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ARPA-H, 초고가약 ‘1000만원 이하’ 실현 가능할까

고가 첨단재생의약품 생산단가 100분의1 절감 목표

정부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로 고가의 첨단재생의약품 생산단가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보건복지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가 CAR-T 치료제 등 초고가약의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같은 내용은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차순도)이 지난 27일 공동개최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대국민 공청회에서 공개됐다. 졸겐스마 등 수억원이 넘는 세포유전자치료제 가격을 1000만원 수준으로 낮춰 환자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미국의 도전혁신형 연구개발 체계인 DARPA(고등연구계획국), ARPA-H(의료고등연구계획국)를 벤치마킹한 전략이다. 넥스트 팬데믹, 초고령화, 필수의료 위기 등 우리가 직면한 국가 보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비용‧고난도이지만 파급효과가 큰 임무중심형 R&D 추진 체계다.  

미국은 코로나19를 거치며 기존 연구개발 체계의 한계를 체감한 결과, 도전‧혁신적 연구를 중점 지원해 혁신기술 개발의 요람이 된 국방성 DARPA 모델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시켜 지난해 ARPA-H를 설립했다.  

이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는 ‘전 국민의 건강 향상을 위한 담대한 도전’이란 비전 아래 △보건안보 확립 △미정복질환 극복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 △복지‧돌봄 개선 △필수의료 지역완결체계 구축 등 5개 분야의 문제를 해결할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관료제를 최소화한 PM(Project Manager)제를 도입해 유연하고 신속하게 연구과제를 관리하고, 혁신적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해외 우수기관과의 글로벌 협력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팬데믹 등 보건안보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연구개발에 착수해 대응역량을 제고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의약품 정책, 어떤 변화 있을까 

윤수현 보건의료기술개발과 바이오헬스R&D혁신TF 팀장. ⓒ보건복지부 

정부는 5대 임무 중 첫 번째로 백신‧치료제 주권 확보로 보건 안보 확립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팬데믹 100일 내 mRNA백신의 개발‧생산을 목표로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국산 기술을 내재화한 mRNA 백신 실용화를 위한 신속 임상진입을 지원하고, 백신 라이브러리 확보를 통해 감염병 상시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특히 AI 항체의약품 개발 체계를 통해 치료제를 신속히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슈퍼박테리아 내성 치료를 위한 차세대 항생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50년까지 전세계 10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효과적인 항생제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미정복질환 극복’은 5대 암발생률을 50%로 낮추는 암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환자를 위한 통증극복 기술을 개발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대장암, 폐암, 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 5대암의 원인이 되는 상위 유전변이 50종에 대해 면역력을 가진 백신을 개발한다는 것. 또한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는 희귀중증질환이지만 현재 치료제가 없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에 대한 통증극복 기술을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세 번째 ‘바이오헬스 초격차 기술 확보’는 고가의 첨단재생의약품의 생산단가를 100분의 1로 절감해 환자의 치료접근성을 높이고 재정부담을 완화한다는 게 골자다.

CAR-T 등 초고가 세포유전자치료제 제조방식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방식과 기술을 대량화‧디지털화해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ARPA-H, 사업 추진체계

복지부는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조직을 보건산업진흥원 내 전문지원조직으로 마련하되, 추진단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입장이다. PM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되, 추진단장-PM, PM간 견제할 수 있는 구조로 프로젝트 성과를 제고한다는 것이다. 또 특별위원회 자문그룹, 난제발굴지원단, 임무별 전문가 자문단 등 다양한 전문가와 수요자가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 1월 추진단 설치를 시작으로 3월경 PM 임명과 동시에 업무를 개시할 예정이다. 5월경 PM 주도 프로젝트 기획과 연구과제를 공고하고 하반기인 7월부터 연구과제를 선정해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