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천식, 흡입제 사용 어렵다면 ‘경구제’가 대안”
박흥우 교수 “복약순응도 중요…비교적 안전한 ‘LTRA’ 고려해볼 만”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11-15 06:00   수정 2018.11.15 06:43
천식 중에서도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앓는 천식을 ‘노인 천식’이라고 한다. 노인에서 발병하는 천식이라고 해서 특별한 치료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연령대의 천식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ICS, 이하 흡입제)를 중심으로 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고령 환자에 흡입제를 적절히 투여하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흡입제의 특성상 기기의 사용법에 대해 교육이 선행돼야 할 뿐더러 인지 기능이 떨어져 있는 고령의 환자들이 이를 올바르게 기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흥우 교수(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사진)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노인 천식 환자들이 흡입용 디바이스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면, 1차 치료에서는 류코트리엔 조절제(LTRA)와 같은 경구 약제를 사용해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흡입제는 현재 천식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추천되는 기본 약제다. 그러나 모든 치료가 가이드라인에만 맞춰 이뤄질 수는 없다. 기존 약물 임상 연구가 모든 연령대를 포함한 것은 아니므로 치료도 기본적으로는 가이드라인을 따르되, 노인 천식 환자 개인에 맞는 방법을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대로 흡입제를 적용하려면 환자가 디바이스를 잘 사용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지만, 디바이스 사용이 쉽지 않은 노인의 경우에는 이 대전제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이 생긴다. 특히 국내 진료 현장의 특성 상 환자들에게 여러 번 교육하기 어렵고, 교육에 대한 수가도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더욱 어렵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노인 천식의 1차 치료에서 흡입제 대신 경구 제제를 고려해볼 만 하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박 교수는 “노인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지만, 실제 진료 상황을 반영해 경구약을 잘 복용하는 천식 환자가 흡입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천식 환자보다 임상적인 효과가 좋다는 논문은 있다”며 “중증도에 따라 다르지만 흡입제를 잘 사용하지 않는 것 보다는 경구약을 잘 복용하는 것이 천식 관리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상 반응’이다. 편의성만 고려한다면 경구 제제가 효과적이지만, 흡입제 대비 이상 반응 발생 건수가 더 많은 것을 감안하면 노인에서의 사용을 적극 고려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생각해 볼만한 중요한 문제”라며 “노인들은 동반질환으로 여러 가지 약제를 함께 복용하고 있고 간 기능, 신장 기능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경구약을 쓸 때는 약제들 간의 상호 작용이나 독성 등을 항상 고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천식 치료에서 비교적 안전한 경구 약물로 알려져 있다.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스테로이드와 달리 류코트리엔이라는 알레르기 염증에 작용하는 특정 물질을 제어한다. 특히 노인에서는 나이가 듦에 따라 항염증 기전이 감소하기 때문에 류코트리엔 조절제가 치료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미래 흡입제 개발의 방향에 대해 효과를 높이는 것 보다는 투약의 편리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현재 전체 천식 환자의 대부분은 흡입용 제제로 잘 조절이 된다. 따라서 얼마나 사용하기 쉬운 디바이스를 만드느냐, 같은 디바이스로 마셔도 어떻게 효과가 좋을 수 있게 하냐, 어떻게 여러 가지 약제를 여러 개의 디바이스가 아닌 하나의 디바이스로 사용하게 하느냐 등의 포인트가 신약 개발의 주된 관건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중에는 천식을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 병으로 여기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천식 증상은 적절히 치료하면 많이 좋아진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또 천식은 단기간에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와 많은 대화를 하며 오랫동안 치료해 나가는 병이라고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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