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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세포폐암(NSCLC)은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특히 초기 단계의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는 근치적 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았지만, 안타깝게도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30~55%가 재발 또는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효과적인 수술 전후의 보조요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다. 옵디보(니볼루맙)가 면역항암제 최초로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지난 2022년 3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22년 10월 국내에서도 적응증 확대를 허가받았다.
특히 옵디보는 최근 CheckMate-816 3상 임상시험의 4년차 장기 추적 관찰 데이터와 아시아인 하위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약업닷컴은 국내 폐암 치료 환경에서 옵디보가 갖는 의미와 실제 치료 현장에서 기대되는 역할에 대해 폐암 전문의의 심도 있는 의견을 들어보고자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분과 김홍관 교수와 최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는 서울 일원동에 위치한 병원 교수 진료실에서 진행됐다.
아래는 일문일답.
Q. 폐암은 재발률이 높아 수술 전 보조요법과 같은 다양한 치료 요법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정에서 면역항암제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국소 질환은 CT나 PET 검사로 병변을 확인한 후 절제나 방사선 치료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폐암 재발의 75-80%는 원발 질환과 상관없는 원격 전이 형태로 발생한다.
이는 진단 검사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잠복 전이 때문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신 요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전신 요법으로 세포독성 항암제가 사용돼 왔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서 세포독성 항암제를 통한 수술 후 보조요법의 생존율 향상 효과는 4-5% 정도로 제한적이었고, 수술 전 보조요법의 효과도 최대 10% 정도의 생존율 향상에 불과해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면역항암제가 등장해 4기 단계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장점은 롱 테일 효과다. 세포독성 항암제의 경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계속 생존율이 떨어지는 미충족 수요가 있었지만, 면역항암제는 어느 수준에서 생존 곡선이 더 이상 하강하지 않고 쭉 완만한 형태를 이룬다.
이런 장점을 가진 면역항암제가 3기, 나아가 1-2기 단계에서도 도입되며 세포독성 항암제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폐암 치료 성적 또한 큰 향상을 보이는 중이다.
Q. 면역항암제는 모든 폐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
면역항암제의 높은 유효성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으나, 모든 환자가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거나 잘 반응하지 않는 환자의 특성을 잘 알고 환자의 특성에 맞는 치료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하는 환자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다. 먼저 병기가 높을수록 반응이 좋다. 현재 2기 단계로도 면역항암제의 역할이 확장되고 있지만, 1-2기 환자들보다는 3기 환자들에게서 더 반응이 좋다.
세포 종류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편평세포암이 선암보다 더 잘 반응한다. 특히 선암의 경우, EGFR, ALK와 같은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면역항암제가 잘 안 듣는 편이다. 또 PD-L1이 매우 중요한 표지자로 고려된다. PD-L1 발현이 있거나 과발현될 경우, 면역항암제에 더 잘 반응한다.
면역항암제 수술 전 보조요법의 대상으로는 ‘수술로 병변이 깨끗이 절제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인지 여부를 중요하게 본다. 전체 치료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수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절제인 엽절제술(lobectomy) 환자를 우선 고려하며, 한 쪽 폐를 모두 절제하는 전폐절제술은(pneumonectomy) 수술로 인한 합병증률이 높아 신중하게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이 모든 요소에 앞서 가장 근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환자의 전신 상태(performence)다. 치료 과정에서 항암요법, 수술 등이 모두 진행되므로, 환자가 여러 가지의 치료를 무리 없이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환자의 기저 질환, 연령 등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을 평가한 글로벌 연구의 아시아인 하위 그룹 데이터가 최근 공개됐다. 글로벌 연구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어떤 치료 성과가 나타났나?
분석 결과,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료군과 대조군 간 무진행생존 곡선이 더욱 크게 벌어지며, 위험비가 점점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리학적 완전 관해(pCR)나 주요 병리학적 반응(MPR)과 같은 지표들도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치료군과 대조군 간의 극명한 차이가 벌어졌다. 물론 비아시아인 환자군에서도 치료군과 대조군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지만, 비아시아인 환자군보다 아시아인 환자군에서 pCR과 MPR이 수치적으로 더 높았다.
이는 연구에 등록된 환자를 대상으로만 하위 분석한 결과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나, 비아시아인보다 아시아인에서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을 통한 치료 전략이 더욱 유리할 것으로 볼 수 있다.
Q. CheckMate-816 연구를 통해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이 화학요법 대비 10배 이상 높은 pCR을 확인했는데,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수술 전 보조요법의 궁극적인 역할은 재발을 일으키는 원격 잠복 전이를 제거하는 것이다.이 원격 잠복 전이를 유추하는 대리표지자(surrogate marker)로써, 수술 전 보조요법을 통해 원발 종양이 줄어드는 정도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pCR은 수술 전 보조요법을 한 경우에만 얻을 수 있는 지표임과 동시에, 환자의 완치 가능성을 수술 직후 예측할 수 있는 매우 유효한 지표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경우 pCR이 2~3%로 굉장히 드물게 관찰됐지만, 옵디보와 같은 면역항암제가 도입되며 훨씬 더 빈번하게 관찰되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 데이터 상에서도 pCR 35%, MPR 50%로 글로벌 임상보다 조금 더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이 같은 수치는 병원에서 면역항암제에 잘 반응할 환자를 적절하게 선별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세포독성 항암제나 항암 방사선 치료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성과들이 나타나며, 폐암의 치료 수준이 한 단계 발전했다고 체감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이 계속되면 가까운 미래에 폐암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Q. 삼성서울병원 환자 데이터에 대한 추가 설명을 부탁드린다.
환자 선별에는 특히 PD-L1 발현율이 주요하게 고려되는데, 선별된 환자의 70% 이상이 PD-L1 양성이었으며, 42%가 PD-L1 발현율 50% 이상으로 확인됐다. PD-L1 발현이 없는 환자는 27% 정도였다. 그리고 EGFR과 ALK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반하지 않은 환자를 우선적으로 선별했다.
그 결과, 전체 환자 분포에서 EGFR 변이가 없는 야생형이 84%, EGFR 변이를 동반한 경우가 6% 정도를 차지했다. ALK 변이의 경우 역시 전체 환자의 90%가 음성이었으며, 나머지 10%의 환자는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를 거치지 않았다. 또 병원 정책 상 질병부담이 더 큰 3기 환자를 우선하여 치료하고 있어, 전체 환자의 91%가 3A-3B기 환자였으며 2기 환자는 9%에 불과했다. 더 높은 병기에서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좋은 특성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약 1년 6개월동안 등록된 100여 명의 환자 중, 3기 환자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80%가량이 2년째 생존 중이다. 아주 고무적인 결과로, 장기 데이터가 축적되면 리얼 월드 데이터로서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서울병원 데이터 상에는 전폐절제술을 받은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여기에 글로벌 데이터에서는 흉강경 수술을 진행한 환자 비율이 20-30%로 낮지만, 원내 데이터에서는 79%가 흉강경 수술 환자였다. 이 같은 배경으로 완전 절제율이 95%에 달했으며, 불완전 절제는 5% 이하였다. 수술 후 사망 사례도 없었고, 수술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도 대부분 5-6일 내로 퇴원이 가능했다.
Q.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은 3주 간격 3사이클 투여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적은 치료 사이클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옵디보의 투여는 환자가 별도 입원할 필요 없이 통원 치료로 이뤄진다. 첫 번째 투여 이후 3주 간격으로 두 번의 투여를 더 거치기 때문에 대략적인 투여 기간은 6주 정도이며, 마지막 투여로부터 4주 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폐암이 진단된 환자가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을 받기로 결정할 경우, 첫 번째 약제 투여 사이클로부터 수술까지 약 10주, 약 두 달 반 정도의 기간이 있는 셈이다.
옵디보 수술 전 보조요법의 경우, 수술을 대기하는 기간과 항암 기간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행정적인 이점이 있다. 따라서 보조적인 항암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라면 옵디보를 통해 수술 전 항암을 미리 진행함으로써, 질병의 추가적인 진행 없이 잠복 전이도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원발 종양도 줄어들어 수술이 용이해지니 일석삼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면역항암제 수술 전 보조요법은 아직 비급여 치료이기 때문에 환자의 비용 부담도 크다. 임상 현장에서도 이 점을 고려해 3사이클의 치료 요법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며, 외과의뿐만 아니라 종양내과 의료진들도 거의 동의하는 편이다.
다만, 약제에 따른 치료 효과 차이는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 비교하기 어렵다.
Q. 국내 폐암 치료 환경에서 개선을 바라는 점이 있다면?
세포독성 항암제, 표적치료제에 이어 면역항암제의 도입을 통해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약제의 효과가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수술 분야는 이미 최대치의 발전을 이루었다고 보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더 보편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80-90%의 pCR에 도달할 수 있는 약제가 개발될 수 있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초기 폐암뿐만 아니라 4기 환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선택지가 제공될 수 있다.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하자면, ‘어떻게 최대한 많은 폐암 환자를 살릴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수술이나 면역항암제 보조요법을 통해 완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관련해 국가 암검진 사업의 저선량 흉부 CT 검사의 대상자를 확대함으로써 조기 검진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 현재는 흡연자 위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최근 비흡연자 폐암도 증가 추세에 있어 조기 검진 대상자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보건학적으로 1기 환자의 발견 비율이 늘어날수록 전체적인 폐암 치료의 성과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방 측면에서 이야기하자면, 우선 폐암은 흡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발전된 금연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비흡연 폐암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최근 급식실 종사자의 대규모 폐질환 발생 사례가 대두되며 큰 인식 변화가 있었다. 가정 주부나 조리 시설 근무자들의 경우 조리흄을 마시지 않도록 조리 환경을 잘 환기해야 하며, 지하 또는 반지하 공간에서도 벽 균열이 있을 경우 발암 물질인 라돈 가스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역시 환기가 잘 되어야 한다.
제약사 측에서도, 환자에게 약제가 원활히 제공되고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 단순한 영업이나 마케팅의 일환을 넘어, 실제로 환자가 암을 완치하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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