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랜스-파슬로덱스’, 상생관계 돼야 하는 이유
유방암서 급여되는 폐경 전 치료법 ‘하나’…새 옵션 위한 협력 필요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5-28 06:00   수정 2018.05.28 11:01
유방암이 가장 잘 발생하는 연령대(pick age)는 50대 전후다. 이 중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유방암이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완치 5년 후 2~3년 안에 재발하지 않으면 재발하지 않을 확률이 낮아지지만, 대게는 20년 만에 재발한다.

국내 유방암 내분비요법 가이드라인의 급여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1차 요법들 중 과거에는 타목시펜(tamoxifen)과 같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를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내성 문제가 대두되며 최근에는 △AI(aromatase inhibitor) 계열 제제(레트로졸, 아나스트로졸)의 단독 투여 및 △CDK4/6 억제제(팔보시클립, 상품명: 입랜스)-레트로졸 병합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 폐경 전에 사용할 수 있는 조합은 없다.

급여가 되는 품목 중 2차 내분비요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AI 계열 제제(레트로졸, 아나스트로졸, 엑스메스탄) 단독 및 △엑스메스탄-에베로리무스, △AI 계열 제제±고세렐린이 있다.

AI 제제 사용시에는 폐경 상태에 따라 화학적 폐경 상태를 만드는 고세렐린을 병용 투여한다. 폐경 전에는 AI 제제-고세렐린 병용, 폐경 후에는 AI 제제 단독으로 투여한다. 즉, 고세렐린 병용 없이는 폐경 전에 사용할 수 없다.

고세렐린은 본래는 전립선암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로, 화학적 폐경 또는 거세를 유발해 최근 성범죄자의 성충동 치료 약물로 법무부가 지정고시한 약물 중 하나다.

이처럼 급여권 안에서 폐경 전 유방암 여성들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한 가지 치료법뿐이다. 그마저도 폐경 전이라면 강제로 화학적 폐경 상태를 만들어야 사용할 수 있다.

사정은 비급여권 내분비요법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급여권 1차 요법으로는 풀베스트란트(상품명: 파슬로덱스) 단독 투여 요법이 있다. 이 역시 폐경 후 환자에 해당한다.

다만 희망적인 것은 2차 요법에서 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병용 요법이 폐경 전 환자에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폐경 전 상태인 만큼 고세렐린을 병용 투여해야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하나뿐인 폐경 전 치료 옵션에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급여권이 절실해 보인다.

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고세렐린 병용이 AI 제제-고세렐린 병용 대비 우월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직접 비교 연구는 없지만, 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의 조합이 위약-풀베스트란트 대비 유의한 생존기간을 입증했다는 연구는 있다.

팔보시클립과 풀베스트란트의 임상 3상에 따르면, 내분비요법 이후 진행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에서 팔보시클립-풀베스트란트 병용 투여군은 위약-풀베스트란트 투여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을 4.9개월 개선시켰다.

뿐만 아니라 HR+/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풀베스트란트를 1차로 사용할 경우 아나스트로졸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2.8개월 개선됐으며, 내장 전이가 없는 경우는 아나스트로졸군 대비 8.5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을 개선시켰다.

박경화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종양내과)는 “임상권고지침에 따라 독성이 강한 항암화학요법 이전에 내분비요법을 3번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급여되고 있는 내분비요법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내분비요법을 2차례 진행한 후에도 크게 효과가 없는 환자들에는 새로운 임상시험에 투입되거나 풀베스트란트를 비급여로 투여하거나, 젤로다와 같은 비교적 호르몬 양성 유방암에서 효과가 좋다는 경구약 등을 사용하는 선택지가 전부라는 것.

박 교수는 “내부 장기에 전이가 있거나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라도 재발한 환자들은 내분비요법에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럴 경우 내분비요법 단독보다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합당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효과를 잘 드러낼 수 있는 2차 이상의 병합 요법의 급여가 비교적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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