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상장하지 말아야 할 기업이 상장하기도”
김명기 LSK인베이스트먼트 대표, 국회 토론회서 바이오벤처 IPO시장 현실 일침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7-12 06:00   수정 2023.07.12 06:01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11일 열린 ‘바이오벤처 투자활성화 전략과 지원정책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약업신문

특례상장 절차를 개선해 바이오벤처 기업 IPO 시장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각에선 기술평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날림성 평가보고서를 산출한 나머지 상장해선 안되는 기업이 상장하는 기막힌 상황도 벌어진다는 지적이다.

LSK인베스트먼트 김명기 대표는 11일  ‘바이오벤처 투자활성화 전략과 지원정책 모색’ 토론회에서 바이오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전략으로 “특례상장 절차 개선을 통한 IPO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과 M&A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 다양한 IPO 전략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제약바이오헬스케어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당장의 수익성이 낮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큰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도록 전문평가기관 기술평가나 상장주선인 추천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기술특례로 상장하려면 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중 두 곳에 평가를 신청해 모두 BB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하고, 이 중 적어도 한 곳에서는 A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이후 상장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코스닥 시장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 대표는 “기술평가 비용을 아끼느라 양질의 보고서를 산출하지 못하는 등 평가 기관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그 결과 최악의 경우 상장하지 말아야 할 기업들이 상장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IPO 절차 개선과 산업전문 평가 기관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평가 기관을 양성해서 현실적인 비용을 투입해 양질의 보고서를 만들어 무분별한 상장을 막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오텍 지원 방안 마련과 퍼스트인클래스 의약품 개발 인허가 기준 완화도 제안했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이 감소되면서 바이오텍 지원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이  부분을 복지부나 산업부 등 연관 부처들이 추가 재원을 확보해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텍이 ‘퍼스트인클래스 의약품’을 개발할 때 정부의 인허가 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업계의 현실을 김 대표는 짚었다.

지아이셀 홍천표 대표도 자금유입 다각화를 위한 지원 활성화와 의약품의 빠른 상업화를 위한 규제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바이오는 개발 중인 기술을 상품화하려면 최소 5~7년 이상이 걸리며 비용도 수천억원이 들지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기술이전이나 투자유치, M&A밖에 없다”며 “규제 완화를 통해 개발 중인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시장진출이 빨라진다면 바이오벤처의 자금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용우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약업신문

앞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용우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반도체 같은 제조산업보다 임상을 거쳐 상업화까지 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점이 바이오벤처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대출 지원, 정부의 재정지원, 세제 혜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용우 단장은 “지난달 바이오벤처 투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바이오벤처 투자를 어렵게 느끼는 주된 이유’로 투자 회수 시기의 불확실성과 시장 불확실성이 꼽혔다”며 “바이오벤처 투자의 걸림돌로는 상업화까지의 긴 시간, 실험 결과의 불확실성을 지적한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금융기관의 투자와 대출 지원, 정부 재정지원과 세제혜택을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바이오기업은 올해 역대 최대 IPO 침체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기업은 13곳으로, 전년대비 6곳 줄었으며, 공모금액 역시 전년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348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바이오텍에 대한 평가절하와 기술특례상장의 기술평가 요건 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1곳당 평균 공모액은 149억원으로, 2021년 상반기 2569억원의 20분의 1 수준이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김 단장은 “올해 하반기에는 바이오벤처 14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라며 “엔데믹 이후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전략적 투자자(SI) 위주로 M&A 시장이 살아나면서 높은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들이 바이오텍 인수에 뛰어들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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