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유전자, 혈액 검사로 더 정확히 진단 가능
전장유전체 순환종양 DNA 분석법 효과 확인..."더 많은 암종, 표적 치료 기대"
이상훈 기자 jianhs@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7-11 10:23   
연세암병원 연구팀. ©연세암병원

검사가 까다로웠던 유방암 유전자를 혈액 검사만으로 정확하게 진단하는 분석법이 개발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김민환김건민 교수 연구팀은 녹십자지놈 연구소장 조은해 박사 연구팀과 함께 혈액 검사로 더 간편하게 유방암 유전자를 진단하는 전장유전체(WGS) 순환종양 DNA(ctDNA) 분석법을 개발해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최근 혈액 검사만으로 암 환자의 혈액 내 존재하는 종양 DNA인 순환 종양 DNA(circulating tumor DNA, ctDNA)를 진단하는 타깃 시퀀싱 ctDNA 분석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하지만이 분석법은 전체 유전자 중 200여개만 타깃할 수 있는 한계로 유전자 구조 변이를 정확히 검사할 수 없어 효용성이 낮은 단점이 있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전장유전체 ctDNA 분석법(LP-WGS ctDNA)은 유방암 환자의 혈액 내에 존재하는 종양 DNA를 찾아낸다기존 유전자 검사법보다 간편하며전체 유전자를 진단해 암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법이다이 방법은 산모의 혈액을 분석해 태아의 기형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는 비침습적 태아 유전자 검사 기술인 NIPT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분석법의 유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207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환자들이 항암치료를 시작하기 전 채취한 혈액을 검체로 사용했고종양 조직의 유전자 DNA 분석법과 혈액을 이용한 ctDNA 분석법을 비교했다두 분석법을 통해 확인한 유전자 변이 양상이 유사하게 나타나며혈액 검사로 암 조직의 유전자를 진단하는 ctDNA 분석법의 정확도를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이 분석법을 기반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과 치료 반응성을 예측하기 위한 I-Score도 개발했다. I-Score는 유전자 복제수 변이를 측정해 암 재발 위험률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산출한다. I-Score가 높은 환자들은 유전자 구조 변이가 많고 암이 공격적이라 재발과 진행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I-Score의 기능 평가를 위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다기관 3상 연구인 PEARLY 임상시험에 등록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465명을 대상으로 혈액 검체 분석을 시행했다.

I-Score가 높고 항암에 비완전관해를 보인 환자군에서의 2년 무재발 생존률은 55.9%였던 반면, I-Score가 낮으며 항암에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군에서는 96.9%로 나타나 매우 낮은 재발율을 보였다

이 결과로 연구팀은 I-score 점수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의 재발 위험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항암제 치료가 어렵고재발과 전이도 빠른 유방암 타입이다.

연구팀은 전장유전체 ctDNA 분석법이 유방암 타입과 표적항암제 타깃 유전자 진단표적항암제 내성 원리 규명난소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상동재조합결손(HRD) 분석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주혁 교수는이 분석법을 통해 침습적인 조직검사 없이 혈액 검사만으로 유방암 환자에서 암 유전자의 변이를 확인할 수 있다특히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에서 I-Score로 맞춤형 항암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분석법을 적용할 수 있는 암종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피인용지수 11.8)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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