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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은 전염되지 않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증상이 반복적으로 악화와 호전을 거듭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로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치료법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지속할 수 없는 중증 판상 건선 환자에게는 최근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치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건선의 면역학적 기전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다양한 면역학적 경로들이 밝혀졌으며, 유전자 공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생물학적 치료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국내 첫 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인 '빔젤릭스 오토인젝터(비메키주맙)'가 주목받고 있다.
빔젤릭스는 기존 치료제들이 인터루킨-17A(IL-17A)만을 억제하던 것과 달리, IL-17A와 IL-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최초의 판상 건선 치료제다. 임상시험 결과, 주요 생물학적 제제들과 비교해 높은 PASI 도달률을 나타냈다.
특히 동일한 IL-17 억제제인 세쿠키누맙과의 비교 임상에서 16주차 PASI 100 도달률이 빔젤릭스군에서 61.7%로 세쿠키누맙군 48.9% 대비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투여 후 4주 차 PASI 75 도달률에서도 빔젤릭스군은 71%로 세쿠키누맙군의 47.3%를 앞서는 결과를 보였다. 장기적으로는 임상 3상 연구의 연장시험(Be Bright)을 통해 PASI 100 도달률이 3년간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빔젤릭스는 의료적 수요가 높은 중증 건선 치료 분야에서 환자의 치료 옵션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IL-17'을 주제로 DEBATES 세션이 개최됐으며, 중증 건선 치료에 사용되는 다양한 IL-17 제제의 임상적 효과가 발표됐다.
특히 분당차병원 피부과 김동현 교수가 IL-17A와 IL-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최초의 제제인 빔젤릭스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김동현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빔젤릭스의 이중 억제 기전의 효과성을 살펴보고, 최신 건선 치료 환경과 빔젤릭스의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최근 건선 치료에 있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는 얼마나 달라졌나? 여전히 남아있는 미충족 수요가 있다면?
예전에는 건선이 잘 낫지 않는 병, 혹은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라는 인식이 거의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은 ‘낫지 않는다’는 표현보다는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관리하는 질환’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건선도 치료를 하면 염증성 면역 반응이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피부 표면에 보이던 병변들이 사라지고 치료하는 동안에는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최근 출시된 치료제들의 효과가 워낙 좋다 보니 치료를 중단하더라도 비교적 긴 시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나 독감 등 몸의 면역 반응을 강하게 자극하는 일이 발생하면 건선이 다시 재발하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비만·고지혈증 등 몸에 염증이 많은 경우 치료를 하더라도 완전히 낫지 않고 피부에 조금씩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잘 부딪히는 부위나 다리, 정강이, 두피와 같은 부위가 그렇다.
이 경우 환자들에게 삶의 방식을 바꿔보자는 제안을 하기도 한다. 건선이 ‘관리’ 하는 질환이다 보니 삶의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다 보면 실제로 건선도 조금씩 좋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체중 관리를 하고,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혈당이나 고지혈증을 낮추면 건선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Q. 건선 치료에 있어 생물학적제제를 선택할 때 기준이 있다면?
생물학제제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심한 만성 판상 형태, 체표면적의 10% 이상이면서 PASI 점수 10점 이상, 메토트렉세이트나 사이클로스포린을 3개월 이상 복용하거나 광선치료를 3개월 이상하여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보험급여를 인정받아 사용을 시작할 수 있다.
생물학제제를 우선적으로 고려를 해야할 환자는 첫째로 유병 기간이 긴 환자다.
건선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환이다. 염증을 유발한 면역세포들이 피부 속에 남아 ‘상주 기억 T세포(skin-resident memory T cell)’로 자리잡으면, 치료 후에도 반복적으로 병변이 재발할 수 있다. 유병 기간이 길수록 이 기억 세포가 더 많이 남아 병이 잘 낫지 않기 때문에, 유병기간이 길 수록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둘째로 동반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다. 건선 환자의 10명 중 1명 이상은 건선성 관절염을 동반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심혈관 질환 등 전신적인 염증 질환 위험도 증가한다. 따라서 동반 질환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생물학제제는 단순히 증상을 없애는 치료를 넘어 질병의 경과를 바꾸고, 장기적인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고려될 수 있다.
Q. 최근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IL-17 억제제 관련 디베이트 세션에 참여하셨는데.
IL-17A와 IL-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빔젤릭스 관련 발표를 맡았는데, 빔젤릭스는 기존에 나와있는 IL-17A만을 억제하는 생물학제제와 비교해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
기존 생물학제제는 PASI 90에 도달하는 비율이 약 70% 정도 되는데 빔젤릭스는 임상시험 결과 16주 차에 90%의 환자가 PASI 90을 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굉장히 빠른 시간내 도달한 결과로 다른 생물학제제와 비교하더라도 매우 빠른 도달율이다. 현재 생물학제제의 치료 유효성은 대략 PASI 75에 도달하는 비율이 90%, PASI 90에 도달하는 비율이 70%, PASI 100에 도달하는 비율이 40%정도이다. 그런데 빔젤릭스는 PASI 100 도달하는 비율이 16주만에 68%에 달했다. 익세키주맙과 세쿠키누맙의 경우 PASI 100에 도달하는 경우가 대략 50%정도 된다. 결과적으로 빔젤릭스는 현재까지 나온 생물학제제 중 가장 효과가 좋은 생물학제제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투약 간격이다. 보통 IL-17A 제제는 초기 투약과 유지 투약이 있는데, 초기 투약으로 집중적으로 효과를 낸 후 유지투약을 통해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 진행된다. 빔젤릭스는 초기 투약으로 4주 동안 1주 간격으로 총 4회를 맞고, 이후 8주 간격으로 유지 투약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에 2달에 한번 방문하면 되니 편의성이 매우 높다.
마지막 포인트는 빔젤릭스의 IL-17A와 IL-17F을 차단하는 기전의 의미이다. 기존 약제들은 대부분 IL-17A만 차단했다. 피부에서 사이토카인이라고 하는 염증물질의 양을 비교하면 IL-17A가 적고 IL-17F 많다. 그러나 IL-17A가 더 강한 생물학적 활성을 가지는 염증물질이기 때문에 17A를 타겟으로 하는 억제제가 먼저 개발된 것이다.
최근 흥미로운 연구 중에 IL-23 억제제인 구셀쿠맙과 리산키주맙에서 반응이 좋은 환자들의 특징을 연구하는데, 이들의 IL-17F 수치가 얼마나 많이 감소하는지를 본 것이다. 즉 IL-23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IL-17F가 없어져야 더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앞서 설명한 ‘레지던트 메모리 T세포(resident memory T cell)’가 IL-17F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IL-17F를 차단하면 이 디지즈 메모리(disease memory)를 줄일 수 있을 거라는 가설이 나오게 된 것이다.
빔젤릭스의 투약 기간 즉, 두 달에 한 번만 투약해도 좋은 효과가 유지될 수 있는 것도 이와 연관 지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빔젤릭스의 치료 효과가 5년간 동안 지속적으로 깨끗한 피부로 유지된다는 보고가 있다. IL-17F가 단순히 양이 많고 활성은 낮은 그런 존재로만 보는 것이 아닌 디지즈 메모리(disease memory)와 관련되어 있을 수 있어 관련 연구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Q. IL-17A, 17F 이중 억제 기전의 빔젤릭스가 향후 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 보는지?
빔젤릭스는 국내에서 아직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지만 향후 급여가 적용되면 널리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빔젤릭스의 경우 기존 IL-17A 억제제들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강 칸디다증(oral candidiasis)이 발생할 수 있으나, 국내 임상과 연장 연구에 참여하여 약 5명 정도의 환자를 경험한 결과 구강 칸디다증이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데이터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임상으로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
Q. 건선 치료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충족 수요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이다. 그리고 잘 낫지 않는 부위들이 있다. 예를 들어 두피, 손톱, 손바닥, 음부 등은 치료가 오래 걸리고 반복되기도 한다.
그리고 절대적 기준으로 PASI나 BSA 등의 수치가 있지만 실제 환자들은 이 수치와 무관하게 주관적 느끼는 고통이 있다. 특히 얼굴에 병변이 심한 경우 환자가 우울증을 겪기도 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삶의 질’이라고 하는 개념을 같이 고려해 주면 좋겠다. 의사에게 이런 부분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고, 생물학제제 보험 기준에 환자의 삶의 질을 반영할 수 있게 보완이 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훨씬 좋을 것이다. 다만 이를 제도화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Q. 건선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치료를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시작하라는 것이다. 건선은 단순한 피부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으로 ‘기억되는 병’ 이라는 점이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질환이 아니며, 오히려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수록 치료 반응이 좋고, 빨리 좋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치료 비용도 적게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좋은 전문의를 만나 단계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다. 꾸준히 치료를 받다 보면 충분히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된다.
또한 건선은 피부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건선 치료는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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