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수가협상 진땀? 재정위, 밴드 ‘균형찾기’ 숙제
윤석준 위원장 “밴딩 판단 일러…작년보다 더 어렵다”
이주영 기자 jy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1-05-11 06:00   수정 2021.05.11 06:52
2022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수가협상)이 코로나19 여파에 예상대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수가협상 관련 재정운영소위원회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 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윤석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고려대 교수)은 “올해 수가와 관련해 판단을 한다는 건 누가봐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가입자인 국민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정말로 어려웠겠구나 라고 절감하게 된 만큼 밴딩 판단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요양기관 관계자들도 지난 1년 간 너무 어려웠고, 국민들도(가입자) GDP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판단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앞서 6개 의약단체장들은 지난 6일 개최된 건보공단-의약단체 간 수가협상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로 의료계가 한계에 부딪쳤다며 수가 인상을 연이어 성토한 바 있다. 하지만 수가를 올릴 경우 보험료도 같이 올라가 가입자 쪽에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재정소위가 적정선을 찾아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 이번 수가협상의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윤석준 위원장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보면 그 동안 보험자가 예측하는 숫자보다는 밴드가 적게 책정돼 왔다. 특히 이번에는 국민들의 삶도 (코로나19로) 피폐해졌기 때문에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여느 때보다 가장 큰 변수다. 물론 SGR 모형 연구에서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숫자로 파악하기 어려운 삶의 애환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나”라며 “다른 지표들도 살펴보면서 판단해야 하고, 가입자가 공급자의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만큼 보험자가 완충지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24일 열릴 2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밴딩의 윤곽이 보다 자세히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수가협상을 위한 의약단체별 1차 협상 일정이 예정돼 있다. 오는 12일에는 대한약사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오는 14일에는 대한조산사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가 차례대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 6일 간담회에서 “공급자가 배제된 건보공단 재정소위에서 수가협상 밴딩규모를 낮게 책정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총 재정지출을 정해놓고 의료계 각 직역간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어, 명분만 수가협상일 뿐 사실상 수가통보에 가깝다”고 일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지난해보다 합리적인 협상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한편 요양급여비용 계약은 국민건강보험법 제45조 제3항에 의해 2021년 5월 31일까지 계약 체결을 마쳐야 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 논의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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