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권역응급의료센터 53곳 지정… 선택과 집중 방점
80곳 신청해 53곳 지정…수도권 쏠림 속 비수도권 확충 '온도차'
외상센터 교훈 삼아 접근성보다 '고난도 중증환자' 거점화에 집중
상종 평가 연계 '이중 페널티' 불만엔 "제도적 공정성 우선…연계 지속"
매년 타이트한 실적 평가 도입…누적 결과로 다음 재지정 '직결' 예고
김홍식 기자 │ kimhs423@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28 06:00   수정 2026.09.28 06:01
보건복지부 송영진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응급의료과장

보건복지부가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를 53개소로 새롭게 지정했다. 애초 목표했던 60개소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맹목적인 양적 팽창보다는 고난도 중증 환자 진료 역량에 집중하는 '질 관리'로 정책 방향의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정 탈락 기관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하 상종) 평가 연계 기조를 이재명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국정과제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지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최근 보건복지부 송영진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응급의료과장은 전문기자협의회를 통해 이번 권역응급의료센터 재지정과 관련한 실무적 고민과 향후 응급의료 전달체계의 청사진을 상세히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재지정 과정에서 총 80개 신청 기관을 심사해 수도권 3곳, 비수도권 9곳을 추가로 늘려 총 53곳을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했다. 당초 올해 초 연도 업무보고 당시 '권역응급의료센터 60개소 확대'라는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보수적인 결과다.

송 과장은 이에 대해 "한꺼번에 개소 수를 늘리기보다 단계를 보면서 진행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당초 센터 확충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던 비수도권 지역의 신청은 저조했던 반면, 이미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지역 병원들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지역적 신청 현황과 배분 구조를 엄격하게 관리하다 보니 무작정 개소 수를 늘릴 수 없었다는 의미다.

정부가 센터 지정에 신중을 기한 배경에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우려와 과거 권역외상센터 사업의 경험이 깔려있다. 

송 과장은 "현재 17개소인 외상센터 역시 인프라가 전국에 너무 펼쳐져 있다 보니, 정작 제대로 된 거점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며 "개소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어느 곳에서도 해결되지 않는 고난도 중증 환자에 대한 진료 대응 역량"이라고 진단했다.

모든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명분으로 권역센터 타이틀을 남발할 경우, 정작 중증응급의료센터로서의 필수 기능과 인력 관리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과장은 "권역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기관 네다섯 군데를 적정하게 모아 진료 역량을 집중화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뼈아픈 조언이 있었다"며, 단순히 접근성과 개소 수에만 포인트를 둔 확대 정책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권역센터 재지정은 상급종합병원 평가 지표와 직접적으로 맞물리면서 병원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정에서 탈락한 병원들은 권역센터 수가 가산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정부 지원책 배제와 상종 평가 감점까지 겹치며 이른바 '이중 페널티'를 호소하고 있다. 

기존에 묵묵히 응급의료를 수행하던 병원들이 재정적 타격을 입고, 오히려 눈치를 보던 대형 병원들이 혜택을 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송 과장은 "병원 입장에서 충분히 아쉬워할 만한 상황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객관적인 진료 실적과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인 만큼, 공정성을 위해 탈락 병원을 임의로 구제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이 같은 정책 간 결합 체계는 향후 이재명 정부의 주요 의료 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송 과장은 "수가 가산과 정부 지원책이 워낙 크다 보니 빚어지는 불만이지만, 복지부 내부적으로도 의료기관 정책에 있어 유사한 제도들을 묶어 시너지를 내자는 방향이 확고하다"며 "당분간 상종 평가와 권역센터 지정 결합은 계속될 것이며, 앞으로 관련된 정책들이 점차 더 많이 연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앞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대한 사후 질 관리가 대폭 강화된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이번 지정 과정에서도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지정된 곳이 일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가 체계의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송 과장은 "현재 실무진들과 연 단위 평가 및 재지정 평가를 타이트하게 가져가는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며 "권역센터든 지역센터든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1년 단위로 엄격히 평가하고, 이 누적된 결과를 다음 재지정 평가에 그대로 직결시키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 번 권역센터 타이틀을 달면 평가 주기까지 안주하던 기존의 관행을 타파하고, 매년 엄격한 관리를 통해 기준에 미달하는 기관은 과감히 재정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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