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에 앞서, 현 의대 교육 시스템 문제 개선해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개최 토론회서, 의대 교육 인프라 부족 지적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8일 열린 신현영 의원실 주최 ‘의대정원 확대 연속토론회 제4차’ 참여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약업신문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부족한 의대 교육 인프라를 직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서남의대 폐교 사례를 들어, 부실의대 방지를 위해선 교육 시스템 개선 등 정책이 정원 확대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대 정원 확대 연속 토론회' 제4차를 개최했다. 

신 의원은 의대 정원 확대에 앞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부실 의대 방지를 위해 각 의대가 노력할 것을 논의해보자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도 토론회에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 회장은 "서남의대 재학생과 졸업생의 아픔을 잘 알기때문에, 오늘 이 자리가 소중하다"면서 "의사인력 수급문제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의료계와 정책 전문가들이 '의사인력계획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국의과대학-의전원협회 이종태 정책연구소장은 "현재 일부 의과대학은 양질의 의학교육을 수행하기에 인력-시설-재정 측면에서 부족함이 많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독리적인 상설 자문기관으로 제도화해 이런 문제점을 예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의대 졸업 후 전공의교육의 연속성이 부족하고 수련의 제도(인턴, 레지던트) 개선이 필요한 점 등을 문제로 꼽으며, 현 의대 교육 과정이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선발맞춤 교육을 하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연구자 교육과 미래의료교육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이 소장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대학특성과 지역사회에 맞춰 학생을 뽑고 교육을 하는, '사회책무성 의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사회 경험은 학생들에게 지역사회와 소외 계층 진료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향후 졸업생이 지역사회 및 소외된 지역에 정착해 일하게 조장할 것"이라며 "지역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의료계는 협력해 국민의 요구를 충족하는 높은 가치를 지닌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회적 책무성을 갖춘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의학교육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제도 및 재정적인 지원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북의대 권근상 교무부학장은 이날 서남의대 폐교 사태 당시의 어려움을 전했다.

권 학장에 따르면, 당시 서남의대엔 학생 간 갈등과 교수 부족 현상이 있었다. 조별 학생 증가로 임상술기시설 공간 등이 부족해지면서 학습 인프라가 축소됐고, 학생 증원으로 증가된 교육에 부담을 느낀 교수들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는 것. 결국 종합대학인 서남의대는 2018년 폐교했고, 당시 재학생들은 전북의대 및 원광의대로 편입학해야 했다. 이는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반대 근거와도 맞닿는다.

대한기초의학협의회 김인겸 회장은 명문대로의 전환을 위한 방법으로 의사국가고시에 기초의학 교과목을 포함시키고, 의학과학-석-박사 통합(연계) 과정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보건복지부는 의학교육점검반을 꾸려 대학 현장 목소리를 충실히 청취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김예슬 사무관은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에 공감한다"면서도 "여러 국책연구기관 소속의 전문가들을 위촉해 구성한 의학교육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관은 의학교육점검반이 각 대학 현장 의견을 청취했고, 대학 별로 수요 감당을 위한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내용을 복지부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의학 분야가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임상교원의 경우 병원을 신설하겠다는 학교가 있어 부족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인 27일엔 서울시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23차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선 '고위험-고난도 필수의료행위의 보상 확대'와 '의료분쟁 관련 제도 개선방안' 등 필수의료 정책 패키치 내용에 대한 토론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의사인력 확대를 포함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