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ㆍ보충제 섭취 병행하면 재발률 증가
비타민제ㆍ보충제 섭취그룹서 재발ㆍ사망률 높게 나타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12-27 13:45   수정 2019.12.30 05:47

유방암 환자들이 항암화학요법제로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항산화 보충제(dietary supplements) 섭취를 병행할 경우 종양이 재발하거나 환자가 사망할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버펄로에 소재한 로즈웰 파크 종합암센터의 크리스틴 B. 앰브로손 박사 연구팀은 학술저널 ‘임상종양학誌’(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온라인판에 지난 19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협력적 임상시험에 충원된 유방암 환자들에게서 항암화학요법제 사용과 보충제 섭취 병행이 생존률에 미친 결과’이다.

앰브로손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항암화학요법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 중인 암 환자들의 경우 복합비타민제를 제외한 다른 각종 보충제를 섭취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함을 조언하고 있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리게 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지난 20여년 동안 축적된 연구자료들에 따르면 비타민E, 베타카로틴 및 셀레늄 등의 항산화제들을 항암효과로 잘 알려져 왔음에도 불구, 일부 암의 발암 위험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암 재발을 유발할 수 있고, 항암화학요법제의 효과를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한 예로 비타민E 섭취가 건강한 남성들에게서 전립선암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시험사례가 공개된 바 있다.

앰브로손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유방암을 치료하는 동안 보충제 섭취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첫 번째 연구사례이다.

아울러 유형을 불문하고 암을 치료하는 동안 보충제 섭취를 병행할 때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평가한 두 번째 연구사례이다. 첫 번째는 비타민C가 항암화학요법제로 치료를 진행 중인 직장결장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던 예일대학 암센터의 찰스 푹스 박사 연구팀의 연구사례이다.

로즈웰 파크 종합암센터 암 예방‧조절연구부를 총괄하고 있는 앰브로손 박사는 “이번 연구사례가 관찰연구였던 데다 보충제를 섭취한 환자 수가 소수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더라도 도출된 결과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항암화학요법제를 치료를 진행하기 전과 진행하는 동안 항산화 보충제를 섭취한 환자들에게서 유방암 재발률이 높게 나타난 데다 이보다는 덜했더라도 사망률 또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것.

앰브로손 박사는 또 “비타민B12, 철분 및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에도 예후가 좋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된 연구사례는 위험도가 높은 초기 유방암 환자들을 위한 보조요법제로 독소루비신(doxorubicin), 사이클로포스파마이드(cyclophosphamide) 및 파클리탁셀(paclitaxel) 등 3개 항암화학요법제들의 최적 용량 및 투여시기를 결정하는 데 취지를 둔 임상 3상 ‘SWOG 시험’이다.

시험에 참여한 2,716명의 피험자들은 지난 2003~2010년 기간에 충원됐다.

피험자들은 평균 6년 동안에 걸쳐 항암화학요법제 투여로 인해 부작용이 수반되지 않았는지 유무와 함께 암이 재발될 때까지 소요된 기간 등에 대한 추적조사를 연구팀으로부터 받았다.

이와 관련, 비타민제와 항산화 미네랄 보충제 등이 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아니면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유무는 논란의 대상으로 자리매김해 왔던 형편이다.

각종 항산화제들이 항암화학요법제의 항암작용을 저해할 수 있음을 시사한 일부 입증자료들은 단적인 예. 항암화학요법제들은 체내에서 산화(酸化) 스트레스를 유도해 암세포들을 사멸케 하는 약물이다.

항산화제들이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지만, 항암화학요법제들의 작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사례들도 발표되어 왔다.

반면 찰스 푹스 박사팀의 연구사례와 같이 암 환자들이 보충제 섭취를 통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임을 입증한 연구사례들도 없지 않다.

보충제 섭취가 항암화학요법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앰브로손 박사팀은 시험에 참여한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각종 보충제 섭취실태를 파악하는 데 목적을 둔 상세한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분류가 이루어진 직후였던 시험 착수시점과 항암화학요법제 투여가 종료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2회에 걸쳐 진행됐다.

그 결과 두차례 설문조사에 모두 응한 1,134명의 환자들 가운데 18%가 최소한 한가지 항산화 보충제를 매일 섭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44%는 복합비타민제를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항암화학요법제 투여 전 및 투여 중에 비타민A, C 및 E 보충제와 카로티노이드 보충제, 코엔자임Q10 보충제 등을 섭취한 그룹의 경우 41%에서 유방암이 재발한 것으로 파악되어 눈이 크게 떠지게 했다.

더욱이 수치상으로는 이보다 높지 않았지만, 보충제 섭취를 병행한 그룹에서 사망률이 높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

이에 따라 비타민B12, 철분 및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의 경우 유방률 재발률 및 사망률이 유의할 만하게 높은 수치를 보여 주목되게 했다.

복합비타민제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이와 달리 항암화학요법제 투여를 진행한 후 결과가 더 나쁘거나 좋음을 뒷받침하는 징후들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앰브로손 박사는 이번 연구사례가 당장 의사들이 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확정적인 결론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 줄 것을 요망했다.

보충제를 섭취했거나, 섭취하지 않은 환자그룹을 대상으로 보다 대규모의 피험자 무작위 분류 임상시험이 진행되어야 한층 명확하고 강력한 상관관계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사료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럼에도 불구, 이번 연구가 항암화학요법을 진행 중인 암 환자들에게 보충제 섭취와 관련해 유의해야 할 부분을 유념토록 하는 데는 충분해 보인다고 피력했다.

앰브로손 박사는 “어떤 유형의 암이든 진단받은 호나자들을 비타민제 또는 각종 보충제를 섭취하고자 할 때 우선 의사에게 의견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타민이나 각종 미네랄 등의 영양소를 음식물을 통해 섭취토록 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항암화학요법을 진행 중일 때에도 건강하고 균형된 식생활을 통해 필요로 하는 영양소들을 섭취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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