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발프로산 복용? 안되는 거죠~
기형아 출생률 증가, 인지기능에도 영향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3-22 18:06   
임신기간 중 항경련제 발프로산(valproate)을 복용했던 여성들의 경우 자칫 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 3건이 동시에 공개됐다.

이에 앞서 발프로산이 태아의 발육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연구사례들은 이미 12건이 공개된 바 있다. 따라서 가임기 여성들의 경우 발프로산의 복용을 삼가야 할 것이라는 주장에 한층 무게가 실릴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 리버풀 소재 월튼 신경학&신경외과학센터의 거스 A. 베이커 박사팀은 '신경학'誌 3월호에 간질 증상을 지닌 163명의 산모로부터 출생한 6~16세 사이의 어린이들 25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신경 테스트 결과를 발표했다.

임신기간 중 발프로산을 복용했던 산모들에게서 출생했던 어린이들의 경우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페니토인(phenytoin) 또는 아무런 항경련제를 복용치 않은 산모들로부터 태어난 어린이들에 비해 언어 지능지수가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 그 골자.

발프로산에 노출되었던 어린이들은 또 지능지수도 69 이하로 낮은 점수대에 머문 사례가 많았을 뿐 아니라 기억력 손상이 눈에 띄었다는 것이 또 다른 요지이다.

미국 보스턴大 의대의 D. F. 와이스진스키 박사팀도 같은 저널에 궤를 같이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항경련제를 복용했던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담은 것. 즉, 임신 첫 3개월 기간 중 발프로산을 단독요법제로 복용했던 149명의 산모가 출산했던 아이들과 다른 항경련제를 복용한 산모들로부터 태어난 1,048명의 어린이들을 비교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발프로산 복용群에 속했던 어린이들의 경우 기형(major birth defects)을 지닌 채 출생한 비율이 10.7%(16명)에 달해 다른 항경련제를 복용했던 그룹의 2.9%를 훨씬 상회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적으로 기형아가 출생할 비율은 1.62% 정도로 알려져 있다.

같은 저널에 발표된 세 번째 연구사례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마리안 커닝튼 박사팀에 의해 발표된 것으로, 또 하나의 항경련제인 라모트리진(lamotrigine)의 경우 기형아 출산률 증가와 상관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커닝튼 박사팀은 1992년 9월부터 2004년 3월 사이에 진행된 조사작업에 참여했던 여성들을 추적조사했다. 이들 중에는 임신기간 중 라모트리진을 단독복용했던 여성들이 700여명 포함되어 있었다.

분석결과 라모트리진 단독복용群의 기형아 출생률은 2.9%(414명 중 12명), 라모트리진과 발프로산 이외의 다른 항경련제를 병용했던 그룹의 경우 2.7%(182명 중 5명)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라모트리진과 발프로산을 병용한 그룹의 경우 이 수치가 12.5%(88명 중 11명)로 상승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미국 미네소타大의 패트리셔 페노비치 박사와 핀란드 헬싱키大의 에이자 게일리 박사는 이 저널에 실린 논평에서 "의사들은 임신을 앞둔 여성들에게 항경련제를 처방할 때는 가급적 발프로산 이외에 다른 약물의 선택을 고려하고, 가능하면 최소용량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아울러 엽산(葉酸) 제제의 병용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노비치 박사는 "물론 일부 임산부들의 경우 발프로산이 유일하게 간질 증상을 조절하는데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태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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