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암, ‘이것’ 때문에 전이‧재발‧합병증 높다
대장암 10명 중 4명 직장암…45세 이후 정기적 대장내시경 필수
두유진 기자 dyj0128@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22 16:35   수정 2023.05.22 17:32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송주명 대장항문외과 교수(사진)는 직장암이 다른 대장암보다 장기에 전이되기 쉽고 재발률과 수술 합병증이 높다고 22일 밝혔다.

직장은 주먹 하나 크기의 좁은 골반 중앙에 위치하는데 전방은 전립선이나 질 등 생식기와 인접하고, 측면은 골반 혈관과 신경이, 후방엔 천골이 자리한다. 따라서 직장암은 인접한 다른 장기에 전이되기 쉽고, 결장암과 달리 재발률과 수술에 따른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국가암통계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2만7877명으로, 2만9180명인 갑상선암과 2만8949명인 폐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이는 2019년 전체 암 발생률 4위에서 위암을 제치고 한 계단 오른 수치다.

대장암은 사망률 역시 높은 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대장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8984명으로 폐암 1만8902명, 간암 1만255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체 암 사망자 8만2688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9%다. 이는 암 사망자 10명 중 1명은 대장암으로 사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송 교수에 따르면 직장암은 전체 대장암의 약 40%를 차지한다. 2000년대 이전에는 결장암보다 환자가 많았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직장암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결장암 비율이 약 70%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국내 직장암 발생비율은 더 감소할 전망이다.

대장암의 약 80%는 식습관, 비만과 같은 후천적,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나머지 10~20%는 유전적 요인이다. 특히 식습관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후천적 요인이다. 비만과 음주는 대장암 발생 위험을 2배가량 증가시키며, 흡연은 50%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대장암 환자 5명 중 1명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 교수는 “대장암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만 받으면 조기 발견을 통해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도 75%를 넘는다”고 말했다.

직장암의 위험은 50대 이상의 나이 또는 붉은 고기는 많이 먹지만 채소나 과일은 잘 먹지 않는 경우 더 커진다. 또 비만이 있거나 술, 담배를 즐기는 사람도 직장암을 조심해야 한다. 가족 중에 직장암이나 대장암 환자가 있었거나, 염증성 장 질환이나 가족성 용종증 같은 장 질환이 있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송 교수는 “대한대장항문학회에서는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 45세 이후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권장하고 있고, 국가암검진 사업으로 대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혈변이나 배변 습관의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직장암은 수술적 절제만이 유일한 완치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은 저위전방절제술이다. 직장은 지방조직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지방조직 안에 암세포가 퍼져 있을 수 있다. 저위전방절제술은 이 지방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골반으로부터 직장과 직장 주변 지방조직을 복강경 수술로 절제한다. 일부 초기 직장암에서는 대장내시경절제술 또는 경항문절제술 등을 통해 치료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 암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NGS 검사는 환자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유전자 변이로 인한 질환을 진단하고, 각 개인에게 잘 맞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NGS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유전자 변이부위를 한꺼번에 분석함으로써 검사 시간의 단축이나 개인 맞춤형 치료를 통한 치료제(약물)의 반응이 예측 가능해져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송 교수는 “직장암은 다른 대장암보다 재발률이 높고, 좁은 골반에서 발생하는 암이기 때문에 국소 재발률 또한 높다”며 “재발률은 20~50% 정도로 3~5년 안에 주로 재발하고 5년 이후에는 재발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직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운동이 중요하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와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을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규칙적 운동은 장의 연동을 촉진시켜 대변이 장 내에 머무는 시간을 줄여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비만도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 흡연과 음주 역시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는 만큼 담배와 술을 멀리하는 생활 습관이 좋다.

송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45세 이후에는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50세 이후 대장암 발병률이 높고, 내시경적 용종 절제가 용이한 대장암 전 단계 상태에서 발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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