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 운영에 있어 임상의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가운데, 임상의가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피해구제 대상을 정확히 파악해야한다고 강조됐다.
서울시 보라매병원 알레르기내과 양민석 교수(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가 최근 대한내과학회지에 등록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에는 이 같은 내용이 수록됐다.
원고 주요 내용을 보면, 임상의는 부작용을 일으킨 의약품을 피해자에게 직접 처방하거나 의약품에 의해 발생한 부작용을 치료하면서 피해자와 직접 마주하게 되기 때문에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데에 매우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의약품에 의한 부작용은 의학을 전공한 사람조차도 인지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약품 부작용을 의사의 도움 없이 피해자가 직접 인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의약품 부작용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에 피해자와 구제의 주체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를 진료한 임상의 이외에는 없다"고 정리했다.
이와 함께 "보통 의약품 부작용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는 의약품을 직접 처방한 의사나 판매한 약사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며 "임상의는 본인의 환자에게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소개해주는 데에 상당히 동기부여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양민석 교수는 임상의의 입장에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받아들이는데에 피해구제의 대상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구제 제외 의약품에 속하는 의약품을 사용해 발생한 부작용은 구제하지 않는다는 것, 병원내 조제약물에 의한 부작용은 구제하지 않는다는 것, 허가사항 이외의 사용은 구제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진료비의 경우 급여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이 30만 원 이상인 경우만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피해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어 환자‐의사 관계를 악화시키는 우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이러한 세세한 기준들은 제도 시행 과정에 밝혀진 문제로 인해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의약품 부작용과 의료사고를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약품 부작용이라는 진단을 들었을 때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뿐만 아니라 의료분쟁 중재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부작용 피해에 대해서 미지급으로 판정이 나는 경우 '밑져야 본전이니 찔러나 보자' 식의 의료분쟁 중재 신청을 남발할 수도 있으니 피해자에게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를 소개할 때에는 의약품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의 경우는 일본의 제도와 거의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 예측이 가능한 부작용도 구제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피해구제 건수가 늘어나게 되면 재원의 마련이 제도 운영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재원과 관련된 몇가지 문제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는데, 재원을 분담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지출하지 않던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에 당연히 불만이 있을 수 있어 제약업계 측에서는 정부, 의료기관, 환자 등 관련 당사자가 모두 함께 분담을 해야한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는 것.
이러한 사안은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논리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마무리가 됐지만, 임상의들도 관련 당사자로 향후 제도 변화와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민석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가 완전히 정착했다고 볼 수는 없고 2017년에 진료비 보상을 시행하면서 제도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현재는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피해자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매개하는 임상의의 적극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제도의 정착과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단체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