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Z세대, 이제 '향'보다 '립'…유행 '지각변동' 전망

글로시·체리톤 립 상승세 뚜렷, 효과적 메이크업 선호 영향

▲ 미국의 뷰티 제품 구독 서비스 업체 IPSY가 최근 발간한 '뷰티 디스커버리 리포트(Beauty Discovery Report)' 보고서 중 일부. ⓒIPSY

북미 Z세대의 관심이 향수에서 립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뷰티  구독 서비스 업체 IPSY가 최근 발간한 '뷰티 디스커버리 리포트(Beauty Discovery Report)' 보고서는,  립 카테고리가 북미 Z세대의  뷰티 유행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IPSY는 월 14 달러 수준의 구독료를 지급하면 70 달러 수준의 뷰티 제품 5개를 매월 제공하는 뷰티 구독 서비스 업체다. 북미 전역에서 2억건의 제품 리뷰와 회원 데이터를 수집하고, 2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뷰티매니아 커뮤니티를 통해 최근 북미 뷰티 소비자의 행동 패턴과 트렌드를 분석했다.

IPSY가 조사한 Z세대 뷰티 제품 선호도 순위에서 '립' 제품은 향수를 제치고 3위에 등극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여전히 향수를 3위로 꼽고, 새로운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향이라고 대답한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미국의 유행이 향수에서 입술 화장품군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 뷰티 시장에서 가장 '핫'해질 수 있는 제품 카테고리 또한 립 카테고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립 제품 중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키워드는 '글로스'와 '베리 톤'이다. 특히 베리 톤은 지난해 8월 기준 주문이 422% 급증했고, 올해 베리톤에 대한 관심은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IPSY의 CMO(최고 상품 책임자) 크리스티 웨스트럽(Kristy Westrup)은 현지 매체 코스메틱디자인(CDA)과의 인터뷰를 통해 Z세대의 립 선호가 재미있고 접근하기 쉬우면서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메이크업을 하고 싶어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웨스트럽은 "Z세대는 '베리 톤의 립 글로스를 바르는 것'처럼 저렴하고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메이크업 트렌드를 경험하는 방법을 선호한다"며  "최근 뷰티 틱톡에선 립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데, 제품 하나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수의 유행과 비슷한 현상"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또, 최근 뷰티 업계의 주목할 만한 변화로 최근 북미에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든 브랜드'가 연예인 등 셀럽들이 만드는 '셀럽 뷰티'의 인기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IPSY 조사 결과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Top5 목록에 메이크업 아티스트('MUA') 브랜드 3개가 포함됐다.  아나스타샤(ANASTASIA), 다네사 마이릭스(DANESSA MYRICKS) BEAUTY, 포뮬러 Z(FORMULA Z) 등이다. 처음 시도되는 혁신적인 제형이 MUA 브랜드가 인기를 얻는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웨스트럽은 이를 '전문가 교육의 결과'로 봤다. 매일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를 끊임없이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발견한 제품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한데 MUA 브랜드는 이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

그는 "대부분의 MUA 브랜드는 메이크업에 대한 교육을 브랜드 소통 수단으로 삼고 발전한다"며 "MUA가 아닌 브랜드 입장에서도 모방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귀띔했다.

'세럼' 제품의 인기가 파운데이션을 넘어설 정도로 확고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최근 북미 시장의 큰 변화로 언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PSY 구독 고객의 89%가 세럼과 보습제를 선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9%가 증가한 수치였다. 파운데이션은 MZ 세대 선호 제품 5위 안에 들지 못했다.

웨스트럽은 "파운데이션보다 세럼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일상 생활을 더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다기능 스킨케어-메이크업을 선호한다는 뜻"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올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