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소비자 연간 화장품 소비액 94억달러

총 지출액 11.1% 점유..블랙 뷰티 브랜드 비중 여전히 미미

 

미국에서 8월 17일부터 23일에 이르는 한주간은 ‘내셔널 블랙 뷰티 위크’(National Black Beauty Week)이다.

‘내셔널 블랙 뷰티 위크’는 흑인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흑인들이 창업한 뷰티 브랜드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2022년 처음으로 제정되어 연례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흑인 남‧녀의 아름다움을 포용하고, 흑인들 특유의 뷰티문화를 재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 또한 ‘내셔널 블랙 뷰티 위크’에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 흑인 소비자들과 뷰티 브랜드, 전문인 및 기업가들을 위한의 디지털 플랫폼 ‘사디아’(Sadiaa)는 흑인 소비자들의 화장품 사용실태와 업계 기여도에 대한 통계수치들을 1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흑인 소비자들은 지난 2023년 한해 동안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총 94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구매하는 데 지출하는 금액은 미국 소비자 전체 화장품 지출액의 11.1%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 흑인용 뷰티 브랜드들은 화장품업계 전체 매출액 가운데 고작 2.5%를 점유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흑인이 창업한 뷰티 브랜드들은 소매유통채널의 매대에서 4~7%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데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업계의 흑인 고용자 비율 또한 4~5% 남짓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디아’는 이 같은 과소성(underrepresentation)이 인종차별에 의해 한층 더 복잡한 양상을 내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흑인여성들 특유의 체모와 안면의 특징, 신체적인 특성 등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는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디아’의 설립자인 스테파네타 하먼 대표는 “흑인들을 위한 뷰티 브랜드가 성공을 거둔다면 우리 모두가 성공하는 것”이라면서 “그들의 성공이 단지 사업적인 측면의 성장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흑인을 위한 뷰티 브랜드들이 우리의 커뮤니티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부(富)의 순환을 가능케 해 주면서 흑인들 특유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반영된 제품들을 공급하고,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하먼 대표는 설명했다.

하먼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흑인들을 위한 뷰티 브랜드가 폐업하게 되면 단지 관련제품들이 없어지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의 일부분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흑인들이 창업한 뷰티 브랜드에 대한 가시적인 지원이 사라지게 되고, 이는 흑인들의 유산을 보호하고 성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책임을 우리가 더 많이 떠안게 된다는 의미라는 점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흑인들의 이야기와 혁신, 아름다움은 단지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장해 나가야 할 부분들이라면서 하먼 대표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먼 대표는 뒤이어 “흑인들을 위한 뷰티 브랜드들에 대한 지원이 미미해지고 있다”면서 “지난 2022년에 전체 벤처캐피털 시장이 25% 감소한 반면 흑인들을 위한 뷰티 브랜드들에 대한 지원은 45% 급감해 훨씬 더 확연한 뒷걸음질이 눈에 띄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통계는 흑인 화장품 기업가들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산출된 수치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흑인들이 애용해 온 뷰티 브랜드들이 오늘 문을 닫고 있습니다. 사세(社勢)는 말할 것도 없는 데다 비용이 상승하고 있고, 공급망이 도전요인들에 직면하고 있으며, 새로운 관세가 이익을 잠식하면서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