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66주년 기고] '희귀의약품 글로벌시장 성공을 위해'
신약조합 여재천 전무.."미충족 의료수요 충족 규제 인프라 합리적 구축돼야"
이권구 기자 kwon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03-23 07:28   수정 2020.03.23 07:53

 

전 세계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의 추세를 살펴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는 증상 완화 목적의 1차 진료(primary care) 약물이 블록버스터화 됐으나 최근에는 생존율 증대, 질병 진행 지연 등 스페셜티(specialty) 약물의 매출이 증대되고 있다.

새로운 혁신 신약개발의 움직임은 오픈 패러다임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단일 타깃(단백질 수용체)을 제어함으로써 분자의 반응에 초점을 두는 것에서 나아가 다양한 타깃에 작용하는 다중약리학 의약품(polypharmacology drug)이 신약으로 개발 가능하게 됐다. 유전자와 유전체 분석과 더불어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하면서 이런 의약품들은 더욱 더 각광받게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FDA와 NIH를 통해서 단계별로 희귀의약품(orphan drug)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난치병 연구를 장려하되 공식적인 기관에서 진행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중국은 바이오차이나 국가신약개발 프레임 아래 신약개발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위해서 역투하고 있다.

이는 FDA의 최근 신약 승인 추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는 지난 5년간 연평균 43개의 신약을 승인했는데 희귀의약품의 허가 비율이 높았다. 2017년에는 항암제, 감염병, 신경성 질환 순으로 많이 허가됐다. 생물학 무기 공격 위험 대비 천연두(smallpox) 치료 신약이 2018년 첫 승인을 받기도 했다. FDA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도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 T세포유전자치료제, 대상포진백신, 혈우병 A/B 치료제 등 랜드마크 승인을 했다.

2018년 CDER로부터 승인받은 신약 59개 중 43개(73%)가 한 개나 그 이상의 신속허가 프로그램으로 승인을 받았고 19개(32%)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혁신 신약이었다. 특히 HIV-1 환자들 중 여러 개의 약물로도 치료가 성공적이지 못했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단클론항체가 처음으로 승인됐다.

이러한 희귀의약품의 승인이 보험으로 여러 가지 선순환 구조를 갖는 체계에서 작동하게 되려면 선진적인 규제를 통해서 신속 허가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우선순위를 매겨서 자원을 투입하고 치료에 성공적이지 못했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빠른 규제 개선이 적용돼야 한다.

                 R&D 중심 기업 적정이윤 보장받아야 혁신 신약 행진 이어져

FDA는 신속허가 프로그램으로서 신속심사(Fast Track), 혁신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조건부허가(Accelerated Approval)를 가지고 있다. 또한 미국 NIH와 FDA 두 기관장은 2018년 유전자치료제를 다른 의약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희귀질환 관련 정책 목적이 미국과 유럽은 희귀의약품/의료기기 개발 촉진, 일본은 의료비 지원 또는 희귀의약품 공급 지원과 의약품/의료기기 개발 촉진이지만 한국은 의료비 지원과 희귀의약품 공급 지원에 국한되고 있다. 정의에 따른 추정 희귀질환 환자 수도 한국은 인구의 1%로서 미국의 8~10%, 유럽의 6~8%에 비해서 매우 적다.

희귀의약품에 대한 지원 정책을 보면 미국은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 1983), 일본은 약사법 규정(1993), 유럽연합은 유럽의약품청(EMA) 규정(2000)에 따라 기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근거 규정이 없다. 희귀질환 연구개발 인프라 지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희귀질환 연구개발사업의 주요 경제효과는 희귀질환 의료서비스 개선에 따른 국민 의료비용 절감과 희귀질환 의약/의료기기 제품의 부가가치 증대다. 우리나라도 보건의료체계내에서 민관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서 환자 중심의 미충족 의료 수요를 충족하는 규제와 인프라가 합리적으로 구축되었는지를 되돌아 봐야한다.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에서 얼마만큼 시장을 차지하고 경제적으로 이득을 얻을까라는 관점은 버려야 한다. 환자와 보건의료체계 속에서 건강보험료나 재정적인 선 순환적 흐름 측면에서 인식을 달리해야 한다.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제약기업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혁신 신약개발 투자와 연계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보험재정 상황을 감안할 때 풀기 어려운 숙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연구개발 중심 기업이 적정이윤을 보장받아 혁신 신약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면 희귀의약품을 비롯한 크고 작은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의 행진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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