 논란…특정 직역만 허... |
08 | 코아스템켐온, WFIRM·ReMDO 사절단 '오송 제... |
09 | SK바이오팜, 전신 발작 뇌전증 3상 탑라인 ... |
10 | 네이처셀 "미국에서 생명의 빛을 밝히겠습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