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 ‘왜’ 아닌 ‘어떻게’ 논할 때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김영석 교수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8-02-07 12:09   수정 2018.02.07 14:32
현재 의학기술은 전에 없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완치도 힘들었던 질환이 치료제 발달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C형간염이다.

혈액매개성 감염질환인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이중에서 30~40% 정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하지만 A형간염,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예방백신이 없어 조기 진단과 치료만이 질환 박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 또는 혈액제제의 수혈로 전염이 되는 C형간염은 주사용 약물남용, 불안전한 주사나 의료시술  등이 주된 전파경로이며 일상생활 속 면도기나 칫솔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것으로도 옮길 수가 있다.

하지만 감염됐다 하더라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이 C형간염 환자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며 이러한 숨은 감염자들은 심각한 간질환으로의 진행이 우려되고 동시에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간염을 옮길 수 있는 위험을 늘 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지난 1년간 C형간염 진료환자가 많은 지역의 만 40세, 66세 생애전환기 검진 대상자를 기준으로 C형간염 국가 검진 도입 시범사업을 진행했고, 올 상반기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C형간염의 국가검진 포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의 완치가 가능해진 지금, 조기 검진과 치료만이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고 C형간염의 확산을 막는 열쇠라는 점에서 국가검진 도입은 필요성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해야 할 때라고 볼 수 있다.

C형간염 국가검진은 크게 단계적 도입과 전면적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C형간염 국가검진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고위험군 대상 선별검사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고위험군이 아니어도 1945년부터 1965년 사이의 출생자에게 C형간염 검사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일본도 고위험군과 40세 이상 일반 인구집단 대상 C형간염 국가 검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의료계는 C형간염의 전면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현재의 선별적인 C형간염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지적하며 C형간염 검사를 고유병 지역이 아닌 전체 생애주기 검진 대상자로 확대해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도 지역과 고위험군에 관계 없이 40세~65세를 대상으로 C형간염 검사를 진행했을 때 비용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증명된 바 있고, C형간염 치료 효과와 진단 및 치료를 받는 환자 수가 함께 증가할 때 2030년까지 환자 수를 9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물론 전국의 생애전환기 검진 대상자에게 C형간염 검사를 시행하는 데 있어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1995년 국가 백신접종사업 후 현재 관리가 잘 되고 있는 B형간염 검진 비용을 C형간염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  변화된 간염 관리 상황을 전략적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WHO는 2030년 '간염 종식'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36개 국가에서 간염 예방을 위한 국가 계획 수립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C형 간염의 진단이 늦어지면 간질환이 진행되고 타인에게 전염시킬 위험성도 높아지므로 우리나라도 C형간염 국가검진계획 수립을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 C형간염 박멸을 위한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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