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피임약 OTC 전환 '미워도 다시 한번'
FDA, 지난 5월 반려 불구 재신청 접수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4-07-23 19:14   
미워도(?) 다시 한번...

미국의 제네릭 메이커 바아 래보라토리스社(Barr)가 응급피임약을 처방전 없이도 복용이 가능토록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22일 FDA에 다시 제출했다.

예기치 않았던 性 관계를 가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면 임신에 이를 확률을 최대 89%까지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지닌 탓에 이른바 '모닝 애프터 필'로 알려져 있는 이 응급피임약의 이름은 '플랜 B'(Plan B).

바아측의 캐롤 콕스 대변인은 "첫 요청 당시와는 달리 새로 제출한 신청서에서는 16세 이상의 경우에 한해 '플랜 B'를 OTC로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15세 이하에 대해서는 처방전을 구비토록 주문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FDA는 지난 5월 이미 한차례 바아측의 응급피임약 OTC 스위치 요청을 반려했었다. 당시 FDA의 결정은 과학적인 증거자료를 근거로 반려결정을 내린 것인가, 아니면 정치적 압력에 떠밀려 불허를 택한 것인가 하는 논란을 촉발시킨 바 있다.

FDA의 스티븐 갤슨 박사는 "자문위원회가 찬성 23표·반대 4표로 OTC 전환을 허가해 주도록 권고했음에도 불구, 우리가 반려를 택했던 것은 11~14세 연령대의 소녀들이 '플랜 B'를 복용했을 경우 안전성을 보장키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 듯, 22일 바아측은 "이번에는 허가를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OTC로 구입이 가능한 연령대를 제한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덧붙인 만큼 FDA가 또 다시 딴죽을 걸고 나올 빌미거리를 사전에 제거했기 때문이라는 것.

사실 FDA가 자문위의 허가권고 결정을 수용하지 않은 당시 결정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FDA는 바이측의 이번 요청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최종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바아社의 R&D 책임자인 캐롤 벤-마이멈 박사는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플랜 B'를 구입할 수 있는 州가 더욱 늘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워싱턴, 캘리포니아, 메인, 알래스카, 하와이, 뉴멕시코 등 6개州가 처방전 없이도 '플랜 B'를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FDA의 대변인은 입장표명을 유보하며 '노 코멘트'로 일관해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럴 만도 한 것이 FDA는 응급피임약의 OTC 허용을 찬성하는 지지론자들과 절대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반대론자 등 양쪽으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권익옹호단체를 비롯한 지지론자들은 '플랜 B'의 자유로운 사용을 통해 낙태수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OTC 전환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플랜 B'를 최적의 시간 내에(in time) 의사로부터 처방받기가 꽤나 어려운 일이라는 점도 반대론자들이 OTC 전환의 타당성을 내세우고 있는 한 이유.

반면 반대론자들은 '플랜 B'의 OTC 전환이 문란한 性 생활을 조장할 뿐 아니라 性 감염성 질환을 만연시킬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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