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6일부터 코로나19 위기대응을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의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박능후 1차장(복지부 장관)은 3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은 정부방침을 발표했다.
박능후 1차장은 "정부는 오늘 국무총리 주재의 중대본회의를 개최하여 생활 속 거리두기 추진방향 및 계획을 논의했다"며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생활방역위원회 등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고려해 5월 6일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방역체계,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생활방역체계,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종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고 방역을 지속하면서도 일상생활과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영위해 갈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가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세계적인 대유행이 멈출 기미가 안 보이며 국내에도 아직 위험요소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이후에도 우리는 코로나19의 산발적인 확산과 감소를 계속 경험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박 1차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는 코로나19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이에 대규모 전파를 차단하고 집단감염을 막는 것이 목표"라며 "확산속도가 느려진다면 이 동안 저희 방역당국이 환자와 접촉자를 신속하게 추적해서 격리하고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감염을 통제해 나가는 것이 일상적으로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국가방역체계도 감염통제 상황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사이에서 완화와 강화를 반복하며 대응을 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방역당국은 전문가들과 함께 일일평균 신규환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명사례 5% 미만, 집단발생의 수와 규모, 방역망 내 관리비율 8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코로나19 상황을 주기적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1단계 생활 속 거리두기,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한다.
박 1차장은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 언제든지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간다는 점을 유념하시고 생활 속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당국은 금번 연휴기간 이후의 환자발생 추이 등 후속영향을 엄밀하게 살펴보며 현재의 심각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위기단계를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에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5월 6일부터 시작되는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에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모임과 외출, 행사 등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체계로 이행하게 된다.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공공시설도 모두 방역지침을 마련하여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한다.
국립공원, 실외 체육생활시설 등 실외 분산시설과 미술관, 박물관과 같은 실내 분산시설부터 준비가 되는 대로 우선적으로 개장하고, 이후에 스포츠 관람시설과 같은 실외 밀집시설과 국공립 극장, 공연장, 복지관 같은 실내 밀집시설을 개장하게 된다.
학교의 등교 수업과 어린이집 개원 등도 단계적으로 재개하는데, 이는 내일(5월 4일) 사회부총리가 별도의 브리핑을 통해 세부적인 계획을 발표한다.
종교시설과 체육시설, 학원, 유흥시설 등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운영을 하되 지역의 방역상황에 따라 지자체 재량으로 운영자제와 같은 행정명령을 실시하도록 한다.
단계의 변경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공공시설 운영재개, 고위험시설 행정명령 등은 5월 말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박 1차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새로운 사회 규범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개인의 생활방역을 위한 5대 기본수칙과 4대 보조수칙, 집단의 생활방역을 위한 집단 기본수칙을 제시하고 보조수칙으로 31개 유형별 세부지침을 제시했다.
개인방역의 기본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1~2m의 거리두기, 손 씻기와 기침예절,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 등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한 일상 속 행동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이외에 마스크 착용, 환경소독, 고위험군 생활수칙 등 중요한 보조수칙을 함께 제시한다.
또한, 12개 부처에서 마련한 31개 분야의 세부지침은 국민의 일상을 꼼꼼히 망라하기 위해 직장, 식당, 상점, 영화관 등 흔하게 접하게 되는 31개의 세부 장소별로 이용자와 관리자가 준수해야 하는 방역지침을 담고 있다.
박능후 1차장은 "각 수칙들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방역당국이 수차례에 걸친 전문가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대응요령들을 핵심적으로 추려내어 구성한 수칙들"이라며 "일상에서 실천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각 수칙들을 잘 숙지하시어 일상 속 실천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더불어 "생활방역지침은 그동안 각 부처별로 국민 여러분과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생활방역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계속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며, 현장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수정·추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