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희 회장 "'성분명처방' 제도화 꼭 이뤄져야 "
품절약 사태 등 약사회 모든 현안 해결할 '열쇠'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12-08 06:00   수정 2023.12.08 06:01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6일 열린 송년 전문언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약사회 권영희 회장이 소회를 밝히고 있다. ©약업신문

"성분명처방 도입으로 약에 대한 주도권을 약사가 가져오자"

서울시약사회 권영희 회장이 '성분명처방'이 모든 약사회 현안을 풀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6일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송년 전문언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해 소회를 밝혔다.

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품절약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약국가의 민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약사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해결과 동시에 동일성분 조제(대체조제) 활성화를 독려할 생각"이라며 "약에 대한 주도권을 우리가 가져 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올 한해 행동에서 아쉬운 건 없다. 행동해야 하는 건 서슴 없이 나섰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서울시약사회'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약사 회원을 위한 일이라면 먼저 행동하고 실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권 회장은 오랜 시간 이어져온 한약사와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겠다 단언해서 말할 순 없지만 행동에 나서겠다"고 실천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해결하겠다'고만 하고 진척이 없지 않았냐"면서 "현재 TF회의를 2주에 한번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내년 예정된 서울시약사회장 선거에서 재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 해야 할 회장으로서의 책무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비대면진료 확대 발표안은 너무 당혹스럽다"면서 “비대면진료가 본격 시행되기 전에 '공적 전자처방전'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비대면진료 확대를 막아내는 것을 올 한해 남은 기간 꼭 해야 할 일로 꼽았다. 

다음은 권 회장과의 1문 1답.

 

Q. 정부가 비대면진료 야간·휴일 초진 허용안을 발표했는데.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시범사업 확대방안을 발표해 그야말로 폭탄 맞은 심정이다. 정부가 발표한 확대방안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첫 발표안과 비교 표를 만들어봤다.  '사설 플랫폼을 살리고자 전면 확대했구나'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약사회에서도 긴급 회의를 열어 현안에 대해 약사회 차원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4일부터 사전 회의, 상임이사회, 긴급 지부장 회의 등 매일 회의를 열어 의견을 모았다.

 

Q. 약사회 차원의 비대면진료 대응 방안이 정해진 건가.
정부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확대방안에 대해 참여 거부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 행동 강령과 지침에 대해 논의했다. 아직 밝힐 순 없다.

 

Q. 작년 '성분명처방' 원년으로 삼았고, 올해 2년차를 맞았다.
 성분명처방 '제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의약품의 품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체조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워 행동에 옮겼다. '동일성분 조제 아주 쉬워요' 매뉴얼을 만들고 '내가 먹는 약 성분명 알기' 조제약봉투를 제작해 전국 분회에 다 보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체조제율이 1.25%로 사상 최초로 1%를 넘어섰다고 한다. 서울시약 차원의 노력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서울시약사회에서 2년 동안 성분명처방 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한약사회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게 아쉽다.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Q. '성분명처방'도입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가 있나.
이제는 국회의원이나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들이 성분명처방에 대해선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다. 물론 대한의사협회가 성분명처방에 대해 워낙 부정적인 입장이 커 '불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성분명처방에 대한 국민-국회 공감대가 형성돼 어느 순간 폭발할 수 있다는 긍정적 희망을 갖고 있다.

약 봉투 전문제작업체 조은봉투와 업무협력해 진행하는 약봉투 할인 이벤트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16개 시도지부가 다 참여해 총 791개 약국이 '내가 먹는 약 성분명알기' 약봉투를 사용하고 있다. 병-의원과 붙어 있는 약국은 사용하기 힘든 약 봉투임에도, 성분명처방 약봉투를 쓰는 약국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국민에게 계속 스며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대관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지난 6월부터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3개월간 시행됐을 때, 서울시약사회는 즉각 약사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6월 15일부터 플랫폼 업체의 가이드라인 지침 준수 여부를 지속 모니터링했다. 또 전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4차례 진행하는 등 불법사례를 수집하는 데 힘썼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시범사업 기간 중 1달 반 동안 23개월치 비급여 의약품이 처방된 점을 지적할 수 있었다. 또 국회에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비대면진료 관련 참고인으로 불러 상황을 설명할 수 있었다. 실제로 자료 수집과 제작에 참여했기에 참고인으로 간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의 폐해를 정확하고 자세히 짚었다.

 

 Q. 올해 가장 잘한 일은.
장기화되고 있는 약 품절로 인한 약국 현장의 고충을 해결하고 환자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성분명처방인 만큼, 성분명처방도입을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말 충북 오송 식약처와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진행했던 1인 시위 때부터 약사 회원들의 호응이 이어졌던 것 같다. (침착했던 권 회장은 이 부분에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 
총회나 연수교육에서 회원들을 만나면 층약국에서조차 의사들이 처방과 관련해 갑질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 근본적으로 ‘성분명처방’이 안되기 때문에 한약사들이 약사가 떠난 약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최근엔 ‘심야약국’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약사가 약국을 개설하고 심야까지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이런 모든 현안의 중심에 '성분명처방'이 있고, 회원들의 맺힌 한을 꼭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가 뭐라고 하던 ‘성분명처방’ 도입을 위해 끝까지 힘쓸 것이다.

 

Q. 임기 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는.
임기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중요 회무와 관련해 다음 집행부에서 이어서 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만들어 놓겠다. 집행부가 바뀌면 모든 정책이나 회무가 다 리셋되는 게 가장 큰 폐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이 중요한 과제다. 현재 공적전자처방전과 관련해 국회 토론회를 마쳤고, 입법 과정 중에 있다. 국민과 시민단체가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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