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입점 계약이행 부실 컨설턴트, 선지급 1억원 반환
수원지법 판결…"3개과 약속에 1개과·페이닥터는 계약 완수했다고 볼수 없어"
이승덕 기자 duck4775@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4-30 06:00   수정 2018.04.30 06:10
임대인에게 3개과 이상 병원 입점을 약속하고 1억원을 선지급 받은 컨설턴트가 부실한 계약진행으로 금액을 반환하게 됐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4일 원고 A씨가 컨설턴트 B씨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이 같이 판결했다.

원고 A씨는 약국 임대를 위해 화성시 소재 6층 건물의 1층의 한 점포를 분양받았다.

A씨는 이 때문에 해당 건물에 병원 입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피고 B씨를 만나 2015년 10월 26일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은 B씨가 '3, 4, 5, 6층 의원을 입점 유치'하는 조건으로, 입점과목은 '산부인과,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 3개 과목 이상을 입점계약하는 경우 총 1억원을 지원금으로 지급(계약금 1천만원은 계약시, 잔금 9천만원은 계약 내용상 병원입점계약시 지불)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계약금 1천만원을 계약 당일 지불한 것 뿐 아니라, 잔금은 병원 입점 계약 이전인 2015년 11월(2천만원), 2015년 12월(7천만원)에 각 지급됐다.

이후 B씨가 1년이 넘도록 병원 입점에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A씨는 2016년 10월 개국할 약사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B씨는 해당 약사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1억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2017년 B씨가 이행했다고 주장하는 계약내용은 당초 계약에 한참 못 미치는 내용이었다.

2017년 1월 산부인과의사가 건물 4층에 의원을 개설해 산부인과,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봉직의사(페이닥터)로 고용하고 4개월 만에 폐업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B씨가 A씨와의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B씨는 건물 4층에 의원이 개원했고, 근무하는 의사가 4명이며 그들 모두 전문의이므로 계약 내용을 완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약내용에서는 건물 '3층, 4층, 5층, 6층 의원을 입점 유치하는 조건'이라고 돼 있는데, B씨는 이에 대해 층별로 병원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 어디에라도(설령 1개층 만이라도) 의원을 유치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문언상으로는 각 층에 모두 의원을 입점 유치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밖에 없고, 비교적 큰 대금을 치르는 계약에서 과연 1개층에만 의원을 유치해도 A씨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계약내용에서 B씨가 한 것은 1개 의원 입점과 4명 의사 근무(산부인과 전문의 2명, 가정의학과 전문의 1명, 내과 전문의 1명)인데, 법원이 판단한 3개과목 이상 입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B씨의 주장대로 보면 극단적으로는 일반의 4명이 진료과목만을 계약 항목 중 3개 이상을 진료한다고 표시해 의원을 개원하더라도 계약이 완수됐다고 봐야하는데, 이는 사건 용역계약 목적 등 제반사정을 보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따라서 법원은 B씨가 수행한 내용이 산부인과 1개, 내과 1개의 입점계약을 성사시킨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계약내용 완수를 조건으로 수령했던 1억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을 진행한 우종식 변호사(법무법인 규원)는 "누군가에게 용역이나 컨설팅을 맡긴다면 꼭 계약서를 작성하고, 용역의 조건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며 "계약의 일부라도 중요한 부분이 이행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조건부 계약에 있어서도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면 조건부 지급한 금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상대방이 제시한 제시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면 미리 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특히 우 변호사는 재판과 관련해 "통상 약국 컨설팅 계약에서는 일반의가 진료과목을 표시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진료과목을 전문과목으로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