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이커머스 12년간 46배 확대, 지속 성장 예상
쇼피·라자다 등 성장세 주도하는 대형 플랫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2 06:00   수정 2025.05.22 06:01

동남아시아의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30년이면 이 지역의 이커머스 매출은 4100억 달러(572조565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거래 활성화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당 지역 유력 플랫폼인 쇼피와 라자다에서 화장품 쇼핑을 하는 소비자 이미지. ⓒDALL·E

싱가포르의 금융 서비스 및 컨설팅 기업 DBS 그룹은 시장조사 기업 Cube와 협력해 진행한 'DBS Sina Southeast Asia 2025 기술 경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의 2024년 이커머스 매출은 1840억 달러(256조900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시장이 빠르게 확대돼 2030년이면 4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성장률은 연평균 14%에 달한다.

동남아는 지난 10여년간 전례 없는 온라인 소비 증가를 경험했다. 2012년 연간 40억 달러에 불과했던 이커머스 매출이 2024년엔 1840억 달러까지 늘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2년동안 무려  4500%(46배)나 증가했다.

대형 플랫폼 중심의 이커머스 시장 구조 변화는 동남아시아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독립적 이커머스 웹사이트 등 이커머스 채널의 다양성이 점차 대규모 플랫폼으로 통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그랩(Grab) 등 거대 플랫폼은 다양한 제품과 최적화된 사용자 쇼핑 경험, 보조금 등을 바탕으로 대다수의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현재 동남아 지역의 대형 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강력한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의 발현이라고 봤다. 낮은 가격으로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면 판매자가 늘어나고, 규모 확대로 인해 고정비용이 낮아지면 효율성 증가로 가격을 더 낮게 할 수 있는 선순환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는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전환점이 됐다. 라자다, 그랩, 쇼피가 잇따라 손실에서 이익으로 전환했다. 보고서는 수익성 강화 배경에 △상위 플랫폼 간 통합 증가 △이커머스 처리율 증가 △운영 효율성 및 집중 투자 △신규 시장 진입자 영향력 제한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사례처럼 창고 관리부터 최종 배송까지 전과정을 처리하는 사업 모델에 투자해 운영 효율성 및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초창기의 라자다, 쇼피는 창고 및 유통과 관련해선 적극적 투자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증가하는 택배 배송 수요를 맞추기 어렵게 되자, 비용 통제 및 효율성 강화를 위해 자체 유통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보고서는 쇼피의 물류 부서인 'SPX'를 예로 들었다. SPX는 현재 플랫폼 전체 배송 물량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고 있다.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면서, 플랫폼들은 빠른 성장에서 지속가능 성장으로 전략을 바꿔 나가고 있다. 보고서는 다음 성장 단계의 핵심 요소는 비용 최적화, 안정적 수익 증가, 충성 고객층 형성에 있다는 견해를 전했다.

DBS은행(星展银行) 신경제그룹 책임자 차이스광(蔡世光)은 "플랫폼들은 스마트 물류와 금융 기능 내재화(embedded finance) 관련 투자를 통해 보다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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