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수술 대신 ‘약물’로도 치료 가능해져
ARNI 사쿠비트릴/발사르탄, ARB 발사르탄 대비 비대 용적 감소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3-18 11:02   
오랜 시간동안 심장기능이 떨어져 심장이 비대해진 심부전 환자들은 판막이 잘 안 닫히는 판막질환 합병증을 동반하는데, 국내 연구진이 심부전에 의한 판막합병증을 수술 대신 약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팀은 승모판막 폐쇄부전 합병증을 동반한 만성심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를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비대해진 심장이 줄어들어 판막이 잘 열리고 닫히면서 혈액역류가 감소하는 등 심장 기능이 현저히 회복됐다고 최근 밝혔다.

강 교수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승모판막 폐쇄부전을 겪는 만성심부전 환자 104명을 임의로 나누어, 53명의 환자에게는 표준치료제(ARB 발사르탄)를 처방하고 나머지 51명에게는 혈관수축과 염분축적을 억제하는 새 심부전 약(ARNI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을 처방한 뒤 경과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신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치료 전과 비교해 좌심실 용적은 7%, 좌심방 용적은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심장 초음파검사에서도 과거 비정상적으로 커져있던 심장이 치료 이후 현저히 작아진 모습이 확인되었다.

심장크기가 줄어들자 혈액을 한 방향으로 나가게 돕는 대문 역할의 심장판막이 온전히 닫혀, 역류하던 혈액의 양도 치료 전에 비해 21%나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표준치료제를 복용한 환자군에 비해 평균 8.3ml, 최대 13.6ml 만큼 더 줄어든 것으로, 신약이 표준치료제보다 승모판막 폐쇄부전 개선 효과가 월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혈압과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두 치료법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효능과 부작용 발생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신약이 심부전으로 인해 비대해진 심장 용적을 줄여 판막의 개폐(開閉)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신약의 심부전 및 합병증 개선 효능이 표준치료제보다 월등히 뛰어난 점이 입증됐기 때문에, 심장판막질환을 동반한 만성심부전 치료에 신약을 적극 활용한다면 환자들의 수술부담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심장분야 최고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 18.88)’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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