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보건부가 이른바 '모닝 애프터 필'(레보노제스트렐)로 불리우는 응급피임약의 지위를 이달 중 처방약에서 OTC로 완전전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달 28일 발간되었던 '캐나다 의사회誌'(CMAJ) 최신호에는 "응급피임약이 OTC로 전환될 경우 예기치 않았던 임신을 예방하고, 임신중절 수술을 필요로 하는 사례를 감소시켜 공중보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요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현재 캐나다에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州·사스캐치원州·퀘벡州 등이 약사가 처방전을 구비하지 않은 여성들에게도 응급피임약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반면 앨버타州 등은 여전히 응급피임약을 구입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의사로부터 처방전을 발급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앨버타州 가족계획협회의 로라 워슐러 총장은 "비록 응급상황이더라도 性 관계 후 클리닉이나 병원 응급실을 신속히 찾아가면 적절한 시간(즉, 72시간) 이내에 응급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OTC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러나 약사가 워낙 높은 신뢰성을 확보한 의료전문인인 데다 대부분의 약국이 주말에도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고 있는 만큼 응급피임약이 OTC로 전환되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뒤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도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약사에게 응급피임약의 판매를 허용하고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州·사스캐치원州·퀘벡州 등에서는 그 같은 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CMAJ 최신호에는 브리티시 컬럼비아州에서 약사에게도 응급피임약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이후로 여성들의 응급피임약 사용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내용의 연구논문이 게재되어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1년 두해 동안 응급피임약이 평균 8,800회 사용된 것으로 집계된 반면 약사에게 판매권이 허용된 2002년에는 1만8,000건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사용량이 수직상승했다는 것.
또 응급피임약을 사용한 여성들의 60%가 性 관계 후 24시간 이내, 90%는 48시간 이내에 제품을 구입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는 것이 또 한가지 밝혀진 사실이었다.
이 논문은 브리티시 컬럼비아大 약대 주디스 순 박사팀에 의해 작성된 것이다.
워슐러 총장도 "응급피임약이 원치 않는 임신이나 임신중절 수술을 감소시키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는 공감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앨버타州 캘거리에서 활동 중인 제이드 애드데이지 약사는 "약사에게 응급피임약 판매권이 허용되면 그 만큼 책임이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약사에게 단순한 '필 카운터'(pill counters) 이상의 권한이 부여되는 셈"이라며 전폭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애드데이지 약사는 "응급피임약을 판매할 경우 구토·구역 등의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 음식물 섭취와 병행해 복용해야 한다는 점, 항구토제와 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해 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2002년의 경우 14~44세 사이의 캐나다 여성 1,000명당 15.4명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