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에서 유행이 한풀 꺾였지만, 향후 양상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분석됐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무증상 감염, 대변 감염의 경우 역학적 의미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이종구 교수는 최근 질병관리본부 주간 건강과 질병에 기고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국 상황에 대한 짤막한 보고'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종구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한 합동조사단(WHO-China Joint Mission on COVID-19)을 꾸려서 최근 열흘간(2월15일~2월24일) 중국 보건부, 중국 CDC와 각 성의 CDC, 공항검역소, 감염병전담병원 등이 있는 베이징·선전·광둥성·광저우에 유일한 한국 방역 전문가로 참여해 돌아왔다.
중국 내 코로나-19의 유행은 그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었다. 매일 2,000∼3,000명 발생하던 신규 확진자가 400명 선으로 떨어졌고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종구 교수는 유행 감소세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중국내 코로나19 유행이 급격히 사라질 것인 반면,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춘절 이후 복귀하는 사람들 특히, 노동인구의 유입이 많은 지역에서 2차로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마지막 시나리오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만 연말까지 바이러스가 산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현 상황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중국이 언제 '차단 정책'을 풀지 그 시점을 고민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응 수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 보고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전형적인 베타코로나바이러스 2B형(beta-coronavirus 2B) 바이러스로, 2020년 3월 2일 현재 8만8,174명이 확진됐고 이제 중국 우한시(Wuhan)에서는 그 수가 감소해 하루에 200명대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유행을 보면 30∼69세가 전체 확진자의 78.8%를 차지했고, 중국내 우한시 확진자가 전체 중국 확진자의 77%를 차지하고 직업군으로는 노동자 농민이 21.6%를 차지했다.
WHO 합동조사단은 이 바이러스 출현 원인을 확인하려고 노력했으나 박쥐에서 사람으로 오는 과정 중에 매개동물은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9년 12월 초순의 첫 감염자들도 어느 경로를 통해 노출됐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첫 감염 후 1∼2주동안 공통 폭로(common source infection)로 감염자 수가 급격히 늘어, 2차 감염이 혼합된 전파양식으로 변한 것이 특징이었다.
주로 가족 내 감염이 주 양상이었고 의료인 감염도 일부 있었다. 이 바이러스 특징은 발병 초기에 분비가 가장 높으며(사스는 발병 후 5일), 증상 시작 24∼48시간 전에도 분비할 수 있다.
임상증상이 경미/중간일 경우 7∼12일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중증은 2주 이상 바이러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변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될 수 있으나 역학적인 의미는 적을 것으로 판단됐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은 확진 시 80%가 경증/중간 상태였고 15%는 중증, 5%는 위중한 상황이었다. 대체로 10∼15%의 경증/중간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됐고 중증의 15∼20%가 위중으로 진행된다. 환자들의 임상적 특징은 감염된 지 5∼6일째에 증상을 보였고, 경증은 2주 안에 회복됐으며 중증은 3∼6주 이내에 회복됐다.
무증상은 매우 적어 1∼3%이었고 이 경우도 결국 75%가 곧 증상을 발현해서 공중보건학적 의미는 적다고 판단된다.
사망자들 사례를 보면 확진 후 1주일부터 위중상태가 돼 2~8주간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사망했다.
한편, 소아청소년의 확진자 수(2.4%)가 적었는데 그 이유는 소아청소년에서 실제로 환자 발생이 적은 것 일수도 있으나 방학 기간이기도 하고, 혹은 학교 휴교로 인해 접촉이 줄어서 발생이 적은 것일 수도 있다.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임상증상은 중증이 2.5%, 위중은 0.2%로 대체로 경미했고 임상 특징과 감염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고 있다.
임상증상은 열(87.9%), 마른 기침(67.7%), 피로감(38.1%), 가래(33.4%), 숨참(18.6%), 인후통(13.9%), 두통(13.6%), 근육통 혹은 관절통(14.8%), 오한(11.4%), 오심 혹은 구토(5.0%), 코막힘(4.8%), 설사(3.8%), 각혈(0.9%), 결막충혈(0.8%)이다.
잠복기는 5∼6일(1∼14일)이며 발병 시 위험요인은 연령과 만성질환 여부였다. 특히, 60세 이상자, 고혈압환자, 당뇨병환자, 심혈관질환자, 만성폐질환자, 암환자들이다.
초기 우한시 치명률은 17.3%이었으나 평균 치명률은 3.8%로(우한시 5.8%, 타 지역 0.7%)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80세 이상자에서는 21.9%로 높았다. 성별로는 남자는 4.7%, 여자는 2.8%이었다. 질환자별 치명률은 심혈관질환자(13.2%), 당뇨병환자(9.2%), 고혈압환자(8.4%), 만성폐질환자(8.0%), 암환자(7.6%) 순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자 중 보건의료인 수도 적지 않았다. 총 476개 병원에서 2,055명이 확진됐고 우한시에서만 80% 이상이 확진돼 가장 많았으나 많았으나 보건의료인의 주요 발병 원인은 아니다.
교도소, 병원, 장기요양 시설에서의 발생은 밀접접촉과 환경오염 여부가 발생자 수를 늘리는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유행은 우한시와 후베이 성(우한 제외), 후베이 성 이외 지역, 그리고 보건의료인이나 특수 밀접접촉자, 어린이들의 형태로 평가해 볼 수 있다.
우한시는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알아내기 이전에 가족 간 전파가 이뤄져 대응 조치 이전에 지역사회로 전파된 것으로 의료인 감염이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전염성이 사람 간 전파되는 정도를 수치화한 재생산지수(R0)는 2∼2.5로 보고됐다. 2020년 1월 23일 우한시 지역을 봉쇄 후 더 이상 전파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한시를 제외한 후베이 성은 우한시 인근 현(prefecture)으로 인구이동이 적어 발생자 수가 적었으며, 우한시 조치 후 지속적으로 그 수가 감소했다.
후베이 성 이외 다른 곳은 교통요지인 우한시와 교류가 많은 지역으로 전파됐고, 특히 춘절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의심자와 접촉자 확인, 필요시 격리,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로 전파를 차단했다.
중국의 방역 대책을 정리하면, 1단계는 우한에서 환자 유출 방지와 다른 도시에서의 유입 방지를 위해 감염원을 관리하고 전파차단과 확산 예방을 위한 정부 각 분야 공동 노력(Joint Prevention and Control), WHO 정보제공, 관리지침 개발, 진단키트 개발, 야생동물 유통
엄격관리 등을 들 수 있다.
2단계는 유행의 강도 감소와 환자 증가 속도 경감 대책으로 환자치료, 사망 예방, 의료자원 재배치, 새 병원 건립, 집회 및 이동 제한, 시장 폐쇄, 보고 질병으로 지정(20일), 봉쇄(23일), 춘절 휴일 연장, 보건교육, 위기 대응 의사소통(risk communication)이었다.
3단계는 집단(cluster)발병 예방, 유행 예방관리와 지속가능한 사회경제적 발전 및 균형 대책으로 환자 치료와 전파 차단, 지역마다 다른 사정을 반영해 위험도에 따른 지역 대책, 그리고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이용한 접촉자 관리, 위험집단 판별의 신기술 적용, 의료보험 적용 확대, 근로자에 사회복지서비스 제공 그리고 진단, 치료, 백신 개발 가속화 등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종구 교수는 이에 대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감염원과 질병 전파, 독성, 전파성, 위험요인, 감시, 진단제, 임상자료(중환자, 위중환자) 예방 통제 조치의 효율성 등이 더 조사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