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발병 22%…“자살률 낮추려면 SSRI 처방 제한 없어야”
김상은 기자 kim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5-12 13:47   수정 2021.05.12 14:59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국내 우울증 유병률이 3.8%(2018)에서 22.1%(2021)로, 자살에 대한 생각도 4.7%(2018)에서 13.8%(2021)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 덴마크 대사관이 지난 10일(월) 오후, 서울 주한 덴마크 대사 관저에서 열린 제4차 ‘한-덴마크 일차 보건의료 및 정신건강’ 세미나에서 삼성서울병원 홍승봉 교수는 “정신건강에 비상이 걸렸다”라고 우려를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장기화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대중의 스트레스 증가와 우울증·불안증 환자 급증, 고령화 사회로 인한 치매 등 유관 질환 증가 등, 정신건강 내 새로운 양상의 대처 방안으로 일차 보건 의료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홍승봉 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과 항우울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가장 낮고, 자살률은 지난 15년간 가장 높았다. 홍승봉 교수는 외국사례와 비교해 국내에서 자살률을 낮추려면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0년에 SRI 항우울제가 판매된 후부터 유럽, 미국, 호주의 자살률이 빠르게 감소했다. 반면 한국은 전체 의사의 96%를 차지하는 비정신과 의사들이 안전한 SSRI 항우울제를 60일밖에 처방할 수 없는 의료보험 기준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교수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중 약 70%의 경도, 중등도 환자들은 1차의료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나머지 약 30%의 난치성, 심한 우울증 환자는 정신과 전문의를 통해 치료가 이뤄진다. 

앞서 2013년에 한국을 방문한 OECD 자문관 수잔 오코너 박사는 한국의 SSRI 항우울제 처방 제한이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차의료에서 우울증 치료가 증가해야 자살률이 감소한다며 OECD 권고안을 발표하였지만 이는 실행되지 않았다.

이번 세미나는 정신건강에 있어 일차 보건 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보건부, 덴마크 북부 지역 보건당국, 덴마크 우울증 환자 협회, 삼성서울병원 및 한국 미고사(자살 사별자 자조모임) 등 정신건강 유관 기관들의 협력을 도모하고자 마련되었다.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 대사는 "덴마크는 병원과 1차 보건의료계의 협력이라는 거시적인 접근으로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고 의료시스템의 자원 배분을 최적화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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