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차세대 미래 유망산업으로 조명받는 '보건의료산업'이 무엇인지, 우리나라 보건의료산업의 현황부터 정책결정까지 전 과정을 망라한 종합서가 나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 김주영 한의약산업과장(직전 보건산업진흥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의에서 제약·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의료산업을 집대성한 '알기 쉬운 보건의료산업정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김주영 과장은 복지부에서 2003년부터 10여년간 보건의료산업 관련 업무를 담당해 왔는데, 그동안 제약·의료기기산업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정리해 한권의 책으로 펼쳐낸 것이다.
김 과장은 2003년부터 한의약 R&D, 한방산업을 담당했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에서 우리나라 의료산업을 첨단산업으로 육성하는 업무를 담당하며 제약·의료기기·의료서비스 전문가 200여명과 함께 일했다.
특히 지난 2016년에 보건산업진흥과장으로 부임해 2017년 제약·의료기기 분야의 전문가 150여명과 함께 제2차 제약산업 5개년 종합발전계획과 의료기기·화장품산업 종합계획 등을 수립하면서 체득한 다양한 정보를 요약해서 한 권의 책으로 담아냈다.
김 과장은 "보건산업정책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다가 이를 정리하게 됐다"면서 "정책수립과정을 위한 관련법, 규제에 대한 법령, 국제통상, 경영평가분석 등 종합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산업만 보더라도 새로운 의약품이 꾸준히 나오는 등 변화가 많아 보건의료산업을 다루는 공무원을 위한 안내서가 있으면 하는 마음에서 집필을 시작했다"면서 "2010년부터 계속 준비해 왔는데, 2017년 제약종합계획을 기점으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주영 과장은 독자들에게 3가지를 강조했다.
첫번째는 보건산업의 공익적 특성이다. 보건의료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 기반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산업이면서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므로 올바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효과성(effectiveness) 뿐만 아니라, 공정성(just)과 공익성(public interest) 등이 함께 중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공정하면서 정의로운 산업 환경이 조성되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포스트잇과 아이폰 같은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생산방식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수준의 규제에 대해서도 짚어냈다. 보건의료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연구개발 단계 이전부터 건강보험 등 글로벌 규제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의료 수요(판매할 수 있는가?)가 있는지, 건강보험 수가와 품목 허가를 잘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사전 분석을 철저히 해야만 판매되지 않거나, 건강보험에 등재하기 힘든 제품을 개발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김 과장 설명이다.
더불어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끼리 먹고 먹히는 생존경쟁을 하기보다는,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메세지도 함께 전달했다.
김 과장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던 시절에 프랑스는 베트남에 득실대던 쥐를 박멸하기 위해 쥐를 잡아오는 만큼 돈을 주는 성과경쟁을 도입했다"면서 "그러나, 돈을 더 많이 안정적으로 벌기 위해 쥐를 사육하는 바람에 오히려 쥐가 더 많아졌던 것을 보더라도 지나친 성과경쟁은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작년 연말에 벤처기업과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하여 1조 4천억 원에 외국 기업으로 기술 수출에 성공했던 Y제약사 사례에서 보듯, 벤처·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먹고 먹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발전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더 큰 이익이 되므로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빨리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보건의료산업 정책 중에서 제약·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책으로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제1장 보건의료산업의 개념'에는 보건의료산업이 무엇인지와 발전 역사, 산업적 중요성 등을 담았다.
'제2장 제약산업'에는 손상된 세포를 재생하는 세포치료제, 비정상 유전자를 정상으로 교체하는 유전자치료제, 암 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표적치료제와 면역기능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병원균 등의 유전자를 복제해 만든 DNA백신, 약 성분과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신약, 필수재인 백신산업 등의 특성을 다뤘다.
이와 함께 신약이 새롭게 연구개발 되어 실제로 진료에 처방되는 모든 과정(R&D → 임상시험 → 품목 인허가 → 건강보험 등재→ 의약품 유통)을 단계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담았다.
'제3장 의료기기산업'에는 인체 내부를 돌아다니며 질병을 치료하는 마이크로 의료로봇, 치매환자 등과 함께 생활하며 감정을 치유하는 스마트케어 로봇, 수술이 필요 없는 첨단 진단·치료기기, 3D 프린트를 활용해서 만드는 인공 심장·신장 등 다양한 첨단 의료기기의 종류와 특성, 사용되는 주요 핵심기술을 소개했다.
더불어 새로운 의료기기가 연구개발 되어 실제로 진료에 사용되는 모든 과정(R&D → 임상시험 → 품목 인허가 → 신의료기술평가 → 건강보험 급여)을 단계별로 정리했다.
'제4장 보건의료산업 정책 수립에 활용되는 이론적 배경'에는 보건의료 산업정책을 올바르게 수립·집행하기 위해 필요한 산업정책, 정책론, 행정론과 행정법, 규제론, 지식재산권, 국제통상론, 연구개발론, 성과 평가를 위한 경제적·정책적 타당성 분석 등을 요약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제5장 보건의료산업 정책'에는 제약·의료기기 산업 정책에서 중요한 핵심현안을 중심으로 2017년 12월 20일에 발표된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과 '의료기기산업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담았다.
김주영 과장은 "외국에서 설명할 때에 한국은 신약개발의 유전자를 가진 민족이라고 소개한다. 바이엘 아스피린이 개발된 같은 해(1897년)에 우리나라에서도 활명수가 나온 것이 하나의 예"라면서 "우리나라가 신약을 만들 역량이 있다고 본다. 지금 제약산업은 더욱 발전해야 하고 질적으로 성숙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산업적 특성이 상이한 제약산업과 의료기기산업을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제약·의료기기 산업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기업 관계자, 의사·약사 등 보건의료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신약․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연구자, 연구개발 등 보건의료산업 업무 담당자, 제약․의료기기 분야에 투자하려는 투자자 등에게 올바른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주 중 출간을 앞둔 제약·의료기기 분야 '알기 쉬운 보건의료산업정책'은 1권이며, 내년 초에는 2권을 출간해 의료서비스산업, 의료정보산업, 화장품산업을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