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불리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어간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보건의료업계를 위해 누구보다 활발히 목소리를 내 온 그는 자신의 임기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정신없는 1년을 보낸 모습이다.
앞으로 3년이란 시간이 남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들은 아직도 산적해 있다. 전문기자협의회는 지난 13일 그와 차담회를 갖고 국회의원으로서 1년을 보낸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물었다.
“지난 1년간 제가 민주당에 왜 왔고, 정체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신현영’이란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고, 어디까지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지난 1년을 돌아봤다는 신현영 의원은 “현장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 결과 민주당 내에서는 저에게 의원들이 질문하는 상황이 이뤄졌고, 당내에서 전문성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보건복지위 내 ‘유일한 의사’라는 타이틀이 늘 따라다니지만 “이같은 수식어나 상황이 외롭거나 아쉽지는 않다”고 말한다. 보건의료인이 주변에 있고, 그를 신뢰하는 정치인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의 보궐선거에서 완패한 여당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얼마나 반영했는지, 국민의 어려움을 얼마나 정책에 잘 반영해 왔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털어놓는다. 초선의원이 81명이나 있는 민주당 내에서, 건강한 시스템이 구축되려면 초선이 잘해야 한다는 그는, 지난 1년간 바라본 걸 적극적인 의견으로 개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정책은 민감한 게 많다. 그래서 어렵고 해결이 안되기도 한다.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서 한 발짝 나아가는게 쉽지는 않다”고 밝히며 “오히려 의료계한테 당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라고 선 제안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쉼 없이 급변하며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는 의료계지만, 관계자들은 반대로 현재를 유지하며 보수적이고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우선 최근 당선된 이필수 의사협회 차기 회장에 대해 “새 집행부에 대한 상당히 기대감이 있다”고 언급하며 “의대생 시절부터 의협 수장의 변천사를 봐왔지만, 현재는 국회에 있는 만큼 국민의 입장에서 의사단체를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하는 의사들이 너무나 많지만, 국민들로부터 이기주의집단으로 매도되고 있어 안타깝다. 국민과 의사 사이에 의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코로나19 시국에 의협이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느냐에 따라 의사의 이미지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법제사법위원회 의사면허 법안과 의사 수 증원 문제, 공공의대 문제 등 현안이 많다. 이에 대해 그는 “국회는 제도나 입법과정에서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과 소통하면서 의견을 수렴해 제도화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법안소위 의원이지만, 법안이 올라오면 어떻게 현장에 반영될 것인가를 미리 머릿 속에 그려본다. 국민들이 원하는 걸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관련 단체의 의견과 단체와의 협업시스템이 굉장이 중요하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에게 이 법안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계속 얘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법의 경우도 의사 면허 박탈을 모든 범죄에 적용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복지위의 상임위 통과 후 의료계가 발등에 불 떨어진 모습을 보인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며, 법안 발의 후 논의되기 전에 충분히 소통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안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를 개선하는 것은 차기 집행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협이 국민 시각에 맞는 수정안을 제시해 국민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소통의 기회도 충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또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진료과별 편차가 커지면서 의료기관 지원책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의료계 안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점을 짚었다. 그는 “진료과별 편차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의료계가 고생한 사실은 모두가 다 알지만, 보상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의료계의 공감대가 있는 부분부터 보완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전했다.
병원협회와 의협이 온도차를 보인 공공의대 의사인력 충원에 대해서도 여당 의원으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무리한 강행은 올바르지 않다. 서울시장 선거기간 동안 서울시내 공공병원을 방문해보니 공공의대 의사증원 찬성자가 많았다. 하지만 어떻게 늘릴지 구체적인 대안이 없으면 좋은 정책도 산으로 가기 마련”이라며 “공공의대에서 어떤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시스템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력부터 늘리면 비급여 진료가 확대되고 의료과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 최대 이슈인 만큼, ‘백신’을 보건복지위의 최대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백신 수급과 코로나19 대응을 잘 하는지에 대한 문제, 자가진단키트 도입 등에 대한 현안이 가장 중요하다”며 “4차 유행 갈림길에서의 정부 대응도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코로나가 장기화되고 있을 때 전략과 타깃, 의료자원 활용 등을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한다. 현 시점에서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현영 의원은 무엇보다 공공과 민간의 의료시스템에서 균형을 찾는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의료는 공공성이 큰 만큼 민간‧공공 할 것 없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공공성을 잘 구현하기 위한 환경과 병원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와 시스템 개선이 중요하며, 이는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단절된다는 것. 그 다음에는 또 다른 감염병이 왔을 때 다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원격의료 등 4차 혁명 시대를 앞두고 의료계는 바이오헬스 등 영역에서 어떤 것들을 준비하며 고민하는지 묻고 싶다”면서 “의료계에는 여러 단체가 있지만, 더 이상 단체의 이익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그리는 역할을 그들에게 요청하고 싶다. 올바른 보건의료 환경을 구축하려면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 등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나 국회보다 전문가들이 먼저 만들어 선 제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남은 3년 동안에는 감염병에서 안전한 나라, 아이들이 폭력에서 자유로운 나라, 환자와 의료인이 더불어 행복한 나라, 여성이 안심하고 마음껏 활동하는 나라 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