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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마약류의 처방과 취급 내역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지만, 사망자 명의 처방과 의료인의 셀프처방, 취급정지 기간 중 재취급 등 위반 사례가 계속 발생하면서 관리체계의 실효성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특히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유통 정보를 사후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처방 단계에서 위험을 차단하고 사용 이후 남은 의약품의 회수와 중독자 치료·재활까지 연결하는 전주기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2026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남인순·전진숙·김교흥·박용갑·서영석·소병훈 의원과 국민의힘 이소희·김기웅·최보윤 의원 등이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취급·회수 및 재활 관련 문제를 제기했다.
의원들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에 축적되는 정보를 실제 안전관리와 위반행위 예방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관계부처와의 정보 연계, AI 기반 이상 징후 감시, 의료용 마약류 회수사업 확대 등을 설명하면서 추가적인 관리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망자 명의 처방 150건…처방 단계 실시간 차단 필요성 제기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사망자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가 처방된 사례를 제시하며, 처방 단계에서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약 3년 6개월 동안 사망자 명의로 의료용 마약류가 처방된 사례는 약 150건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3건이 확인됐으며,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와 졸피뎀 등 수면제, 식욕억제제 등이 포함됐다.
박 의원은 가족이 사망 사실을 숨기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신해 처방받는 것처럼 의료기관을 속인 사례를 언급하며, 사후 적발보다 처방 당시 사망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 처장은 현재 식약처가 행정안전부와 월 1회 사망·말소 정보를 조회해 관련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 사망자 정보를 연계하면 처방이나 조제 단계에서 경고를 제공할 수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오 처장은 처방 단계에서 사망자 명의를 확인하는 방식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의 데이터 연계 등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제도화 방안을 관계부처와 논의하고 의원실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도 외국인 신분정보를 악용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 문제를 제기했다.
남 의원은 외국인 여권번호를 이용해 케타민 등 의료용 마약류를 허위로 처방받은 사례를 언급하면서, 의료기관이 환자의 신원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권번호가 유효한지, 해당 외국인이 실제 체류 중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정보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처장은 외국인 식별정보 확인과 관련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을 설명하며 관계부처와 협의해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셀프처방 제한 대상 확대·환자 직접 알림 요구
의료인이 자신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는 셀프처방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식약처가 지난 8일 셀프처방 금지 대상을 22개 성분으로 확대하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주사제 중심으로 제한 대상이 설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의료용 마약류 셀프처방 사례가 1763건에 달한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졸피뎀과 알프라졸람 등 셀프처방 사례가 많은 성분이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 처장은 주사제는 투여 이후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특성 등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제한 대상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졸피뎀 등 중대한 위해 우려가 있는 성분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제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셀프처방 사례를 별도로 선별해 관리한 실적과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처방 정보가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제공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2025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량의 약 52%가 상위 5% 환자에게 집중돼 있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또한 최다 처방 환자의 하루 평균 처방량으로 졸피뎀 6.5정, 프로포폴 약 0.975병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환자 본인이 과다·중복 처방에 따른 위험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전 의원은 현재 신청자 중심으로 제공되는 처방 이력 안내를 확대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는 환자에게 자신의 처방 현황과 위험정보를 직접 알리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처장은 환자에게 처방 위험을 알리는 방안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편 오 처장은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과 관련해 전국 199개 처방 소프트웨어의 연계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정보망 연계에 이어 환자가 자신의 처방 이력을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상담·치료기관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기능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취급정지 중 재취급 66곳…행정처분·감독 실효성 추궁
의료용 마약류 취급기관의 위반행위와 행정처분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졌다.
이소희 의원은 최근 5년간 마약류 취급정지 기간에 다시 마약류를 취급하다 적발된 기관이 66곳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3곳은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받았다고 설명하며, 일부 기관에 부과된 과징금이 영업 규모에 비해 낮아 제재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법에서 업무정지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요건을 정하고 있는 만큼, 해당 23곳이 모두 법정 요건을 충족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처장은 개별 사례를 모두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답했으며, 이 의원이 요구한 과징금 대체 사유와 처분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마약류 취급 보고 지연에 대한 지자체 관리 문제도 제기됐다.
이 의원은 전남지역 정부합동감사에서 3년간 반복적인 보고 지연이 의심되는 기관 282곳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자체가 관련 시스템 기능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후속 조사와 처분이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식약처가 전국적인 위반 현황을 파악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다른 시도에 대해서도 관련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AI 기술을 접목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은 마약류 도난·분실 신고기한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법률상 도난·분실 등을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한 취지와 하위 규정에서 인지 후 5일 이내 신고하도록 정한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도난·분실과 변질·파손을 동일한 신고기한으로 관리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처장은 해당 신고기준을 살펴보고 사고 유형별로 구분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동물병원의 프로포폴 관리 문제를 제기했다.
소 의원은 프로포폴 처방량이 많은 동물병원이 식약처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총처방량과 처방 증가율, 재고 변동 등 이상 징후를 감독 대상 선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AI 기반 마약류 감시체계를 활용해 처방량 급증 등 위험 신호를 점검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회수 참여약국 100곳 수준…투약 이후 관리·재활 연계 확대 요구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한 이후 가정 등에 남은 의약품의 회수체계도 개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과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참여약국이 전국적으로 약 100곳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전국 약국이 약 2만5000곳에 달하지만 회수사업에 참여하는 약국은 극히 일부이며, 일부 지역에는 참여약국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의료용 마약류 회수사업이 기존 '페이백 데이'에서 '페이백 위크'로 확대됐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례화와 참여 지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올해 페이백 위크 운영 이후 회수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약 2억원대에 머물렀던 관련 사업 예산을 2027년에는 11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교흥 의원 역시 남은 의료용 마약류가 가정에서 방치되거나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회수·폐기 사업의 참여 기반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중독 문제로 이어진 이후의 상담·치료·재활체계도 논의됐다.
전진숙 의원은 환자가 자신의 처방 위험을 확인하더라도 실제 상담과 치료로 연결되지 않으면 관리 효과에 한계가 있다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함께한걸음센터 등 관련 기관의 상담·재활 정보를 처방 이력 안내와 연계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과 서영석 의원도 마약사범의 사법·치료·재활 연계 과정에서 기관별 통계 기준과 대상자 관리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재활 대상자가 치료와 상담 과정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의 정보 연계와 사례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관계기관별 통계 기준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재활 대상자 관리의 연계성을 높이고, 단약 유지와 사회 복귀 등 재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의료용 마약류의 처방·취급 정보를 기록하는 기존 관리체계와 함께 위험 처방의 사전 차단, 위반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사용 후 회수, 상담·재활 연계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오 처장은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 연계와 마약류 회수사업 확대 등 추진 중인 조치를 설명하는 한편, 사망자 정보의 실시간 연계와 셀프처방 제한 확대, AI 기반 감시체계 개선, 관계부처 협력 등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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