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리베이트 단절 의지 의심받을라...ISO3700 '가속'

정부정책 벗어나 윤리경영 외면시 '공적' 우려....삼성바이오 코오롱생명 사태도 작동

제약계가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그간 리베이트 근절을 포함해 윤리경영 정착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다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최근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지원 육성 의지와 맞물리고 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선도사업’으로 육성키로 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발맞춰야 한다는 분위기다.

연구개발은 장기과제지만 리베이트 단절을 포함한 윤리경영 정착 노력은 의지만 있으면 당장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강하고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제약사들이 투명경영과 윤리경영 확립 작업 일환으로 속도를 내는 부문이 ‘ISO37001’ 인증 작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협회가 도입한 후 일정표대로 진행되며, 5월 29일 현재 22곳(아래 표)이 ISO인증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사장단사를 대상으로 한 1,2차(1,2차 인증= 2017.12-2018.10) 제약사는 모두 인증을 받았고, 현재 3차(2018. 10-2019. 3=이사사 12개사), 4차(2019. 3-2019. 8=이사사 12개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예정된 차수와 기간에 못 미치지만, 다수 제약사가 내부발대식 등을 열고 추진 중인데다 일정상 문제로 연기된 제약사도 다수로 파악되고 있어, 인증 제약사는 속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사사 뿐 아니라 중견제약사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제약협회에 연락하고 있으며, 자회사 뿐 아니라 모회사까지도 인증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ISO37001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을,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정부 의지,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전환과 함께 '이제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우려 때문으로도 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리베이트 근절, 윤리경영 정착’이 말로도 통했지만, 앞으로는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진실성과 의지에 의심을 받으며 곤란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더욱이 타 제약사들이 속속 인증받는 상황에서 받지 못하면, 연구개발과 글로벌제약사 도약 지원군인  정부와 여론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고, 자칫 투명경영 윤리경영을 저해하는  ‘공적’으로 몰릴 수 있는 판단도 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오롱생명과학 등 사태도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 리베이트는 아니지만, 큰 의미로 윤리경영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경영에 한층 더 '속도'를 낼 당위성으로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5차(2019. 7-2019. 12= 이사사 11개사) 기간까지는 계획된 제약사 모두 인증을 받고,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사가 아닌 제약사들도 작업을 거쳐 인증을 받으며  ISO37001 인증을 통한 윤리경영 정착은 내년부터는 대세로 굳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제약바이오협회가 1월 30일 내놓은  ‘ISO 37001 도입효과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서도 국내 제약산업계가 기업 윤리를 국제표준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도입한 ISO 37001(반부패경영시스템)이 인증 1년부터 가시적 효과를 내고, 3년 후부터 기업문화로 정착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 의도야 어떻든  인증을 받지 않으면 윤리경영 노력에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제약사들이 내부심사원 발대식 등에 속속 나서고 있어 인증 제약사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 다만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돼 인증받은 제약사 중 불미스런 일이 생기면 전체 제약계에  큰 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인증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인증작업이 확실하게 진행되고 시스템이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