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F(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치료제 시대를 잇는 ‘TAF(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신약 시대가 빠른 속도로 열리며 최근 몇 년 간 TAF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지난해 5월에는 B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오랜 세월을 기울여 온 길리어드가 비리어드에 이은 ‘베믈리디’의 국내 런칭 소식을 알렸다.
베믈리디의 주 성분은 TAF다. 이는 비리어드의 주 성분인 TDF를 한 단계 발전시킨 물질이다. 혈류 내에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존재하지만 세포 안에서는 빠르게 분해되는 이른바 ‘세포 내 활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 활성도 덕분에 베믈리디는 비리어드 용량의 10분의 1만으로도 충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TAF는 HIV 치료제로도 쓰였는데, 이 또한 길리어드가 개발한 ‘젠보야’와 ‘데스코비’ 이야기다. 젠보야는 2017년 2월, 데스코비는 2017년 6월 각각 국내 출시됐다.
두 약제의 다른 점은 젠보야는 단일정복합제로 개발됐지만, 데스코비는 여러 약물을 병용해 투여하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의 백본 약물이라는 점이다.
HIV에서 TAF는 약제가 림프구 내로 흡수된 후 테노포비르 성분으로 활성화돼 HIV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가 발휘되는 ‘표적 전구 약물’로서 작용한다.
따라서 HIV에서 작용하는 TAF 역시 여러 임상을 통해 기존 TDF 제제의 10% 용량으로도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 경험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된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였다.
이렇게 보면 최신 약물인 TAF가 효과와 더불어 대중의 모든 관심을 다 가져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TDF 제제도 계속해 고무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다른 TDF 기반 HIV 치료제인 ‘트루바다‘는 최근 PrEP(Pre-exposure prophylaxis)이라고 하는 소위 ’예방 요법‘에 사용이 가능한 약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트루바다는 기존에 HIV-1 감염자의 치료를 위한 적응증을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적응증 확대로 국내에서 HIV-1 감염 치료와 감염 위험 감소 모두 사용이 가능한 유일한 약제가 됐다.
여기에 TDF의 유효성이 확인된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최근 태국에서 실시된 한 임상 시험에 따르면 B형 간염에 감염된 산모가 임신 중이던 영유아의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것에 대해 TDF를 투여하는 것이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 바이러스(HBV)의 수치가 높은 임산부는 영유아가 B형 간염 면역 글로불린을 투여 받더라도 감염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ALT 60IU/L 이하인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HBeAg) 양성 임산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임신 28주에서 출산 2개월 사이 산모에게 TDF 또는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해 영아에게 미치는 B형 간염 감염 위험을 평가했다. 실험에 참가한 영아들은 출생 시와 1, 2, 4, 6개월에 B형 간염 면역 글로불린과 B형 간염 백신을 각각 투여받았다.
실험 결과 TDF군은 147명 중 한 명도 감염되지 않은 반면, 위약군은 147명 중 3명이 HB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반응의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연구 중단 후 산모의 ALT 수준이 300IU/L 이상으로 증가한 비율은 TDF군에서 6%, 위약군에서 3% 수준으로, 그룹 간 유의한 차이도 없었다.
TDF에서 TAF로 신약 물질들이 스위칭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두 성분 다 혁신성을 띄는 우수한 물질임에는 틀림이 없다. 앞으로 테노포비르를 기반으로 한 신약들이 얼마나 더 개발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