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간 한국인 사망원인 1위가 암인 가운데, 환자수가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 9월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8만2688명이 사망한 암이다.
암은 지난 1983년부터 통계를 집계한 이래 1위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161.1명으로 전년보다 1.0명(0.6%) 증가했다. 구성비로 보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전체의 26.0%다. 4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국인에게 가장 잘 발생하는 암은 무엇일까? 약업닷컴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0년 암 상병 진료비 통계를 분석한 결과,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암은 갑상선암이다.
2020년 갑상선암 환자는 모두 36만8687명으로 조사됐다. 이어 유방암(20만6120명), 위암(15만5311명), 대장암(13만9659명), 전립선암(10만3885명), 폐암(10만1177명), 간암(7만4607명), 방광암(3만7780명), 비호지킨림프종(2만6069명) 순이다.
하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환자수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 국내 암 사망률은 폐암이 10만명 당 36.8명으로 가장 높다. 이어 간암(20.0명), 대장암(17.5명), 위암(14.1명), 췌장암(13.5명) 순이다. 환자가 가장 많은 갑상선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00%로 다른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과가 좋다.
갑상선암 환자가 증가한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늘어난 조기 검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과도한 갑상선암 검진이 자칫 불필요한 치료로 이어진다는 것. 한 때 과잉진단 문제가 불거지며 감소 추세를 보이던 갑상선암이 다시 증가한 것은 생각해볼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선욱 교수는 “건강검진 증가와 초음파 기술의 발달로 환자가 상당부분 증가한 것은 맞지만, 검진을 하지 않은 10대 및 소아에서도 갑상선암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증가도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조선욱 교수는 “5년 생존율을 얘기할 때 마치 아무도 안 죽는 것처럼 말하지만,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해 늦게 재발하고 전이돼 5년째 재발이 없다고 완치판정을 하기 어렵다”면서 “20년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장기전이기에 삶의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흔히 갑상선암을 착한암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100% 맞는 말은 아니다. 가장 예후가 안 좋은 암 중 하나로 알려진 미분화갑상선암은 진단과 동시에 3~4개월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암이다.
조선욱 교수는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높아 이런 케이스들은 희석되곤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갑상선암은 환자수는 가장 많지만 요양급여비용 총액은 상위 10종 중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1위 유방암이 9534억원인데 반해 갑상선암은 2468억원으로 7066억원의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늘면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하지 않거나 림프절 절제술 대신 절반절제술만 하는 등 치료범위가 좁아지고 있다”며 “완전 초기라면 치료 대신 경과관찰만 하는 경우도 있어 청구비용이 감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