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케어’에 열정 보이는 글로벌제약사들
저마다의 동기 부여 통해 다양한 방향으로 가치 실현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6-26 06:00   수정 2019.06.26 06:49
혈우병(Hemophilia) 케어에 대한 글로벌제약사들의 열정이 다양한 동기를 거쳐 그들만의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혈우병은 희귀혈액질환에 속하지만 타 희귀질환 대비 치료 환경은 우수한 편이다. 희귀질환 중에서는 환자수가 적지 않아 시장 규모도 어느 정도 확장돼 있을 뿐더러, 제약사들의 계속된 신약 개발로 인해 만성화되고 있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 부분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행보가 눈에 띈다. 12세 이상의 청소년 및 성인의 혈우병 A 치료제 에스페록트(성분명: 투록토코그-알파 페골)를 개발해 올해 2월과 6월 FDA와 EU 집행위원회의 허가를 각각 취득한 것이다.

본래 당뇨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인 노보 노디스크는 어떻게 혈우병 치료제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1970년대 전 세계적으로 자원난에 시달린 세계보건기구(WHO)는 각 국가들에 혈액과 관련된 제품을 자급자족하기를 요청했고, 이에 덴마크 보건 당국이 자국 기업인 노보 노디스크에 이 요청사항을 전한 것.

노보 노디스크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인체 혈액에서 채취한 플라즈마로 만든 제품들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개발한 제품들은 사고나 수술 등으로 혈액을 잃은 이들에게 사용되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혈우병 제품 개발로 이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에스페록트는 선천적으로 혈액응고 제 8인자가 결핍된 청소년 및 성인 A형 혈우병 환자들에 출혈 예방 또는 치료, 수술 전‧후 출혈 억제 목적 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 특히 현행 표준 혈액응고 제 8인자 제품 대비 반감기를 1.6배 연장시켜, 혈우병 A 환자들에게 개선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화이자는 혈우병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관심을 모았다. 혈우병 B 치료제 베네픽스(성분명: 노나코그-알파)와 혈우병 A 치료제 진타(성분명: 모록토코그-알파)의 패키지를 변경한 것.

베네픽스, 진타의 패키지는 박스 크기와 무게를 약 35% 가량 작고 가볍게 줄여 치료제 보관과 이동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포장 박스에 절취선을 추가해 환자들이 간편하게 포장을 개봉하고, 치료 후에도 박스를 접어 손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플라스틱 사용을 배제해 보다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패키지가 개선됐다. 주사제 앰플과 시린지를 고정하는 기존의 플라스틱 거치대는 종이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분리형 구조로 되어 있던 박스와 치료제 거치대를 일체화하여 낭비되는 자원을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띈다.

화이자 측은 치료제를 주기적으로 평생 투여해야 하는 혈우병 환자들이 보다 간편하고 지속적으로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편의성을 개선한 신규 패키지를 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노피 젠자임은 지난 2월 희귀혈액질환 사업부(rare blood disorder franchise, 이하 사업부)를 출범하고 혈우병을 포함한 혈액질환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부는 가장 먼저 반감기 연장 혈우병A 치료제 엘록테이트(성분명: 혈액응고인자VIII-Fc융합단백, 에프모록토코그알파)와 반감기 연장 혈우병B 치료제 알프로릭스(성분명: 혈액응고인자IX Fc융합단백, 에프트레노나코그-알파)를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사업부의 파이프라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전담 부서의 특성을 살려 희귀혈액질환을 폭넓게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노피는 이미 2018년 혈우병 및 희귀혈액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 기업인 바이오버라티브(Bioverativ)와 아블링스(Ablynx)를 인수했으며, 앨라일람(Alnylam Pharmaceuticals)으로부터 혈우병 A∙B 치료제인 피투시란의 글로벌 개발 및 판매권을 획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장 하반기에 출시할 엘록테이트와 알프로릭스 관련 업무 등을 처리하느라 바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사업부의 출범은 사노피의 희귀혈액질환에 대한 열정을 나타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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